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마스터' 리뷰

[한스경제 양지원] “이렇게 좋은 구경을 놓칠 수 없지!”

영화 ‘마스터’ 속 박장군(김우빈)은 이렇게 외친다. 박장군의 말마따나 ‘마스터’는 놓칠 수 없는 구경거리의 연속이다. 쉴 틈 없이 빠른 전개와 화려한 스케일로 눈호강을 시켜주고, 부패한 권력을 잡는 과정에서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마스터’는 조 단위 규모의 사기 사건을 벌인 원 네트워크 진 회장(이병헌)을 쫓는 정의의 형사 김재명(강동원), 진회장의 브레인이자 이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박장군(김우빈)이 서로 속고 속이는 추격전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다. 이러한 시놉시스에 걸맞게 ‘마스터’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전개로 143분의 러닝타임을 꽉 채운다.

영화는 크게 1막, 2막으로 나눌 수 있다. 진회장과 김재명, 박장군이 한국에서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는 과정이 1막에 담겨 있다. 2막에는 수사를 피해 필리핀으로 도주한 진 회장을 쫓는 김재명과 박장군의 의기투합이 그려진다.

이 과정에서 세 남자의 대결구도가 흥미롭다. 단순히 쫓고 쫓기는 구도가 아닌 각자 추구하는 목적이 다른 세 남자의 관계와 갈등, 충돌을 담아낸다. “서민들에게 달콤한 꿈을 꾸게 해주는 게 잘못이냐”며 자신의 악행을 정당화하는 진 회장과 “나라도 정의로워야지”라고 외치는 김재명의 서사가 몰입도를 높인다. 겉으로는 ‘속물’같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박장군의 캐릭터 역시 매력적이다. 이처럼 ‘마스터’는 각기 다른 세 캐릭터가 서로 부딪히면서 펼쳐지는 에피소드를 진지함과 코믹함을 넘나드는 연출로 그려낸다.

화려한 스케일이 ‘마스터’의 특화된 장점인 만큼 볼거리 역시 풍성하다. 차들이 질주하는 터널 안에서 벌어지는 강동원의 액션과 필리핀 마닐라에서 진행된 카체이싱 신까지 오락영화로 부족함이 없다. 서울 도심과 필리핀을 오가는 대규모 로케이션이 장관이다. 특히 이병헌과 강동원의 카체이싱 신은 후반부에도 탄탄한 긴장감을 유발하는 장면이다.

여기에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영화의 힘을 불어넣는다. ‘내부자들’로 ‘애드리브의 장인’다운 면모를 보여준 이병헌은 ‘마스터’에서도 넘치는 끼를 과시한다. 악랄함과 코믹함을 넘나드는 연기는 보는 이들의 무릎을 탁 치게 만들 정도다. 김우빈은 이번 영화를 통해 특유의 까칠한 이미지를 벗고, 능청스러우며 ‘비글미’까지 가득한 박장군에 완벽히 녹아든 연기를 보여준다. 홀로 ‘정의의 사도’ 김재명을 연기한 강동원은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미소년’이 아닌 상남자의 매력을 발산한다.

복잡하고 답답한 시국 속 통쾌하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다. 러닝타임 143분. 오는 21일 개봉.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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