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던 국가대표 수영 선수 황선우가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민환 기자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2020 도쿄올림픽이 어느덧 반환점을 돈 가운데 국내 올림픽 열기는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도쿄올림픽은 지난달 23일 개막했지만, 국내외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축제 분위기 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 개막 11일째인 2일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전국 6개 지역으로 확대했다. 당초 도쿄도(東京都)와 오키나와(沖繩)현에만 긴급사태가 발효 중이었는데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사이타마(埼玉)현, 가나가와(神奈川)현, 지바(千葉)현, 오사카부(大阪府) 등 4개 광역자치단체에도 추가로 발령했다. 일본은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 명을 웃돌면서 '록다운(도시봉쇄)‘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19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7일(1212명) 이후 27일째 네 자릿수로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방역 대책 관련 이슈가 커지면서 스포츠 행사인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는 크게 떨어졌다.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와 사적 모임 금지 조치로 인해 올림픽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진 게 열기를 시들게 한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요식업을 하고 있는 박시우(36) 씨는 “예전엔 올림픽 주요 종목이 시작하는 시간대에 손님들이 많이 몰려와 식당 내 TV를 보며 즐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올림픽 기간이라도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손님들이 좀처럼 오지 않는다”며 “손님이 크게 감소한 탓에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배달 위주로 전환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라고 털어놨다.

 

아마추어 골퍼인 강대인(57) 씨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경기장에 관중이 없는 게 가장 아쉽다. 예전엔 이기면 이기는 대로, 지면 지는 대로 선수들을 향해 축하와 격려의 박수 소리가 들렸는데 이번 대회엔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없다”며 “또한 과거엔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지인들과 함께 먹고 노는 문화가 있었지만, 코로나19로 그럴 수가 없으니 분위기도 침체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씨는 “관심도가 높은 종목인 축구에서 한국이 8강 탈락을 했는데 여자골프 선수들이 메달을 따내면 좋겠다”고 바랐다.

7월 23일 개막한 2020 도쿄올림픽이 반환점을 돌았다. /대회 공식 페이스북

일부에선 종목별 대형 스타들의 부재를 꼽았다. 종목별 정상급 선수들의 은퇴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불참이 이어지면서 세계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올림픽의 특색이 무색해졌다.

 

직장인 조정훈(41) 씨는 “TV에선 올림픽 중계가 한창이지만, 과거와 달리 그리 관심이 가질 않는다”라며 “하계올림픽에서 늘 감동을 줬던 우사인 볼트(35ㆍ육상)와 마이클 펠프스(36ㆍ수영) 등은 이미 은퇴했고 로저 페더러(40ㆍ테니스) 같은 현역 거물급 스타들도 대회에 나서지 않았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안전과 생계 걱정이 우선되면서 올림픽에 신경 쓸 겨를이 없게 됐다”고 전했다.

 

국민의 반일 정서도 도쿄올림픽 관심도를 낮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성화봉송로 지도에 독도를 자국 영토인 것처럼 표기한 일본의 행위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수수방관한 것은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부정적 이슈들이 끊임 없이 생산되면서 도쿄올림픽에 대한 국내 열기도 시들해진 것으로 보인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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