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이현아] 하나만 잘 하기도 힘든데 뭘해도 못하는게 없다. B1A4의 리더 진영은 종영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구르미)으로 연기력까지 인정 받으며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깨트렸다. 진영은 ‘구르미’에서 사랑과 우정 두 가지를 고민하는 젊은 청춘 김윤성을 맡아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했다. 젊은 배우라면 응당 하게 되는 사극 장르에 대한 고민, 대세로 자리잡은 상대 배우에 대한 부담은 그저 시청자들에게 기우였음을 보여줬다.

-드라마를 성공리에 끝냈다. 소감부터 듣자.

“먼저 윤성이란 캐릭터에 애정이 많았고, 촬영장에 있을 때가 하루하루 늘 즐거웠다. 아직도 가끔씩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드라마를 많은 분들이 봐줘 팬 층이 넓어진 게 가장 기쁘다. 나뿐 아니라 B1A4까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많이 알려져 기쁘다.”

-B1A4 멤버가 아닌 진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소속 멤버로 먼저 알려져서 혼자로도 활동할 수 있는게 아닌가. 그게 중요하다. 가끔 혼자 활동하면 외로울 때가 있는데 멤버들이 극중 대사를 따라 하거나 모니터링을 하면 장난이 되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지켜봐 주고 있구나 느낀다.”

-숙소에도 만나지 않나.

“얼마 전에 흩어졌다. 혼자 살아보고 싶은 로망이 생겨 (멤버들이) 합의 하에 따로 산다. 그런데 혼자 살아보니 외로워 다시 뭉치자는 얘기들을 하고 있다.”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는 건가.

“그건 아니다. 멤버들과 떨어져 살지 가족과 같이 살고 있다(웃음).”

-종영 후에도 바삐 지내는 듯 하다. 많이 쉬고 싶을텐데.

“일 중독 같다. 워커홀릭. 일하는 게 좋다. 휴식이나 잠은 시간 될 때 몰아서 한다. 더 오래 자고 싶을 때도 있는데 나도 모르게 눈이 떠진다.”

-B1A4는 ‘초통령’으로 불리는 그룹이다. 이번 ‘구르미’로 팬층을 확대했다.

“데뷔 6년 차인데 당시 초등학생 친구들이 청소년으로 성장했다. 드라마로 팬들의 연령층이 다양해진 것은 맞다. 개인적인 활동으로 유입된 팬층이 정말 다양하다. 멤버들의 개별 활동에서 오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 나뿐 아니라 산들도 그렇고, 어른들도 시청하는 프로그램에 나가 좋아해주는 분들이 늘었다.”

-사극은 처음이다.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사극은) 현대극과 달리 내가 겪어보지 않았고, 살아보지 않았던 세계가 신기했다. 마치 만화 주인공 같지 않나. 꼭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구르미’를 끝내니 여운이 무척 길다. 아직도 많이 생각난다.”

-흥미만큼 부담도 컸을텐데.

“엄청 됐다. 사극의 말투도 어렵고 무엇보다 얼굴의 결점까지 다 드러내야 하는 분장이 부담이 됐다. 감독, 작가 등 제작진이 많이 도와줬다. 내 배우라는 생각으로 애정을 가지고 보살펴 줬다.”

-사극 대사를 능숙하게 했다.

“써보지 못한 말들, 처음 접해본 대사들이 많이 부담감이 있었다. 사극의 대사가 그 당시에 이런 말을 썼을까 추측하고 쓰는게 아니냐. 그 때도 지금처럼 말을 했겠지 하고 편하게 말을 하려고 했다. 마지막 단어만 살짝 바꾸는 식으로.”

-아이돌에 대한 선입견이 있지 않나. 그런 부담은 어땠나.

“2차까지 오디션을 봤다. 당시에 김윤성의 대사를 제작진 앞에서 읽었다. 아이돌은 연기 못한다, 후배니까 서툴다는 편견을 떨치려 노력했다. 누가 날 어떻게 보는데 신경쓰지 않고 윤성이를 어떻게 (연기)할 것인가만 생각했다.”

-김윤성을 어떻게 해석했나.

“촬영 전 가장 어려운 캐릭터라고 소개를 받기도 했다. 복잡한 인물이었다. 선과 악이 공존하고 슬픔도 있는 캐릭터였다. 이영과 만나면 벗이 되지만 틀어진 상태에서 어떤 감정인지를 유추해야 했고, 왕을 시키려는 할아버지에 대한 반감도 컸다. 그런 상태에서 홍라온을 만나 없던 삶의 의욕이 생겼다.”

-경쟁관계이자 친구였던 박보검과의 호흡은.

“형인 내가 박보검을 보며 정신을 바짝 차렸다. 연기와 촬영에 임하는 자세를 많이 배웠다.”

-극중에서 권력도, 사랑도 경쟁을 펼쳤다. 비극으로 끝났지만.

“먼저 사랑한 사람이 사랑하는게 맞지 않나. 영과 윤성 중에 윤성이었다. 먼저 좋아했다. 그래서 억울도 하다.”

-실제는 어떤가.

“사랑에서는 경쟁자에게 배려하면 안된다(웃음). 사랑하는 사람에게 많은 걸 건다. 사랑은 확신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 같다. 직진하면 거의 백프로다.”

-연기 부업을 하는 아이돌들이 많이 늘었다.

“연기를 잘 하는 동료, 선후배들을 보면 자극이 된다. 누굴 의식하기보다 나를 빨리 발전시키는데 더 중요한 것 같다.”

-지금까지의 연예활동을 평가하자면.

“어려서 꿈이 연예인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단역을 맡았을 때 너무 행복했다. 잠깐이지만 TV에 나올 수 있구나 하며 행복했다. ‘구르미’ 같은 화제작에 내가 나오다니 신기할 뿐이다.”

-점수를 매긴다면.

“배우는 아직 모르겠다. 가수로서는 50점이다. 남은 반을 채우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

-OST도 발표했고, 방송 중간 I.O.I도 지원했다.

“구르미의 ‘안갯길’은 대본을 보고 썼다. 누구의 테마라기 보다 드라마 전반을 아우르는 노래다. I.O.I는 촬영 때 곡 의뢰가 들어왔는데 시간을 쪼개서라도 하고 싶었다.”

-박보검, 곽동연에게 노래를 주고 싶지 않나.

“음악 얘기를 많이 나눴다. 보검이는 잔잔한 음악을, 동연이는 팝송을 좋아한다. 난 EDM을 좋아해 장르가 달랐다. 박보검에게는 작곡 앱을 알려줬는데 센스가 예사롭지 않았다. 음반을 내도 될 정도다(웃음). 모두에게 곡을 선물하고 싶다.”

사진=w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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