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내년 인터넷은행 3사가 함께 시너지 효과볼 수 있길 기대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토스뱅크가 1보 전진을 위해 2보 후퇴를 결정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영업 10일 만에 대출 영업을 중단하면서 금리 및 체크카드 캐시백 혜택을 축소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토스뱅크는 내년 1월 5일부터 기존 연 2%의 수신금리를 유지하면서 1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연 0.1% 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체크카드 캐시백 혜택은 대중교통은 1건당 300원에서 100원으로 축소했으며, 편의점 캐시백 제휴 브랜드도 다섯 곳에서 두 곳으로 줄였다. 여기에 최소 결제금액(3000원) 기준도 생겼다.

대출영업 중단으로 사실상 수익 활동이 전무한 상황지만, 지속 가능한 혜택을 유지하기 위한 결정으로 여전히 경쟁력 있는 혜택이란 게 토스뱅크의 설명이다. 또한 향후 시장상황과 경영상황에 따라 최고의 혜택을 돌려주는 노력은 계속된다고 한다. 

결과론으로만 따진다면 "정부규제를 준수하면서 지속 가능한 형태로 혜택을 제공하겠다"던 토스뱅크의 착오가 낳은 일이지만, 업계 안팎에선 토스뱅크의 사후 대처를 두고 "수익 활동이 전무한 상황에서 절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선 '토스뱅크가 땅을 파서 장사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또한 신생 은행으로서 업계 최고 수준의 고객 혜택 제공,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 등에 대한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대출영업 중단에 따른 역마진 발생으로 고객 혜택 축소라는 불가피한 결정을 내렸지만,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취지 가운데 하나인 '소외 계층 포용'에 관해서는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현재는 28.2%지만 최대 33%까지 올라갔었다. 이는 현재 은행업에서 입지를 다진 카카오뱅크(10월 기준:14.6%), 케이뱅크(9월 기준:13.7%)와 비교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한도 총량에 중저신용자 대출이 포함되면서 올해 목표치인 34.9%에는 부족한 상황이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제외하는 방안을 실행하면 내년 목표( 42%) 달성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토스뱅크는 업권 구분 없는 신용 데이터와 비금융 대안 데이터를 고루 분석한 신용평가모형(CSS)으로 중·저신용자의 대출상환능력을 정교하게 평가해 포용 금융을 실천하겠다는 심산이다. 

은행권에서는 토스뱅크가 인터넷은행업에 메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한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출범으로 '인터넷은행'이 부각되면서 타 인터넷은행 역시 반사이익을 분명히 봤다"면서 "대출영업이 정상화되는 내년에는 인터넷은행 3사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로 출범 10일 만에 날개를 접어야 했던 토스뱅크. 상황이 어떻게 됐든, 고객과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선 분명히 인정하고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다만, 잃었던 신뢰를 어떻게 되찾느냐가 중요하다. 대출영업이 정상화되고,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이 제외된다면, 이제는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경쟁사도 토스뱅크의 비상을 응원하고 있다. 토스뱅크의 포용 금융이 싹 트는 2022년을 기대해본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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