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도균 칼럼니스트] 끝! 오진혁 선수가 양궁 남자 단체전 마지막 화살을 쏘며 한 말이다. 대회 개최 전 독도지도 표기, 후쿠시마 식자재, 선수촌 문구, 부실한 선수촌 시설 등 문제점과 자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받지 못하고 출발한 도쿄 올림픽의 폐막식을 보고 나니 올림픽은 역시 올림픽이다.

 

206개 국가가 참여한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제전을 넘어 국가·인종·민족 간 갈등을 뛰어넘고 세계인의 우애를 다지는 나눔과 평화의 장터였다. 성화의 불빛이 꺼지고 현실로 돌아서는 올림피언(Olympian-국가와 시대를 대표하여 최선을 다하고 경기 결과를 인정하고 서로가 화합하고 인류 평화의 정신을 실천한 사람들의 모습에 존경을 표한다. 

 

이들 올림피언들의 선전과 투혼은 모든 국민을 감동의 무대로 이끌어 내고 코로나와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만들었다. 도쿄 올림픽은 막을 내렸지만 여러 가지 성과와 숙제를 남겼다.

 

◆ 1등보다 빛나는 4등

 

한국은 금메달 7개, 종합 10위를 목표로 했지만 88 서울 올림픽 이후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저조한 종합 순위 16위를 기록 하였다. 몇몇 효자 종목의 결과는 아쉬웠지만 '금메달보다 빛나는 4위'를 한 선수들에게 격려와 찬사들 보낸 행복한 날들 이였다. 메달을 따는 것보다 더 값진 패배가 오히려 금메달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올림픽이었다. 

 

높이뛰기 한국 신기록 우상혁,  수영 아시아 최고 기록 황선우, 다이빙 우하람, 사격 한대윤, 마루운동 류성현, 클라이밍 서채연, 여자배구 대표 팀 등의 선전에서 국민들은 승패를 넘어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과 열정에 더 큰 박수를 보냈다. 우리 선수들의 페어플레이와 파이팅 정신은 올림피언의 가치를 더욱더 높여 주었다. 

 

◆ 올림픽에서 '쇼설림픽'으로

 

코로나로 인해 무관 중으로 치러지다 보니 미디어를 통해 볼 수밖에 없는 올림픽이 되었다.  미국의 NBC 방송이 주관 방송사였지만 TV 보다 스마트 폰을 통하여 올림픽을 시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네이버, 웨이브, 아프리카TV, LGU+모바일tv 등은 거액의 중계권을 사들여 각자가 개발한 콘텐츠와 더불어 온라인 중계 경쟁을 벌였다. 유료로 즐기는 콘텐츠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화된 스포츠 세상에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여기다가 신세대 선수들은 올림픽을 즐기는 찐 올림피언들이다. 그들에게 메달은 중요하지 않다.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쾌활한 웃음과 밝은 표정, 때로는 안타까워하는 그들의 마음이  SNS를 통해 실시간 중계 되고 팬들은 선수들에게 하트와 좋아요를 수없이 날렸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120만 명 거느린 13세 영국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 선수인 스카이 브라운. 예상했던 금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기며 팬들과 즐겁게 소통했다. 포털 중계와 선수들의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 계정에는 이들을 응원하는 수천에서 수만 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들의 SNS 활동은 코로나로 힘들어 하는 전 세계인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주었다.

 

◆ 새로운 올림픽 종목과 세대교체 신호탄

 

IOC는 여자선수들이 참여비율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오래된 올림픽 종목을 줄이고 대신 클라이밍, 서핑, 스케이트보드, BMX 프리 스타일, 3대3 농구 등 신세대 종목을 이번 올림픽에 채택하였다. 이 종목들의 공통점은 신세대들이 즐기는 스포츠라는 것이다. 또한 산, 바다, 그리고 도심이라는 다양한 공간을 확장 되었으며 실내에서도 가능 하지만 야외에서 자연을 즐기며 활동 할 수 있는 매력을 가졌다.

 

자연과 건강, 도시와 젊음을 품은 올림픽 스포츠 종목은 시청률에서도 다른 종목들을 앞선다. 이렇게 올림픽 종목이 바뀌는 이유는 신세대들의 선호도와 맞아 떨어지고, 엘리트라기보다는 생활체육에서 올라온 대중적인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즉 자연과 도심에서 “개인적인 취미”와 “라이프스타일”에 기반을 둔 스포츠로 발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관심과 선수층이 줄어드는 종목들에게는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경각심을 주고 다른 종목들에게는 올림픽 정신에 기반 하여 미래 올림픽 종목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신호탄이다.

 

◆ MZ 세대 '미래는 우리의 것'

 

“코리아 파이팅!” 이 말은 코로나로 지친 대한민국을 행복하게 만든 외침으로 궁사 김제덕 선수의 우렁찬 포효가 우리의 머리와 가슴을 뻥 뚫어지게 만들었다. 탁구 단식에서 신유빈과 자신보다 41세나 많은 니샤렌(룩셈부르크)의 대결은 풍부하고 노련한 경험의 선수와 패기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승리를 이끌어 내며 국민을 행복하게 하였다. 여기다가 수영 황선우(18), 클라이밍 서채현(18), 체조 여서정(19), 배드민턴 안세영(19)등이 10 대 선수이며 이번 올림픽에 17~20세 선수가 11명, 21~23세 선수가 20명이 참가하여 미래 대한민국 스포츠에 큰 자산이 되었다. 

 

MZ 세대 선수들이 새로운 스타로 등극을 하면서 대한민국 스포츠의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알리고 차기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다주었다. 미래 경쟁력이 될 이런 선수들이 많이 발굴하여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 '함께'가 더해진 올림픽 슬로건

 

이번 도쿄 올림픽을 통해 슬로건이 바뀌었다. ‘더 빨리(Citius), 더 높이(Altius), 더 힘차게(Fortius)’에 ‘다 함께(Together)’를 추가하였다. 함께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무엇일까? 올림픽 자체가 인류가 함께 평화를 나누고 실천하는 것처럼 소수가 아니라 다수, 그리고 다양성이 함께 이루어진다는 것이며 기록과의 전쟁에서 ‘더’가 아니라 ‘다함께’ 하자는 것이다. 높이뛰기에서 두 명(카타르-바르심, 이탈리아-탐베리)의 선수가 공동 금메달을 받겠다고 결정하고 포옹하는 모습은 함께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본보기였다. 이제는 다 함께 하나가 되고 모두가 승리자가 되는 올림픽이어야 한다. 

 

코로나 올림픽으로 기억될 이번 도쿄는 대한민국 스포츠와 세계 스포츠 역사에 또 다른 기록들을 만들어 냈다. 올림피언 들이 보여준 올림픽 정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스포츠는 더욱더 정진 해 나가야 한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만들어낸 값진 성과를 바탕으로 힘차게 도약하는 대한민국 스포츠가 되기를 소망한다. 

 

김도균 교수(한국체육학회장/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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