▲ 조 밀러. /사진=캘러웨이

영국의 조 밀러(31)는 세계에서 골프 공을 가장 멀리 날려보내는 사나이다. 그는 지난달 12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새커빌에서 열린 세계장타대회(World Long Drive Championship) 결승전에서 423야드(약 387m)를 날리면서 2010년 이후 6년 만에 트로피를 탈환했다. 밀러는 2015-2016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장타자 J.B.홈스(34ㆍ미국)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314.4야드(약 287m)보다 100야드 이상 더 날려 보냈다. 

그렇다면 인간은 골프 공을 얼마나 멀리 날려 보낼 수 있는 것일까. 미국 ESPN은 2008년과 2009년 세계장타대회 우승자인 제이미 새들로스키(28ㆍ캐나다)를 기준으로 ‘인간의 능력으로 골프 공을 날려보낼 수 있는 한계’에 대한 스포츠 과학자들의 분석 내용을 소개했다.

새들로스키는 키 181㎝에 몸무게 75㎏이다. 장타 대회 출전 선수들의 상당수가 2m 내외의 거구인 것을 감안할 때 새들로스키는 왜소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는 공식 대회에서 445야드(2011년), 비공식으로는 475야드(2012년)의 무시무시한 드라이브 샷을 날린 괴물이다. 그래서 새들로스키는 자신의 신체 능력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들로스키의 장타 비결은 ‘X팩터’에 있다. X팩터는 백스윙 톱 때 만들어지는 어깨와 엉덩이(히프) 회전 각도의 차이를 뜻한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보통 백스윙 톱에서 어깨는 90도, 히프는 50도로 40도의 X팩터를 보이는데 이 차이가 클수록 상체 꼬임이 커지면서 큰 에너지를 만들어 장타를 날릴 수 있다고 한다.

새들로스키는 백스윙 톱 때 어깨를 166도, 히프는 49도 회전시키면서 X팩터가 무려 117도나 된다. 어깨 123도, 히프 49도를 회전시키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평균보다 43도나 크다. 전문가들은 새들로스키가 현재보다 유연성을 더 기른다면 X팩터가 125도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약 4%, 즉 17야드의 거리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골프 근력을 키우면 새들로스키는 현재 기록보다 58야드까지 더 향상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골프 스윙에는 22개의 근육이 관여한다. 이 근육들이 이른바 ‘운동사슬’로 연결돼 순서에 맞게 움직이면서 거대한 운동에너지를 생성하게 된다. 새들로스키는 근력보다는 유연성에 중점을 둬 스윙을 하는 만큼 근력을 키우면 거리를 늘리는 데 더 큰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장도 거리를 늘리는 데 한 몫한다. 물리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골퍼의 몸과 클럽은 하나의 거대한 지렛대로 볼 수 있다. 지렛대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더 큰 힘을 생성할 수 있다. 새들로스키의 키가 2m에 육박한다면 33야드의 기록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공을 때리는 기술도 중요해 새들로스키의 스윙 기술이 현재보다 더 완벽할 경우 17야드의 거리 증가가 가능하다.

이 같은 조건이 모두 충족된다면 인간의 능력으로 날려 보낼 수 있는 골프 공의 거리는 543야드(약 497m)가 된다. 이는 영국왕립골프협회와 미국골프협회가 정한 공인드라이버와 공인구를 사용했을 때를 기준으로 한다.

한편 기네스북에 오른 공식 대회 세계 최장타 기록은 1974년 미국의 마이크 오스틴이 US 내셔널 시니어 오픈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515야드(약 471m)다. 당시 뒷바람이 불어 거리가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오스틴의 당시 나이는 무려 64세였다. PGA 투어 공식대회 최장타 기록은 2004년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가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476야드(약 435m)다.

김기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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