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엔씨 블소2 흥행 비상으로 한국형 BM 한계점 지적
P2W 시스템 굳어진 국내시장…‘한국 게임=양샹형’ 비판도
“새로운 BM 필요 목소리 나오지만 마땅한 대안 없어”
블소2가 BM으로 고민이 깊다 / 사진=엔씨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엔씨소프트가 야심차게 출시한 ‘블레이드&소울2’가 유저들에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며 또다시 게임 업계에 ‘비즈니스 모델(BM)’이라는 큰 숙제를 던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 게임 시장에 획일화된 MMORPG의 핵심 BM ‘페이투윈(Pay to Win, P2W)’ 시스템의 한계점이 왔다는 지적이다.

 

P2W 고착화, 장르 다양성과 유저 신뢰 모두 잃었다

 

다수의 국내 모바일 게임이 차용하는 BM P2W는 유저가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이나 확률을 높이기 위해 현금 결제를 하는 구조다. 올해 초 논란이 됐던 ‘확률형 아이템’도 이 같은 구조에 속한다.

 

P2W 시스템은 엔씨가 ‘리니지M’와 ‘리니지2M’에 도입하며 연이은 흥행 대박을 터트리면서 ‘리니지식 BM’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P2W 시스템을 적용한 다양한 양상형 게임들이 출시되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장악했다.

 

특히 P2W 시스템은 캐릭터를 육성해 플레이하는 MMORPG 특성과 잘 맞아떨어져 국내 게임사들은 MMORPG 게임 개발 집중했다. 그 결과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MMORPG가 독식하면서 ‘장르의 다양성’을 잃게 됐다.

 

실제 올해 국내 게임 업계에서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힌 카카오게임즈 '오딘:발할라 라이징', 넷마블 '제2의 나라:크로스 월드, 마블 퓨처 레볼루션', 엔씨 '블소2', '리니지W' 등은 모두 MMORPG다. 이들 게임 모두 P2W 시스템이 핵심 BM이다.

 

결국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장르와 BM이 획일화되면서 유저들도 피로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여기에 확률형 아이템 논란 등 게임사들이 지나친 과금을 유도한다는 지적까지 나타나며 국내 유저들의 피로감은 실망감으로 변했다.

 

이번 블소2 논란의 가장 큰 핵심 역시 기존 시스템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리니지식 BM’이다. 블소2를 접한 유저들은 ‘결국 게임 배경만 바뀐 리니지’, ‘기대했지만 흔한 리니지 양상형 게임’이라는 불만을 쏟아냈다.

사진=카카오게임즈

게임 업계도 자정 목소리…"하지만 마땅한 대안 없어 고심”

 

이번 블소2 논란으로 한국형 BM에 한계점을 인지하고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선 통하지 않는 한국형 BM을 탈피해 새로운 BM을 찾아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블소2를 통해 엔씨에 대한 유저들의 민심이 악화되며 리니지형 게임이 이제는 유저들에게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이 극명하게 확인됐다"며 "이는 다음 작품 또한 기존의 공식을 답습한다면 유저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현시점에서 엔씨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떠나간 유저들의 마음을 붙잡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의 성공 공식이었던 과금 모델 및 인터페이스 등을 바꾸어야 하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국내 게임 업계도 이를 인지하고 새로운 대안 찾기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까진 마땅한 대안이 없어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당장에 돌아선 민심을 잡기 위해서도 새로운 BM 개발의 필요성을 느끼기만 쉽게 개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란 뜻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게임 업계에서도 자정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흔히 말하는 리니지식 BM의 한계가 온 거 같다”며 “그동안 게임 업계가 수익의 안정성만 추구한 성향이 결국 유저들의 불만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1위를 달리는 오딘도 결국 리니지식 BM을 적용하고 있고 출시할 때도 ‘북유럽 리니지’라는 별명이 있었다”며 “계속해서 비슷한 BM을 유지한다면 언제까지 유저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아직까진 마땅한 대안이 없어 게임사 대부분이 고민에 빠져있다”며 “새로운 BM을 찾는다는 건 결국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인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에 당장에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유저들에게 '새로운 게임'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도깨비 / 사진=펄어비스

도깨비, '새로운 게임'에 게임머 기대감 

 

일각에선 기존 양상형 게임이 아닌 신선한 ‘새로운 게임’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게임성이 담보돼야만 돌아선 유저들의 민심과 새로운 BM에 해답이 나올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펄어비스의 ‘도깨비’에서 나타난다. 펄어비스가 26일 공개한 신작 게임 도깨비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한 도깨비(몬스터) 수집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CCOWAA)게임이다. 펄어비스가 유튜브에 공개한 도깨비 트레일러 영상은 조회수 683만회를 돌파하며 유저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도깨비가 구체적인 BM이나 세부 정보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단지 예고 영상 하나로 게이머 반응을 끌어낸 이유는 그간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게임'이기 때문이다.

 

한 이용자는 "한국 게임업계에 대해 염증까지 느끼고 있었는데 정신이 번쩍 든다. 대박 느낌이 난다"고 댓글을 달았고 해당 댓글은 총 2300개를 '공감'을 받았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도깨비의 높은 관심에서 볼 수 있듯이 결국 게임사들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재미있고 신선한 게임을 내놓는 것”이라며 “국내 양상형 게임에 지친 유저들은 새로운 것을 원하고 게임사들은 유저들의 새로운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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