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2020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경기에 나선 태극낭자들의 금메달 획득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세계랭킹 2위 고진영(26)은 5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파71ㆍ6648야드)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2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엮어 4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중간합계 7언더파 135타를 기록한 그는 단독 선두인 미국 대표팀 넬리 코다(13언더파 129타)에 6타 뒤진 공동 6위에 포진했다.

고진영과 박인비(33), 김세영(28), 김효주(26)까지 여자골프 대표팀 4명은 첫날 언더파 스코어를 내며 모두 상위권에 올랐다. 하지만 둘째 날 미국 대표팀의 거센 반격에 맞닥뜨렸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3승을 기록하고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코다가 무려 9타를 줄이며 독주 태세를 갖췄다. 코다는 덴마크 대표팀의 에밀리 크리스티네 페데르센(9언더파 133타) 등 공동 2위 그룹 3명과 4타 차이고 고진영과도 상당한 격차를 냈다.

고진영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잘 안됐다. 아쉽다. 주말에 날씨가 좋지 않다고 해서 4라운드 대신 3라운드가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고 공격적으로 임하자는 게 박세리(44) 대표팀 감독님의 지시사항이었다. (그런데 잘 안 돼)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그린 위 플레이가 잘 이뤄지지 못했고 퍼트 수도 많았다. 그린 브레이크 읽는 부분에서도 실수가 많이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고진영은 “올림픽에 나가서 목에 메달을 걸지 못하고 귀국하면 크게 의미가 없다. 코다가 워낙 잘하고 있었고 조금이라도 타수 차이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했다"고 돌아봤다.

김효주(26)와 김세영(28)은 각각 3타, 2타를 줄여 중간합계 4언더파 138타 공동 11위에 머물렀다. 김효주는 "퍼트가 오늘 거의 다 짧았다. 그래서 후반에는 핀을 맞히겠다는 마음으로 핀을 꽂고 퍼트했는데 또 지나가더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제가 나름 자신 있는 부분이 퍼트인데 이번 주에 그게 잘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이라는 부담감 탓에 퍼트가 짧은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엔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냥 점수를 줄이고 싶은 마음은 큰데 뜻대로 안 되고 있다"고 답했다.

김세영 역시 퍼트 난조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어제와 오늘 샷은 나쁘지 않았는데 퍼트 때문에 좋은 기회를 많이 놓쳐서 타수를 많이 못 줄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어제는 공이 홀에 들어간 줄 알고 집으려고 했는데 빠진 적도 있었다. 아무래도 잔디 타입이 다르고 저희가 느끼지 못하는 뭔가 모르는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세영은 앞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배 선수들에게 현지 그린 상태와 관련해 조언을 구했을 만큼 철저히 준비했다. 김세영은 “’그린의 미세한 부분은 신경 쓰지 말고 퍼트하라’는 언니들의 조언을 참고해 다시 해봐야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박인비는 순위가 크게 밀렸다.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타를 줄이는 데 그치며 중간합계 3언더파 139타로 공동 24위에 그쳤다. 전날(공동 7위)보다 17계단이나 떨어진 순위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선두에 무려 10타 뒤지고 있어 대회 2연패 달성이 사실상 쉽지 않게 됐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