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마이데이터 사업자 오픈베타서비스 대거 불참 전망
촉박한 개발 일정에 금융업계 불만의 목소리 속출
내달 1일부터 마이데이터 오픈베타서비스가 시행될 예정이지만 다수의 사업자가 일정에 맞춰 서비스를 오픈할 수 없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내달 1일부터 마이데이터 오픈베타서비스가 시행될 예정이지만 다수의 사업자가 일정에 맞춰 서비스를 오픈할 수 없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최인혁 기자]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오픈베타 일정이 내달 1일로 다가왔지만 금융위가 정한 촉박한 일정 때문에 다수의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오픈베타일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됐다. 또한 금소법으로 금융상품 제공 범위도 제한될 여지가 있어 금융업계에서는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전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년 1월 1일부터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방식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사업이 전면시행 된다. 이에 마이데이터 본 허가를 획득한 사업자들은 다음달 1일부터 시범 서비스를 통해 마이데이터 기술을 선보이며 고객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란 흩어진 개인의 금융거래 정보를 한곳으로 모아 제공하는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가 시행되면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하나로 모아진 고객의 금융정보가 제공되고, 사업자는 이를 분석해 고객에게 맞춤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금융 서비스의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하나의 플랫폼에서 금융 서비스를 손쉽게 제공할 수 있는 만큼 마이데이터의 흥행이 곧 향후 금융 플랫폼의 성패를 판가름 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져 시장선점에 대한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문제는 오픈 베타일에 맞춰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아 마이데이터 서비스 자체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 불확실해 졌다는 것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오픈 베타 일정에 맞춰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표준화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구축한 후 금융보안원의 기능 적합성 심사와 보안취약점 점검 및 신용정보원의 비공개 베타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서비스 사업 본 허가를 받은 기업 45개 중 최종 단계까지 완료한 기업은 전체의 10%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혁신금융을 이끌고 있는 네이버파이낸셜ㆍ카카오페이ㆍ토스 등 빅테크 기업 또한 오픈베타 시작일에 맞춰 서비스 시행이 불가능한 것이 확인됐으며, 중소형 핀테크 업체의 상황은 더욱 열악해 오픈베타는 물론 본 서비스 기간에도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현재 금융사는 개별 정보를 수집하는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1일부터 API 방식의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스크래핑 기술은 사용이 금지돼 최악의 경우 현재 제공 중인 금융서비스가 전면 중단될 수 있다.

따라서 금융업계에서는 금융위가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한 세부 가이드라인을 9월말에서야 공지하는 등 서비스를 구축해야하는 업계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핀테크가 선점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또한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이 판매할 수 있는 금융삼품의 범위가 제한될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고 구체적인 해결책도 확정되지 않아 마이데이터 사업 참여에 주춤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금융업계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늦어짐에 따라 서비스 구축에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며 규모가 작은 업체의 경우에는 기한 내 서비스 제공이 제한돼 일부 서비스가 중단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소비자 보호를 중점에 둔 금소법과 고객의 광범위한 정보를 다루는 마이데이터 사업의 성격이 상충돼 적극적인 서비스 제공이 힘든 것도 사실”이라며 금융위의 촉박한 진행에 대해 난해함을 표하기도 했다.

금융업계의 불만에 금융위 관계자는 “개발시간을 고려해 이미 서비스 시행을 한차례 연기한 적 있어 추가 연기는 불가하다"고 입장을 밝히며 “본격적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행되는 내년 1월까지 원활한 서비스 제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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