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최근 이영애가 LG생활건강과 16년째 모델 계약을 맺었다고 해서 화제였다. 이처럼 오랜 기간 한 브랜드 모델로 활약하는 ‘장수모델’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델과 브랜드의 조화, 그리고 자동적으로 그 브랜드가 연상된다는 점이다. 화장품 광고는 높은 인지도의 여배우를 선정, 몇 년이고 한 인물과 함께하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모델 파워가 곧 구매,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바이탈 뮤티 모델  송혜교/ 아모레퍼시픽 제공

가장 대표적인 장수 모델로는 배우 ‘송혜교’를 들 수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송혜교는 2001년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 항수를 시작으로 이니스프리(2006~2007년), 라네즈(2008~2017)에 이어 현재 설화수와 메이크온, 이너뷰티 브랜드 바이탈뷰티 모델까지 아모레퍼시픽 여신으로 굳건한 위치를 지키고 있다. 에뛰드하우스 모델이었던 20대의 송혜교는 통통 튀는 매력을 선보였다. 이후 이니스프리와 라네즈를 거쳐 현재는 럭셔리 라인인 설화수의 얼굴로 활동 중이다. 이번 바이탈뷰티 모델 발탁으로 송혜교는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에서 뷰티 디바이스, 이너뷰티 제품까지 모두 섭렵하면서 20년 우정을 쌓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더 히스토리 오브 '후' 모델 이영애/ LG생활건강 제공

화장품계의 양대 산맥 LG생활건강에는 ‘이영애’가 있다. LG생활건강의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의 모델인 이영애 역시 지난 2006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국내를 비롯한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지역 모델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영애는 화장품 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1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며 LG생활건강과는 두터운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14일 이루어진 재계약 역시 깊은 신뢰와 각별한 애정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는 이영애야 말로 특유의 우아하면서도 차원이 다른 기품과 신비로운 아우라로 ‘후’가 추구하는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이 시대의 왕후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해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후’는 ‘왕후’, ‘궁중문화’라는 차별화된 감성 가치를 전하며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는 최초로 연매출 2조원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2조6000억원을 넘어서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또한 LG생활건강 ‘후’는 2014년 7월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내인 펑리위안 여사가 구매한 화장품으로 입소문 나 더욱 불티나게 팔렸다.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후’는 2018년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는 단일 브랜드 최초로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덕분에 LG생활건강은 같은 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를 넘는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서로의 돈독한 시너지 효과로 LG생활건강은 2017년 이영애가 직접 참여해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 ‘리아네이처’ 주식 10만주(약6.6%)를 4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한국 피앤지(P&G) SK-II 모델 김희애 / SK-II 제공 

과거 한국 피앤지(P&G)의 SK-II 역시 배우 김희애를 앞세워 국내에서 크게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김희애는 SK-II의 대표 얼굴로 “놓치지 않을 거예요”를 외치며 2004년부터 2017년까지 13년간 쟁쟁한 2030 미녀 여배우들을 제치고 장수 모델로 자리를 굳건히 했다. 김희애는 세련되면서도 지적인 이미지, 나이를 가늠하기 힘든 아름다운 외모로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업계마다 대표 장수 모델이 있다. 외식·식품·가구업계도 장수 모델과 함께 재계약을 체결하며 꾸준히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동서식품 카누는 배우 공유와 10년째 동행 중이며, 치킨 프랜차이즈 bhc 치킨은 배우 전지현과 2014년부터 7년째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동서식품 역시 배우 이나영과 함께 지난 2000년 맥심 광고 모델로 발탁된 이후 21년째 꾸준한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가구업체 에몬스 역시 배우 전도연과 14년(2008년~2021년)째 인연을 이어가고있다. 전도연은 지난달 14일 에몬스가구와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장수모델로서의 위엄을 입증시켰다. 
 
'장수 모델'의 필요 충분 조건은 첫째도 신뢰, 둘째도 신뢰다. 단순한 인기 잣대나 파급력만으로 이들을 줄세우거나 평가할 수 없다. 오랜 기간 쌓인 스타의 이미지와 인지도가 광고 제품 혹은 브랜드에 고스란히 이입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변덕스러운 소비자의 마음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기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유행에 민감한 뷰티업계가 유독 한 모델을 계속 고집하는 이유로 ‘화장품 모델 적격자의 부족’으로 손꼽는다. 높은 인지도와 신뢰도, 그리고 꾸준한 활동을 통해 좋은 이미지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대상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한 중복 모델을 절대 쓰지 않으려는 화장품 업계 특성도 있다. 아무리 화장품 모델을 할 만한 모델일지라도 중복 될 경우 업체에서는 선호하지 않는다. 이러한 화장품 업체들간의 모델 스카웃 경쟁이 화장품 업계가 장수 모델을 고집하는 이유 중 하나로 여겨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와 맞는 모델을 찾아내 일정 기간 서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보통 10년 이상 한 브랜드와 함께 하는 장수모델의 경우 큰 리스크가 없는 경우가 많고 서로의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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