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현이 티샷을 날리고 있다. /KL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오지현(25)이 3년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을 알렸다.

 

오지현은 1일 제주도 서귀포시 우리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9억 원) 최종 4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고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2위 홍정민(14언더파 274타)을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1라운드부터 내내 선두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오지현은 상금 1억6200만 원을 손에 넣었다. 지난 2018년 8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이후 3년 만에 거둔 값진 우승이다. KLPGA 투어 통산으로는 7승째다.

 

오지현은 2018시즌만 해도 최정상급 선수였다. 당시 대상포인트 2위, 상금 3위에 올랐다. 그러나 부상 탓에 2019시즌부터 내리막길을 탔다. 수시로 컷 탈락 했다. 오지현의 코치인 안성현 SBS 골프 해설위원은 제자의 우승을 지켜보고 “정상에 있다가 한 순간에 바닥까지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는 길이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부활을 알린 이번 우승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오지현은 이날 3라운드 잔여 4개 홀과 4라운드 18개 홀까지 총 22개 홀을 치르는 강행군을 펼쳤다. 4라운드 전반 9개 홀에서 1타도 줄이지 못한 그는 후반 들어 상승세를 탔다. 11번홀과 12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냈고 16번홀(파4) 버디로 사실상 승리를 예감했다.

 

오지현은 16번홀에서 8m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했다. 홍정민이 같은 홀 버디 퍼트에 실패하면서 승부가 갈렸다. 오지현은 17번홀(파5)에서도 1타를 더 줄였고 18번홀(파4)에서 파 퍼트에 성공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오지현. /KLPGA 제공

오지현은 경기 후 “너무 기다렸던 우승이다. 저보다 부모님이 더 힘드셨던 것 같다”고 울먹였다. 11번홀 장거리 버디 퍼트 성공에 대해선 “오전부터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껴서 힘들었는데 전반 홀들에서 플레이가 잘 안 풀려 더 힘들었다. 11번홀에서 세컨드 샷이 잘 맞았고 이후 버디를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남은 경기를 잘 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16번홀 버디를 두고는 “당시 홍정민 선수 때문에 긴장하면서 공을 쳤다. 집중해서 공을 친 게 좋은 결과가 났다”고 말했다.

 

오지현은 “몇 년 동안 하지 못했던 우승을 이번에 해서 기쁘다. 좋은 샷 감각과 퍼트 감각이 있는 만큼 최대한 빨리 2승을 달성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인’ 홍정민은 생애 첫 정규 투어 우승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며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1번홀(파5) 더블 보기 이후 남은 17개 홀에서 6타를 줄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시즌 6승의 ‘투어 대세’ 박민지(23)는 이날 4타를 줄여 최혜진(22)과 함께 공동 3위(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홀아웃했다. 박현경(21)은 버디만 4개를 잡고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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