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0 도쿄올림픽 출전 선수 전원에게 제공한 갤럭시 S21 5G 도쿄 2020 올림픽 에디션. /삼성전자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2020 도쿄올림픽에 나선 태극전사들이 연일 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통 큰 후원’도 눈길을 끌고 있다. 기업들은 자사 최신 스마트폰을 지급하는가 하면 억대 포상금까지 약속하며 대회 종합 10위 이내를 목표하는 한국 선수단을 독려하고 있다.

 

◆ 30년 넘게 올림픽과 동행한 삼성전자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역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계약을 맺은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 '톱(TOPㆍThe Olympic Partner)'이다. 1988 서울 올림픽 지역 파트너로 시작한 삼성전자는 1998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턴 글로벌 파트너로서 참여하고 있다. 2018년에는 2020년까지였던 올림픽 공식 후원 계약 기간을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연장했다.

 

삼성전자는 도쿄올림픽에 나서는 선수 전원에게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1 5G 도쿄 2020 올림픽 에디션' 1만7000여대를 제공했다. 앞서 2014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부터 출전 선수들에게 올림픽 에디션 폰을 제공했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땐 패럴림픽까지 확대해 제공한 바 있다. 이번에 선수들에게 제공된 갤럭시 S21 5G 도쿄 2020 올림픽 에디션은 대회를 기념해 제작된 것으로 청색 바디에 뒷면에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와 패럴림픽 상징인 아지토스(Agitos)를 금빛으로 새긴 것이 특징이다.

 

다만 최상위 등급 후원사인 삼성전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후원 활동을 축소해야만 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29일 전화 통화에서 “금액을 밝히긴 어렵지만, 코로나19 상황 탓에 과거에 비해 올림픽 후원 규모가 많이 축소됐다. 예를 들어 쇼케이스도 선수촌 라운지하고 도쿄 시내 하라주쿠 체험관 총 2곳에서만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후원은 축소 운영되고 있는 상태다”라고 전했다.

 

물론 그런 상황에서도 팬들과 유대 강화를 꾀한 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배구여제’ 김연경(33) 등 최정상급 선수 11명과 손을 잡고 ‘팀 갤럭시’를 구성했다. ‘팀 갤럭시'는 모바일을 통한 소통과 응원으로 팬들과 함께하며 올림픽의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갤럭시 선수 라운지. /삼성전자 제공

◆ 세계 최강 한국 양궁 지원해 온 현대차그룹

한국 양궁의 신화 뒤엔 현대차그룹의 든든한 지원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1985년 정몽구(83)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이후부터 우수 인재 발굴, 첨단 장비 개발, 저변 확대 등에 기여해왔다. 도쿄올림픽에 나선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도 힘을 보탰다. 현대차그룹은 연구 개발 역량을 활용해 최상의 화살을 선별하는 고정밀 슈팅 머신,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점수 자동기록 장치 등을 개발해 선수들을 도왔다.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에서 현재까지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여전히 세계 최강임을 과시하고 있다.

 

정의선(51) 양궁협회장의 현장 응원도 선수들에겐 힘이 되고 있다. 정 회장은 도쿄올림픽 현장에서 선수들의 주요 경기를 관전하며 금메달 획득의 기쁨을 함께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금빛 신화를 쏜 양궁 대표팀 선수들에겐 거액의 포상금이 지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선수들과 코치진이 받은 포상금은 총 25억 원에 달한다.

양궁에 적용한 현대차그룹 연구개발 기술. /현대차그룹 제공

대한항공은 배구와 탁구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조원태(45) 대한항공 회장 겸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는 도쿄올림픽에 앞서 여자배구 대표팀에 사비로 금일봉을 건넸다. 그의 배구 사랑은 남다르다. 배구연맹은 여자배구 대표팀이 올림픽 4강 이상의 성적을 내면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탁구계에서 대한항공은 ‘탁구 신동’ 신유빈(17)의 소속팀이자, 전통의 명문 탁구단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한항공은 1973년 여자 탁구단을 창단했다.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탁구 실업팀이다. 고(故) 조양호 전 대한항공 회장은 2008년부터 2019년 별세 전까지 대한탁구협회 회장을 맡으며 탁구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 SK그룹의 남다른 핸드볼ㆍ펜싱 사랑

SK그룹은 핸드볼과 펜싱 등을 20여 년간 지원하고 있다. 과거 본지와 만난 대한핸드볼협회의 한 관계자는 “최태원(61) 협회장님은 2018 한일 클래식 매치 등 주요 대회들이 열릴 때 현장을 찾아 선수들과 스킨십을 한다”며 “SK그룹은 연간 최소 몇 십억 원 단위로 대표팀을 후원을 해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도쿄올림픽 여자 국가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선수 1인당 1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코치진을 포함하면 총 22억 원 규모가 된다. 최 회장은 434억 원을 들여 SK핸드볼 전용경기장을 건립한 것을 비롯해 유소년 육성을 위한 핸드볼발전재단 설립, 남녀 실업팀 창단 등 핸드볼협회장 취임 후 13년 동안 거액의 자본을 투자하며 핸드볼 발전에 기여했다.

 

2003년부터 대한펜싱협회장사를 맡고 있는 계열사 SK텔레콤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SK텔레콤의 차별화된 지원은 펜싱이 유럽 강국들과 경쟁에서 이기고 올림픽 효자 종목이 된 비결 중 하나다.

 

도쿄올림픽을 위해선 실제 경기장과 동일한 무대를 설치, 운영해 실제와 같은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는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효과를 냈다. 펜싱협회는 개인전 금메달 5000만 원, 단체전 1억 원 등의 올림픽 포상금을 책정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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