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융사, 하반기 경영전략 핵심으로 'MZ세대' 꼽아
유통·식품업계, 인기 유튜버 발탁으로 MZ세대 공략
금융사와 유통업계가 경제활동과 소비의 주축 세대로 부상한 MZ세대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인 주니어보드 2기에 선발된 직원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KB금융그룹 제공

[한스경제=양지원, 이성노 기자]금융사와 유통업계가 경제활동과 소비의 주축으로 부상한 MZ세대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MZ세대와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을 펼치는가 하면, 내부적으로는 해당 세대를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사업전략을 주친하는 등 기업문화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최근 사회 곳곳에서 주목받고 있는 MZ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의미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이들은 경제활동과 소비의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금융사 하반기 경영전략 핵심은 'MZ세대' 

 

1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금융그룹은 올해 하반기 경영전략 핵심 키워드를 'MZ세대'로 삼고 경영문화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2021년 하반기 그룹경영전략회의'를 통해 MZ세대와 소통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 

 

윤 회장은 "다양한 업종에서 과거 영광을 누렸던 거대 기업들 중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사라진 사례가 많다"면서 "디지털 시대의 주역인 MZ세대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MZ세대는 이제 그룹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이끄는 주축 세대인 만큼,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자"고 당부했다. 

 

금융사는 외부적으로는 MZ세대를 겨냥한 금융 상품과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MZ세대 직원과 소통하고 이를 사업전략에 반영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인사는 물론, 업무환경 그리고 사업전략까지 MZ세대를 중심으로 개편하며 변화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정기 인사에서 금융업의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하고 있는 외부 환경을 감안해 ICT/디지털 및 미래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부문에 대한 과감한 인력 지원을 진행했다. 본부부서 전입 직원의 80%가 20~30대 MZ세대로 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업권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역동적인 조직문화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 오픈 이노베이션 공간인 명동 신한 익스페이스(Expace)에 MZ세대를 위한 오픈 라운지 공간인 쏠 라운지(SOL Lounge with Grape)를 오픈했다. 신한은행 디지털 인력이 본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다양한 기업과 함께 디지털 기술 기반 신규 사업모델 및 서비스를 연구하고 시험해보는 열린 R&D(연구•개발) 공간이다.

 

신한은행은 쏠라운지를 오픈 라운지 외에도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밀레니얼 세대의 생생한 아이디어와 신규 금융 서비스에 대한 고객 의견을 수렴하는 접점 공간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신한카드는 올 하반기 사업전략을 MZ세대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의견 수렴과 시장 트렌드 변화에 적시 대응하기 위해 MZ세대의 전문 역량을 경영에 반영하는 역멘토링(Reverse mentoring)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미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메타버스 연계 신사업부터 모바일 결제 플랫폼 '신한PayFAN'의 뉴 브랜딩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MZ세대 맞춤형 브랜드 혁신 등이 역멘토링 제도를 통해 추진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들이다.

 

아울러, 영업 그룹의 MZ세대로 구성된 '영끌추진단'은 미래 고객군을 위한 새로운 마케팅 등 영업 활동 혁신을 위한 조직이다. '브랜드 크리에이터' 역시 브랜드 제고 활동에 관심있는 MZ세대의 창의적 집단지성 조직으로 두 워킹그룹 역시 경영진과 핫라인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 7일 그룹사 CEO 및 임원, 본부장이 온라인으로 참여한 가운데 ‘제1회 신한문화포럼’에서 "리더들은 중간관리자들이 리더와 MZ 세대를 연결하고 창의성과 주도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권한과 역할을 재설계해 줘야 한다"며 "최신 트렌드로 무장한 MZ세대 직원들이 창의성과 주도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리더들이 열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KB ▲하나 ▲우리금융 역시 내부적으로 MZ세대 직원과 소통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K

B금융은 MZ세대 직원이 경영진의 마인드로 고민, 제언하며 그룹 최고경영자(CEO)와 상호 소통하는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인 '그룹 주니어보드;를 운영하고 있다. 총 8개 BIZ부문(▲보험 ▲글로벌 ▲디지털혁신 ▲WM(자산관리) ▲CIB(기업투자금융) ▲SME(중소상공인) ▲자본시장 ▲개인고객)에서 선발된 20여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1년간 Trend Study(금융관련 이슈 발굴 및 스터디), KB Insight(소속 부문/계열사 스터디)등의 활동을 수행하며, 그룹 경영진과 쌍방향 소통 활성화 및 원펌문화를 선도하는 리더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하나금융은 MZ세대와 원활한 소통을 위해 직급이 포함된 호칭을 대신해 영문명으로(예시: 박성호 행장→라울)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수평적 조직문화 수립을 통해 내부 MZ세대가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토대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2019년에는 MZ세대와 원활한 소통과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리버스멘토링'을 시행했다. 다만, 현재는 코로나19 등으로 대면 모임이 제한되면서 잠시 운영이 중단됐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그룹사 경영진을 대상으로 ‘인사이드 리버스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종금 ▲우리에프아이에스 등 주요 자회사 CEO를 포함한 임원이 모두 리버스멘토링에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2월부터는 MZ세대가 포함된 직원이 임원에게 정기적으로 '디지털 인사이드'란 특강도 진행했다. 그룹 주요 자회사에서 근무 중인 디지털 부문 직원 8명이 강사로 나서 마이데이터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관련 강연을 실시했다. 

