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채성오] 엔비디아는 국내에서도 그래픽카드 ‘지포스(GeForce)’ 브랜드로 잘 알려진 기업이다. 그만큼 국내 PC 게이밍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비중은 막강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비주얼 컴퓨팅 기업이라는 모토에 맞게 최근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분야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일 폐막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6에서도 별도의 VR 체험관을 운영하는 등 그래픽 기술 기반 산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한국스포츠경제는 제프 옌 아시아·태평양 지역(APAC) 테크니컬 마케팅 디렉터를 만나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청취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엔비디아에서 맡은 역할과 직책에 대해 소개해달라.

A. 반갑다. 제프 옌(Jeff Yen)이라고 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마케팅 업무를 맡고 있고 직책은 APAC 테크니컬 마케팅 디렉터다. 과장하지 않고 올해 지스타를 포함해 지난 10년여간 100번정도 한국에 방문한 것 같다(웃음).

▲ 제프 옌 엔비디아 APAC 테크니컬 마케팅 디렉터가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촬영=채성오기자

Q. 엔비디아가 봤을 때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A. APAC 마켓의 위상에 대해 말했는데, 한국 시장은 사실상 글로벌에서 봤을 때 특별한 존재다.

아시아에서는 최근 들어 일본을 제외하고(일본은 아무래도 콘솔이 강하기 때문에) 마켓 전체적으로 PC 게이밍 문화가 확산된 모습이다.

특히 한국 시장은 e스포츠 부분에서 굉장히 강하다. 중국이나 타이완, 동남아에서도 e스포츠하면 한국을 바라보고 따라하는 추세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e스포츠 같은 경우 한국이 워낙 강국으로 정평이 나있기 때문에 벤치마킹 하려는 국가가 늘고 있다.

이런 문화적 요인에 따라 한국은 PC 게이밍 마켓에서 유니크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다.

Q. 국내 시장은 PC 게임 분야보다 모바일 시장 성장세가 더욱 뚜렷하다. PC 게임 시장의 위축도 거론되는 상황인데.

A. 모바일 게임 때문에 국내 PC 게이밍 마켓이나 게이머 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e스포츠 분야에서 게이머들의 숫자를 늘려가고 있고 온라인 게임을 하는 유저도 모바일 게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모바일 게임은 게이머를 더 많이 양산하는 것일 뿐이다. 같은 팀원들도 낮에는 모바일 게임을 하다가 밤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한다. 이런 식으로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을 동시 플레이를 하는 유저들이 아직 건재하기 때문에 시장 위축을 우려하진 않는다.

▲ 지스타 2016 엔비디아 부스에서 진행된 e스포츠 대전에서 사회자가 관람객들과 이벤트 타임을 보내고 있다. 촬영=채성오기자

Q. 엔비디아가 한국 시장에서 목표하는 지향점은.

A. APAC 전체로 봤을 때 특히 한국같은 경우 굉장히 가능성이 많은 국가라고 생각한다. e스포츠 선수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함께 즐기는 팬들도 증가하고 있으며 (그런 면에서) PC 게이밍 마켓 자체도 계속적인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게이밍 뿐 아니라 딥러닝이나 AI 부분에서도 한국은 삼성·네이버처럼 글로벌 기업이 있기 때문에 활용(혹은 협업)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늘 생각하고 있다.

최근 3~4년간 일어난 일을 봤을 때 딥러닝 관련 어플리케이션이 확산되는 추세다. 처음보고 놀라웠던 부분도 있었는데 딥러닝이나 AI 같은 경우 다양한 분야로 적용 가능한 기술이다. 한국 시장에서 어떻게 확산될지 기대가 크다.

Q. 엔비디아는 엔씨소프트와 꾸준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이유나 필요성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A. 실제로 엔비디아는 엔씨소프트와 오랜 기간 협업해왔다.

2014년 지스타에서는 관련 협업을 통해 리니지 이터널 체험존을 크게 운영했는데 PC 전체에 엔비디아 GPU가 탑재돼 있었다. '리니지 이터널' 같은 대작과 파트너십을 맺지 않을 이유가 없다.

Q.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A. 최근 사례로 보면 IBM과 슈퍼컴퓨터 관련 협업을 발표한 바 있다. 슈퍼컴퓨터나 인공지능, 딥러닝 분야에서 협력에 주력하는 중이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진행하는 상황이다.

Q. 3분기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이 있었는데.

A.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했었는데 상당히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처음부터 집중해왔던 게이밍 분야의 경우 30% 성장했다. 그 외에도 딥러닝(인공지능 관련), 오토, 프로페셔널 그래픽 등 네 가지 성장 동력에 집중했던 것이 실적에 반영된 것 같다.

Q. 엔비디아가 바라보는 VR 산업은.

A. 엔비디아는 다양한 각도에서 VR 산업을 바라보며 지원하고 있다.

개발자 측면에서 보면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뿐 아니라 콘텐츠 부분에 있어서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기술적인 방면으로 보면 'VR웍스'라는 SDK 미들웨어를 통해 HMD와 더불어 자체 GPU를 제공중이다. 콘텐츠 디벨로퍼들이 VR 웍스를 활용해 조금 더 나은 VR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기술적 지원 외에도 개발자와 퍼블리셔 혹은 관련 기관끼리 접점을 만들 수 있도록 연결시켜 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 지포스 VR 체험관에서 관련 콘텐츠를 체험하고 있는 관람객의 모습. 엔비디아 제공

Q. 엔비디아는 지스타 등 국내 게임쇼에서 VR 체험관을 운영했다. 현 단계에서 VR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A. 우리는 1세대 컨슈머 VR 시대의 중심에서 살아가고 있다. 엔비디아의 경우 VR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지만 사실 1세대 컨슈머 VR이 론칭한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았다.

때문에 특정 로컬 마켓이 형성됐다고 보긴 어려운 단계다. 하지만 관련 콘텐츠가 다양하게 나오는 중이고 HTC VIVE나 오큘러스가 공식 론칭된 상태인 것을 보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플랫폼 개발사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큘러스는 DK-1, DK-2, 크레센베이를 거쳐 공식 출시 버전까지 짧은 시간 지속적인 수정을 통해 더 좋은 디바이스를 선보였다. VIVE도 엔지니어링 샘플로 시작해 프리 VIVE, 론칭 제품에 이르기까지 HMD 자체적 문제점을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추후 이들이 선보일 제품들은 더 선명해질 것이며 지연에 의해 발생되는 어지럼증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콘텐츠와 접목할 경우 유저들이 받아들이는 부분도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콘텐츠 측면에서 볼 때 게임뿐 아니라 영화, 여행, 리테일 부분에서도 다양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관광청에서도 만리장성 관광에 VR을 활용했고 박물관에서도 관련 콘텐츠를 이용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상황이다.

구글어스 VR도 발표된 걸로 알고 있는데 게이머가 아닌 사람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및 플랫폼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지스타만해도 지난해보다 훨씬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지 않았나. VR 콘텐츠가 플레이스테이션, 오큘러스 리프트, VIVE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활용되는 것에 대해 흥분감을 감출 수 없다.

▲ 제프 옌 아시아·태평양 지역(APAC) 테크니컬 마케팅 디렉터가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채성오기자

Q. 다양한 질문에 답해줘서 고맙다. 내년 지스타에 또 들를 예정인가.

A. 언제든지 정해만 진다면 올 생각이다. 혹시 내년에는 (부산 말고) 다른 도시에서 열리나(웃음)?

채성오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