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이현아] 벌써 열 네 번째의 진심이다. 조세현 사진작가가 올 연말 어김없이 자신과의 약속이자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을 전한다. 조 작가와 대한사회복지회가 ‘천사들의 편지 사진전 14th 촛불’을 21일부터 26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연다. 이 전시회는 국내 입양 활성화를 통한 입양에 대한 사회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해마다 열리고 있다. 올해는 아이오아이 김소은 김숙 서현진 성훈 신동엽 이제훈 안재현 여자친구 이재윤 이준기 제시카 진영 홍종현 등이 입양아들의 촛불이 됐다.

-전시회가 벌써 14회째를 맞았습니다.

“나름 캠페인이자 사회사업인데, 직업이 사진작가다 보니 작업의 연속이기도 합니다. 또 항상 새롭죠. 전시에 대해 얘기하자면 이번에는 누가 나오나 궁금해 하기도 하지만 작품으로 놓고 보자면 저를 평가하는 자리가 되기도 합니다.”

-열네 번의 전시회는 쉽지 않은 일인데요.

“돌이켜보면 맹목적으로 좋은 일을 한다고 했지만 뭐가 부족한지 매번 아쉬워요. 그래도 고마운게 관심을 가져주고 기꺼이 참여해줘 (스타들에게) 고맙습니다.”

-전시회가 지속적으로 열릴 수 있는 이유는 뭘까요.

“저는 입양을 보낸 아이들의 가족과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어요. 입양 부모들이 되레 저에게 고맙다, 사진이 좋아요라는 말을 듣거든요. 사진에 온기가 있고 진심이 담겨 있어서가 아닐까요. 따듯함과 편안함을 사진에서 느끼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참여한 스타들이 무척 많습니다.

“매번 참여하는 이들 서넛을 빼놓고는 중복된 스타들이 없어요. 김혜수 이승기 션과 정혜영 부부 이서진은 두 번 이상 참여했고요. 200명 가까이 참여했으니 200개의 에피소드가 생겼어요.”

-올해 촬영하며 생긴 에피소드가 있나요.

“서현진이 아기 모델과 찍는 줄 알았다가 진짜 입양아임을 알고 펑펑 울었어요. 촬영이 끝나서도 자리를 뜨지 못했고요. 일주일 뒤 아기를 다시 만나고 싶다며 연락이 와 후원을 지원하게 됐어요.”

-올해 부제가 촛불인데요.

“시국과 묘하게 맞았습니다. 부제는 미리 공모를 통해 정합니다. 수많은 좋은 단어들이 13번이나 지났는데 올해는 촛불이 눈에 띄었네요. 정치색이 아니라 영아와 셀러브리티도 한 마음이라는 공감을 담았어요. 촛불이 아기들에게 희망을 주고 국민들과 공감하는 키워드가 됐으면 좋겠어요.”

-전시회를 통해 입양의식을 환기시켰는데요.

“전시회 이전까지 입양은 물론 입양 후 공개하는 것이 금기시됐었죠. 하지만 조세현을 통해 자연스레 바깥으로 알려지며 입양가족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사실 저뿐 아니라 차인표-신애라 부부의 입양,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입양을 통해 인식이 많이 바뀌었죠. 무엇보다 국내 입양이 증가한 점이 놀랍습니다.”

-스타들이 안은 아기들이 훨씬 입양이 잘 된다고 들었어요.

“사진전에 등장한 아기들 대부분은 입양이 되요. 전체 입양율이 20%인데 천사들의 편지 전시회에 나온 아기들의 80~90%가 입양이 되니 놀라운 수치죠.”

-스타와 아기 모두 한 프레임에 담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체력이 좋을 때 훨씬 더 많이 찍었는데 애들을 괴롭힌 게 아닌가 싶어요. 지금은 요령이 생겼어요. 만약 30분의 촬영 시간이 주어진다면 저는 단 5분만 촬영합니다. 나머지 25분은 아기와 스타가 공감할 수 있는 시간에 할애합니다. 그런데 이 25분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아기랑 눈도 맞추고 우유도 먹이고. 살을 부비며 온기를 나누는 시간을 주니 좋은 사진이 나옵니다. 아이오아이 멤버들은 서로 아기에게 젖병을 물리고 싶어 했고 촬영 때는 아기 발끝에 손을 닿으려 하더라고요.”

-아기가 옷을 입지 않고, 카메라와 아이컨택하는 등 원칙이 있어요.

“아기의 99%가 카메라를 봅니다. 말 못하는 아기도 눈으로 호소하고 메시지를 전하는 거죠. 사실 아기 눈을 찍는게 힘든데 노하우가 생겼어요. 그건 영업비밀입니다(웃음). 스타에게는 일일 엄마, 아빠니까 가족사진의 느낌으로 카메라를 봐 달라 주문하죠. 아기가 옷을 입은 것보다 벗을 때 훨씬 편안해 합니다. 그런데 옷을 벗겨 찍는다고 뭐라 하는 얘기도 들려요. 진심을 전달하기 힘들 때도 있습니다.”

-아이돌 스타의 참여가 높은데요.

“입양을 홍보하는 행사이니 타깃층을 노려야죠. 10년 뒤, 20년 뒤에, 지금의 아이돌 팬들이 입양을 결정할 때 ‘예전에 빅뱅, 소녀시대가 아기들과 함께 했었지’하고 입양에 대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어서죠.”

-러브콜하고 싶은 셀러브리티가 있나요.

“중학생 때 제가 데뷔시킨 배우 전지현은 꼭 하고 싶어요. 사실은 내년 15회를 위해 어마어마한 준비를 하고 있어요. 제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인데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스타의 참여로 확대할 생각이에요. 박지성 박찬호 류현진 등 월드와이드 선수들도 참여하면 어떨까요. 또 미국과 영국 중국에서의 전시도 기획하고 있어요. 작품의 연장이자 국가를 위한 봉사니까요.”

-사진전을 열면서 얻은 육아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러브 앤드 어텐션. 너무 흔한 말이지만 사랑과 관심입니다. 모든 아이들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자라면 예뻐져요.”

사진=아이콘 스튜디오 제공

이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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