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임즈.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한국스포츠경제 신화섭] 테임즈(30)가 결국 NC를 떠났다,

2014년 NC 유니폼을 입은 테임즈는 지난 3년간 KBO리그 최고 타자로 군림했다. 2015년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고, 올해는 공동 홈런왕에 올랐다.

KBO리그를 평정한 그는 올 겨울 NC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 밀워키로 이적했다. 밀워키는 29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테임즈와 2020년 클럽 옵션을 포함해 3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테임즈가 3년간 총 1,500만 달러(약 176억원)을 보장하는 계약을 했다고 보도했다.

낯설지가 않다. KBO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 뒤 미국이나 일본프로야구로 진출 혹은 복귀하는 사례는 테임즈가 처음이 아니다. KBO리그가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 1998년 첫 해 홈런왕에 오른 우즈(47·당시 OB)는 2003년 일본 요코하마로 떠났다, 2002년 SK에서 45홈런을 날린 페르난데스(42)도 이듬해 일본 지바 롯데로 이적했다.

최근에도 마찬가지다. 2014년까지 삼성에서 뛴 투수 밴델헐크(31)가 일본 소프트뱅크로 유니폼을 갈아입었고, 2012시즌부터 넥센에서 활약한 투수 밴헤켄(37)은 올해 일본 세이부로 갔다가 시즌 도중인 7월 넥센에 복귀하기도 했다.

KBO리그가 일본이나 미국프로야구의 ‘하부리그’로 전락한 모양새다.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한 선수둘이 한국을 거쳐 개인적인 성장을 이룬 뒤 재평가를 받아 금의환향하는 셈이다. 테임즈 역시 메이저리그에서는 2011~2012년 181경기에서 타율 2할5푼 21홈런 62타점에 그쳤으나 KBO리그 활약을 바탕으로 당당하게 빅리그에 재입성하게 됐다.

결국은 돈 싸움이다. 테임즈는 지난 3년간 NC에서 각각 25만-80만-125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3년 합해 230만 달러(약 27억원)이다. 물론 공식 발표된 금액 외에 보너스가 추가됐을 수도 있지만 이번에 밀워키와 계약했다는 3년간 1,500만 달러와는 차이가 크다. 어림 잡아도 6.5배다.

KBO리그 외국인 선수 제도는 리그의 질을 높이고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을 키운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입장에서는 KBO리그가 ‘잠시 거쳐 가는’ 혹은 ‘몸값을 키우는’ 기회의 땅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는 점은 국내 야구계가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켜볼 일만은 아니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 KBO리그의 발전과 자생력 제고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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