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스피드돔에서 경륜 경기가 여릴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26기 신인들이 프로 무대에 등장했을 때 '역대 최약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경주에 나서면 이렇다 할 성적 거두지 못했다. 선행으로 가면 종속이 줄어들고, 마크하면 노련한 선수들에게 밀리며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26기 선수들은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선발급에선 이들을 빼곤 게임을 추리하지 못할 만큼 급성장했다.

 

선발급에 있는 26기들 중 훈련원 성적은 4위를 기록한 김주석(양양)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순위는 숫자에 불과하다. 우선 가장 먼저 특별승급에 도전했던 배수철(전주)이 3회차 만에 곧장 우수급 진출에 성공했다. 졸업 순위가 7위임에도 모든 전법 소화 가능하다는 강점을 발휘하며 이뤄낸 쾌거다. 아쉬운 건 9연속 입상 중 우승은 세 차례뿐이라는 점이다. 지구력만 조금 더 보강된다면 충분히 우수급에서 통할 만한 자원이다.

 

26기 22명 중 가장 순위가 낮았던 김영수(세종)도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9번 출전해 8번 우승, 여기에 삼연대율 100%를 기록 중이다. 훈련원에서 부상만 없었다면 수석 졸업생이 될 수 있었다는 말을 성적과 경기 내용으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큰 이변이 없다면, 곧 다가올 출전에서 특별 승급해 우수급도 호령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탈선발급 시속을 보여주는 김주석과 자력 승부로 눈도장 찍은 전경호(북광주), 강동규(충북개인), 김다빈(북광주), 그리고 기술을 바탕으로 반란을 꾀한 박찬수, 박지웅(수성) 등도 한 단계 위를 바라보며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우수급 배정을 받았던 수석 졸업생 정현수(계양), 차석 이태운(북광주), 3위 방극산(세종)은 경주에 들어가면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이태운이 수석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으며 10번의 우승(승률 48%), 삼연대율 81%를 기록해 우수급 강자로 활약하고 있다. 정현수는 3회차 만에 뒤늦게 첫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에는 잘해야 3착 선행력을 보여줬다. 방극산 역시 첫 3회차 엔 순위권 안에도 들지 못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최근 우승으로 자력 승부에 힘을 받고 있다.

 

세 선수 모두 실력 면에선 전혀 뒤질 게 없고, 젊다는 장점도 가진다. 긴장감만 떨쳐 낸다면 유감없이 자신의 기량을 펼쳐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근우 명품경륜 수석기자는 “현재 26기들이 싱싱한 다리를 바탕으로 선발급에서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다. 큰 변화가 없는 한 선발급은 26기 신인들이 대세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며 "몇몇 강자들이 우수급으로 특별 승급한 탓에 그 자리를 26기들이 채우고 있는 형국이다. 신인들 간 격차는 그리 크지 않아서 그날 컨디션, 경기 내용, 특이사항을 꼼꼼하게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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