조수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회사는 경제와 소비의 주축이 된 밀레니얼 세대의 사회적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의 기대에 적합한 사업•서비스를 제공하며 로열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등 외부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언택트(un-contact) 등 디지털 금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완성하기 위해 임직원 간의 유연한 소통을 바탕으로 한 혁신문화 조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가, 인기 유투버로 MZ세대 공략

롯데제과는 최근 아이돌그룹 매드몬스터를 '꼬깔콘' 광고 모델로 선정했다./롯데제과 제공.

 

유통•식품업계에 유튜버들의 영향력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채널을 통한 제품 판매가 활성화 되면서다. 

인기 유튜버가 한 제품을 리뷰•홍보하는 영상은 MZ세대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업계는 MZ세대와 공감 형성을 위해 자사 제품의 모델로 인기 유튜버를 발탁하고 제품 협업을 하는 등 트렌드를 좇는 중이다.

 

롯데제과는 최근 아이돌그룹 매드몬스터를 꼬깔콘 광고 모델로 선정했다. 매드몬스터는 유튜브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유행 중인 ‘부캐(부캐릭터)’의 대표 주자다. 

 

KBS 개그맨 공채 출신 개그맨 곽범과 이창호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업 ‘샌드박스’에서 운영하는 채널유튜브 채널 '빵송국'에서 선보인 가상 아이돌이다.

 

매드몬스터 세계관에서 이들은 2017년 데뷔한 아이돌이다. 주로 국외활동을 하다 최근 4집 디지털 싱글 ‘내 루돌프’로 국내로 복귀한 상태다. 다양한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국내 가요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어찌 보면 허무맹랑할 수 있지만 MZ세대는 이들의 가상세계에 열광하고 있다. 실제로 '내 루돌프'는 각종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에 안착하기도 했다. 

 

롯데제과는 꼬깔콘의 주요 고객층인 젊은 세대와 소통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매드몬스터를 모델로 발탁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향후 매드몬스터와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팬들과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고 모델 기용뿐 아니라 유튜버와 제품 협업도 이어진다. 

 

국내 밀키트 전문 제조업체 프레시지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박막례 할머니와 함께 비빔국수 밀키트 2종을 출시했다. 유튜브 '박막례 할머니' 채널에 두 차례 걸쳐 게재된 '박막례 할머니의 비빔국수 레시피' 등이 통합 조회수 1500만 뷰를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얻었고 제품으로 출시해달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프레시지가 출시한 ‘박막례 비빔국수’ 밀키트 2종은 43년동안 한식당을 운영했던 박막례 할머니의 노하우가 담긴 특제소스와 푸짐한 야채 구성, 요리를 할 때 참고하면 좋은 조언을 담은 ‘막례스 팁’이 포함됐다.

 

제품 출시 전인 지난달 28일 박막례 할머니가 프레시지 생산시설에 방문해 제품 개발과정에 참여하는 모습을 담은 티저 영상은 유튜브 공개 하루만에 30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다른 밀키트업체 마이셰프 역시 요리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유튜버 '허챠밍'과 협업해 '허챠밍 매콤 로제 스테이크'와 '허챠밍 청귤&딜 냉파스타' 밀키트를 출시했다. 마이셰프 측은 허챠밍과의 협업으로 1020 세대 소비자들의 유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인기 유튜버와의 협업은 유통•식품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마케팅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MZ세대의 유입이 비교적 수월한데다 자사의 브랜드 홍보에도 이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상대에 따라 유튜버와의 컬래버레이션이 독이 될수도 실이 될 수도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높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와 협업은 별 다른 홍보가 없이도 높은 주목도, 판매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MZ 세대들과의 소통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일베 유튜버 모델 선정 이슈 등 유튜버의 사생활 문제, 과거 행적 문제 등 잘못된 유튜버 선정으로 자칫 브랜드 로열티가 훼손될 수 있다”며 “사전 선정에 있어서 세심한 판단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