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제로금리 시대 마감, 개인투자자 미국주식 이동 중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자 개미 투자자들의 자금이 박스피에서 이탈해 미국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픽사베이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자 개미 투자자들의 자금이 박스피에서 이탈해 미국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픽사베이

[한스경제=최인혁 기자] 지난 7월 3300포인트까지 올랐던 국내 증시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와 추후 수출 감소 우려 등으로 하락 전환하면서 5개월 째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더욱이 지난 25일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이에 국내 주식시장에 몰리던 개인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미국 증시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된 후, 26일의 증권시장은 전 거래일 대비 43.83포인트(-1.47%) 하락한 2936.44포인트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이란 시그널이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끈 것이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과 새롭게 등장한 코로나19 신종 변이바이러스가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한국은행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가 위축될지 모른다는 판단에 연 1.25%였던 기준금리를 0.5%까지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저금리로 자금을 유용할 수 있게 됐으며 유동성이 풍부해짐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은 하락하던 증시에 베팅하는가 하면 부동산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이 같은 투자 열풍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700포인트까지 밀렸던 증시를 성공적으로 반등시켰다.

하지만 저금리를 바탕으로 부양된 증시 열풍은 올해 8월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융 불균형 해소를 이유로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출렁이고 있다. 더욱이 11월 두 번째 인상에 나서면서 3300포인트까지 치솟았던 주식시장은 5개월째 2900~3100포인트 사이를 오가며 박스권에 갇혀 있다. 

이는 제로금리 시대가 끝나고 연 1.0% 기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그동안 국내 증시를 이끌던 개인 투자자들의 상승 동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빚투와 영끌에 나섰던 젊은 투자자들에게 금리인상이란 치명타라 할 수 있다.   

금리인상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영향을 받음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에도 하나둘 그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금리인상이 발표된 25일, 증시에서 신용거래 융자는 전일에 비해 906억원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투자자예탁금도 4930억원이 줄어들었다. 이는 금리인상이 증시에 자금 이탈을 일으킬 것이란 예측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내년 1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 추가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KCMI 자본시장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내년 1월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하반기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코로나19 이전인 1.5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욱이 자본시장연구원은 가계부채의 가파른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하반기 경기 상황에 따라 1회 추가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금리인상은 사전 예고를 통해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상태라 당장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며 “금리인상 만으로 시장을 평가하기 보다는 공급망 병목현상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 재 확산 등의 변수도 함께 고려해야 할 시기이다”고 밝혔다. 즉, 증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진 당분간 숨고르기가 이어질 것이란 평가다.

국내 증시가 출렁이는 동안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은 디커플링이 나타나고 있는 미국 증시로 이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기준으로, 지난 1주일간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2841억원을 순매도하며 증시에서 이탈하고 있다. 

반면 한국예탁결제원의 외화증권예탁결제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 4억 4639만달러를 순매수했으며 11월에는 10월에 비해 413%가 증가한 22억 9000만달러를 순매수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미국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11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중 가장 많이 산 주식은 메타플랫폼스로 1억 8897만달러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엔비디아가 1억 7446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 1억 382만달러 순이다. 

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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