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20도쿄올림픽 야구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승리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한국이 10회말 양의지의 끝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난적 이스라엘을 꺾고 올림픽 2연패를 향한 첫 발을 내딛었다. 

 

한국은 29일 일본 요코하마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 이스라엘과 1차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6-5로 짜릿한 역전승을 일궜다. 대회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한국은 31일 미국과 두 번째 조별리그를 펼친다. 

 

오지환이 지배한 경기였다. 오지환은 4타수 3안타(1홈런) 1볼넷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한국의 대역전 드라마의 주연이 됐다. 국내 평가전 도중 왼쪽 턱 부근이 4cm 정도 찢어진 부상으로 5바늘을 꿰메고 경기에 임한 오지환은 이스라엘 마운드를 맹폭했다. 오지환은 꼭 필요한 순간 반전을 이끌었다. 

 

0-2로 뒤진 4회말 2사 1루에서 오지환은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우월 투런아치를 그리며 2-2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선발 원태인이 3회초 이안 킨슬러에게 선제 투런포를 내주며 침체됐던 한국의 분위기는 오지환의 동점포로 순간 되살아났다. 

 

팽팽하던 경기는 6회초 깨졌다. 원태인에 이어 마운드를 넘겨 받아 호투를 이어가던 최원준이 2사 1루에서 라이언 라반웨이에게 좌중월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스코어보드는 순식간에 2-4. 이스라엘의 우세로 변했다. 

 

7회말 한국은 도망가는 이스라엘의 발목을 잡았다. 이번에도 홈런이다. 이정후와 김현수가 백투백 홈런으로 분위기를 일순간에 한국 벤치로 돌려놨다. 4-4. 두 번째 동점 상황에서 한국과 이스라엘 모두 1점이 절실했다. 해결사 오지환이 한국의 갈증을 해소했다. 1사 후 오재일이 2루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오재일은 후속 황재균의 2루수 앞 땅볼 때 2루 베이스를 밟았다. 2사 2루. 오지환이 타석에 들어섰다. 오지환은 우중간 담장을 직접 때리는 적시 2루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5-4. 한국이 승리에 가까워지는 순간이다. 

오지환이 이스라엘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로 맹활약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기쁨은 잠시 뿐이었다. 9회초 '끝판왕' 오승환이 라반웨이에게 동점포를 허용해 경기는 5-5 동률을 이뤘다. 라반웨이는 최원준에 이어 오승환을 상대로 중요한 순간 대포를 쏘아 올리며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경기는 연장 승부치기로 돌입했다. 오승환이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무사 1,2루 상황에서 오승환은 이스라엘 타자 세 명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포효했다. 10회말 한국이 기회를 잡았다. 무사 1,2루에서 황재균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상황이 이어졌고, 오지환이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2사 2,3루가 됐다. 이어 허경민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2사 만루로 상황이 바뀌었다.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는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몸에 맞는 볼, 밀어내기 사구를 얻어냈다. 최종 스코어 6-5. 한국의 승리로 치열했던 승부가 끝났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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