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채성오] 지난 20일 폐막한 지스타 2016에서는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체험형 콘텐츠 시연존들이 전년보다 크게 확대됐다. 게임을 소개하고 관람객이 바라보는 수준을 넘어 체험 중심의 부스 운영 형태가 정착됐다.

그 중심에는 e스포츠도 있었다. 올해 지스타에서는 모바일 대전을 통해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뿐 아니라 다양한 종목의 e스포츠 경기를 보다 가까이 관람하는 문화가 주를 이뤘다. 그렇다면 관람객들의 심장을 뛰게 만든 지스타의 e스포츠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 최강자 가린 파이널 매치, 관객과 호흡하다

올해 지스타에서는 다양한 e스포츠 경기가 진행됐다. 특히 최강자(팀)를 가리는 종목의 결승전이 벡스코 전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관객들은 눈 앞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하며 함께 호흡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한국e스포츠협회와 라이엇게임즈가 공동 주최한 ‘리그 오브 레전드(LoL) KeSPA 컵’이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이번 KeSPA 컵에서는 지난 롤챔스 서머 우승팀 ‘락스 타이거즈’와 재승격에 성공한 ‘콩두 몬스터’가 지난 19일 오후 6시에 우승컵을 놓고 맞붙었다.

▲ 콩두 몬스터 선수들이 KeSPA 컵 결승전을 준비하고 있다. 채성오기자

글로벌 대회에서 SK텔레콤 T1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한 락스 타이거즈지만, 국내 대회에서는 최강자의 자리를 지킨 만큼 콩두 몬스터의 패배가 예상됐다. 그러나 뚜껑을 연 결승전 1세트에서 콩두 몬스터는 락스 타이거즈를 일격에 잡아내며 파란을 예고했다.

최근 들어 디펜스에 강하다고 평가 받은 콩두 몬스터는 1세트에서도 초반 주도권을 내주다 한타 싸움에서 역전에 성공하며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고, 결국 락스 타이거즈에 승리를 거뒀다.

▲ 프레이 김종인이 1세트 전 대형 스크린에 비쳐졌다. 채성오기자

분위기에 압도된 락스 타이거즈는 주춤한 기색을 보였지만 ‘피넛’ 한왕호가 정글을 장악하며 2세트를 가져가는 등 파죽의 3연승으로 왕좌에 올랐다. 우승한 락스 타이거즈는 트로피와 함께 1등 상금 4,000만원을 획득했다.

같은 시각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 3층에서는 ‘GiGA 레전드 매치’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말 그대로 과거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계의 전설들의 경기가 펼쳐졌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GiGA 레전드 매치’는 KT 기가 인터넷 망을 이용해 대결을 펼치는 e스포츠 대회로, 2회 대회에서는 이영호가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 김택용(왼쪽)과 이영호가 GiGA 레전드 매치를 준비하고 있다. 채성오기자

이번 대회에서는 ‘택뱅리쌍’으로 불리는 프로게이머 4인방 김택용, 송병구, 이제동, 이영호가 출전해 진검승부를 겨뤘다. 김택용은 이제동과의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최종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벡스코 제 1전시장 내 넥슨 슈퍼스테이지에서는 ‘EA스포츠 피파온라인3 아디다스 챔피언십 2016 시즌2’의 결승전이 진행됐다.

국내 피파온라인3 프로게이머 최초로 K리그 클래식 팀에 입단한 김정민(성남 FC)과 WCG 그랜드파이널 피파10 한국대표를 거쳐 다양한 대회에서 수상 경력을 갖춘 실력파 강성훈이 맞붙었다.

▲ 강성훈과 김정민(오른쪽) 선수가 피파온라인3 아디다스 챔피언십 2016 시즌2 결승전을 준비하는 모습. 채성오기자

김정민은 피에르 오바메양(+9), 아드리안 라모스(+10) 등 5명의 금카를 중심으로 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라인업을 들고 출전했다. 이에 질세라 강성훈 역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8), 루카 모드리치(+8) 등 5명의 금카 선수 스쿼드로 중무장한 레알 마드리드로 응수했다.

넥슨은 김정민과 강성훈 선수를 보다 가까이에서 응원할 수 있도록 슈퍼스테이지 내 진영을 반으로 나누고 깔개식 의자를 배치해 편의성을 높였다.

1경기에서는 두 선수의 팽팽한 탐색전이 이어지며, 연장전으로 가는 접전이 펼쳐졌다. 해설진들마저 승부차기 승부를 예상할 만큼 치열한 공방이 계속된 가운데 연장 종료 직전 김정민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세트 스코어 1:0을 만들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라인업에서부터 희비가 엇갈렸다. 김정민은 주포 오바메양이 12시 컨디션을 가르킨 행운을 거머쥐었지만, 강성훈의 경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가레스 베일이 6시 컨디션으로 설정돼 험난한 경기가 예상됐다.

▲ 강성훈이 가레스 베일로 슈팅을 시도하는 모습. 채성오기자

가레스 베일에게 선취점을 허용한 김정민은 그 후 강하게 강성훈을 압박했고 오바메양(1골 1어시스트)과 라모스(1골)의 활약을 더해 3:1로 승리를 거뒀다. 이어진 세 번째 경기에서도 오바메양을 앞세운 김정민이 2:0으로 승리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대회 최초로 챔피언십 2회 우승을 차지한 김정민은 상금 5,000만원과 함께 ‘EA 챔피언십 컵 윈터 2016(EACC Winter 2016)’ 진출권을 획득했다.

■ 온라인-모바일 관객 대전, e스포츠 가능성 높였다

벡스코 제 1전시장 BTC관에서는 관람객들이 참여해 경기를 펼치는 이벤트가 다양하게 진행됐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외에 출시를 앞둔 신작으로 경기를 펼치는 대전 이벤트에 주력했다.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 시즌2를 진행했던 슈퍼스테이지를 통해 일반 관람객들이 적접 참여하고 가까이 관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 것.

던전앤파이터: 혼, 니드 포 스피드 엣지, 하이퍼유니버스, 탱고파이브: 더 라스트 댄스,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대전을 통해 관람객과 선수를 구분치 않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메인 스폰서 넷마블도 지스타 기간 내내 다양한 참여형 경기를 마련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별도의 스테이지 이벤트를 통해 스타워즈: 포스 아레나, 펜타스톰, 리니지2 레볼루션 등 출품작 3종에 대한 대회를 진행하는 한편 인기 BJ들을 초청해 이벤트 매치를 열었다.

▲ 스타워즈: 포스 아레나 이벤트 매치를 준비중인 BJ 보겸(스테이지 왼쪽)과 세글자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모여든 관람객들. 넷마블은 부스 내 스테이지에서 관람객을 위한 대전 이벤트도 함께 진행했다. 채성오기자

특히 기대를 모으는 신작 리니지2 레볼루션의 대규모 전투 콘텐츠 요새전은 매일 1회씩 진행돼 100여명의 관람객이 관전할 만큼 붐을 일으켰다.

기가바이트, 트위치, 엔비디아 등 IT 기업들도 자사의 제품 및 서비스를 활용한 참여형 대전을 열고 관람객들과 호흡했다. 특히 트위치는 VSL 스타2 팀리그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관람객과 호흡하며 e스포츠의 열기를 이어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 지스타에서는 다양한 e스포츠 경기뿐 아니라 관람객들이 직접 선수가 돼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가 활발히 진행됐다”며 “특히 개인 대전의 경우 HIT 토너먼트나 백발백중 챌린지 같은 모바일 대회처럼 e스포츠로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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