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스고. /한국마사회 제공
닉스고. /한국마사회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한국 시각으로 7일 오전 9시 40분 한국 경마의 새로운 역사가 열린다.

한국마사회 소속 ’닉스고(Knicks Go)’가 세계인의 경마 올림픽 ‘브리더스컵(Breeders’ cup)’에 출전해 올해의 대미를 장식하는 피날레를 준비한다.

올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델마(Del Mar) 경마장에서 열리는 브리더스컵은 세계 최고 경주 중 하나로 꼽히는 경마 대회로 성별, 원령별, 거리별로 각국의 에이스 경주마가 총집합하는 챔피언십이다. 이번에 출전하는 닉스고는 브리더스컵에서도 가장 메인 경주이자 마지막에 열리는 ‘브리더스컵 클래식(Breeders’ Cup Classic, Int’ GⅠ, 2000m, 총 상금 600만 달러)‘에 출전해 세계 최고 경주마라는 타이틀의 주인공을 가린다.

닉스고와 브리더스컵은 특별하고도 깊은 인연이 있다. 2018년 당시 2세였던 닉스고는 브리더스컵의 예선 격인 경주 ’브리더스컵 퓨처리티(Breeders’ Futurity Stakes)‘에 출전해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해 열린 ’브리더스컵 쥬버나일(Breeders’ Cup Juvenile)‘에서도 준우승을 기록하며 신예 스타로 급부상했다. 지난해에는 마침내 ’브리더스컵 더트 마일(Breeders’ Cup Dirt Mile, 1600m, 총 상금 100만 달러)‘ 경주 우승까지 달성하며 세계 최고의 경주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번 브리더스컵은 닉스고의 3번째 도전이자 마지막 도전이다. 어떤 성적을 거둘지 전 세계 경마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브리더스컵 우승 특히 클래식 경주 타이틀은 그 이름만으로도 엄청난 위상을 가진다. 우선 미국 경마의 1년을 마무리하는 시상식인 ’이클립스 어워드(Eclips Award)‘에서 올해의 경주마 부문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점쳐진다. 또한 경주마 은퇴 이후 씨수말 데뷔 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데 대표적으로 미국의 유명한 삼관마이자 2015년 브리더스컵 클래식 챔피언인 ’아메리칸 파로아(American Pharoah)‘와 2017년 브리더스컵 클래식 우승마인 ’건러너(Gun Runner)‘가 있다. 

이 중 특히 건러너의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건러너는 브리더스컵 더트 마일 준우승, 이후 휘트니 스테이크스를 포함한 다수의 대상경주와 브리더스컵 클래식 우승을 차지했다. 이듬해 페가수스 월드컵에서의 우승을 끝으로 성공적인 씨수말 데뷔를 이뤄냈다. 닉스고 또한 브리더스컵 더트 마일 우승했다. 이어 페가수스 월드컵과 휘트니 스테이크스까지 연이어 따내고 이제 브리더스컵 클래식이라는 커다란 관문을 앞두고 있다. 씨수말 데뷔를 목전에 둔 닉스고에게 브리더스컵 클래식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씨수말 데뷔 첫해 건러너에 책정된 교배료는 7만 달러(약 8300만 원)로 그 해 171마리의 암말과 교배에 나섰으며 2019년에는 166마리와 교배를 진행했다. 내년 브리딩 시즌에는 다시 12만5000달러(약 1억4800만 원)로 크게 높아지게 됐다. 본격적으로 데뷔하기 시작한 자마들의 뛰어난 성적 때문이다. 특히 올해 2개의 스테이크스 경주를 제패하며 신예로 떠오른 암말 ’에코 줄루(Echo Zulu)‘가 주목받으며 건러너의 혈통을 입증했다. 에코 줄루는 올해 '브리더스컵 쥬버나일 필리(Breeders’ Cup Juvenile Filly)' 경주 출전도 앞두고 있다. 올해 미국 시장은 건러너의 2세마들이 주역이 됐다는 평을 얻고 있는데 이를 증명하듯 건러너의 자마가 1세마 경매에서 97만5000 달러(약 11억5200만 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올해 브리더스컵 클래식은 올스타전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세계 최정상급의 경주마들이 대거 출전한다. 현재 닉스고의 가장 큰 경쟁자로 평가 받는 경주마는 닉스고와 같은 조교사 브래드 콕스(Brad Cox)가 관리하는 ’에션셜 퀄리티(Essential Quality)‘다. 에센셜 퀄리티는 올해 3세마로 지난해 브리더스컵 퓨처리티와 브리더스컵 쥬버나일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닉스고의 2세마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경주마다. 올해도 그레이드(Grade)급 경주에 여섯 번 출전해 5회의 우승을 달성하는 등 무서운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켄터키 더비 우승마인 ’메디나 스피릿(Medina Spirit)‘도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다. 특히나 메디나 스피릿은 닉스고와 같은 선행에 강점을 보이는 경주마로 경주 초반 치열한 선두 다툼이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출발 게이트 추첨결과 닉스고는 5번 게이트를 배정받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쟁 상대인 에센셜 퀄리티 4번, 메디나 스프린트는 8번 게이트를 배정받았다. 현재 닉스고는 켄터키에 위치한 처칠 다운스 경마장에서의 훈련을 마무리하고 델마 경마장으로 이동해 마지막 담금질에 집중하고 있다. 경주마로서의 해피엔딩을 준비하고 있는 닉스고의 질주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7일 오전 모두의 염원을 담아 바다 건너 미국에서 들려올 닉스고의 승전보를 기대해보자.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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