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종금증권 최희문 대표. <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송진현] ‘작지만 무척 강한’ 메리츠종금증권의 3분기 실적도 역시 증권가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3분기 영업이익 814억원, 당기순이익 63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소폭 하회하는 것이지만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으로 대부분의 증권사가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양호한 성적표다.

메리츠증권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2,586억, 당기순이익 1,963억의 돋보이는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7000억원으로 증권업계 9위 수준이라는 점에서 이 회사의 실적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 2,586억원은 국내 상장증권사 중 NH투자증권(2,633억)에 간발의 차로 뒤진 2위다. 한국투자증권이 3분기까지 2400억원대의 누적 영업이익으로 3위에 오를 것으로 관측되며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이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이 이처럼 국내 증권사 정상을 다툴 정도로 눈부시게 성장한 데에는 최희문 대표(52)의 공이 크다는 평가다.

최 대표는 국내 증권업계의 대표적인 ‘미국유학파 CEO’로 중학교 1학년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미국 엠허스트대학교 경제학과를 거쳐 스탠퍼드대학에서 MBA 과정을 이수한 최 대표는 이후 뱅커스트러스트 부사장과 CSFB 부사장, 골드만삭스 상무 등을 지내며 미국 IB(투자은행)에서 선진 기법을 체득했다.

지난 2002년 삼성증권으로 이직한 최 대표는 캐피탈마켓본부장을 지낸 뒤 2009년 메리츠증권에 새 둥지를 틀었다. 2010년 4월 메리츠증권과 메리츠종금이 합병한 후 대표이사에 올라 이 회사의 본격적인 성장을 주도했다.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인 최 대표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는 업무에서만큼은 철저한 미국식 성과주의를 앞세워 경영을 해오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영업직 사원들 중 70% 정도가 기본 연봉이 낮는 계약직이다. 대신 고정비를 넘어서는 수익이 나올 경우 총 수익의 50%를 이들에게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지점 영업직의 기본급은 150만원 수준이다.

이같은 성과보상 시스템이 누가 보더라도 수긍을 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운영되다 보니 직원들 간에는 목표의식이 뚜렷해지고 이는 곧 높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증권 본사 영업직원들의 지난해 1인당 평균연봉은 무려 2억2000만원에 달했다. 일선 지점의 남자 직원 평균연봉도 8000만원 수준이다. 성과를 낸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다보니 우수 인력 스카우트도 상대적으로 손쉽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 대표 자신도 지난해 27억원의 연봉을 받아 국내 증권사 CEO 중 1위를 차지했다.

최희문 대표는 성과시스템 이외에 대표이사 취임 후 차별화된 영업전략도 구사했다.

리테일 중심에서 기업 금융 중심으로 영업패턴을 바꾼 것이다. 특히 최 대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부동산 금융에 포커스를 맞춘 뒤 집중 공략해 높은 수익으로 연결시켰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증권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3년 682억원에서 2014년 1443억원으로 급증했고, 2015년에는 4,051억원의 영업이익(당기순이익 2,873억)을 올려 국내 상장증권사 중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과 은행권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기관의 직원들이 강력 반발해 진통을 겪고 있는 상태다.

메리츠증권 최희문 대표가 나서 성과연봉제가 갖는 장점들을 이들 기관 임직원들에게 설파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2010년 최희문 대표의 취임과 더불어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는 메리츠증권이 올 연말에는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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