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 / 각 사 제공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 / 각 사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뷰티업계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2022년 임인년(壬寅年)을 맞아 공통적으로 '고객 중심'과 '디지털 역량 강화'의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두 기업 모두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다만 세부적으로는 아모레퍼시픽은 ‘라이프 뷰티’를 제시했으며, LG생활건강은 ‘명품’ 뷰티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북미 시장 확장을 선언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라이벌 관계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이 일제히 시무식을 열고 신년사를 발표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시무식에서 “강한 브랜드의 완성을 위해서는 브랜드 가치를 명확히 하고 성장을 견인할 엔진 상품의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이해하고 빠르게 반응하며 더마(Derma)와 웰니스(Wellness) 등 잠재력 있는 비즈니스의 확장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에는 새 시대 고객이 원하는 '뉴 뷰티'(New Beauty)를 선보일 것”을 강조했으며 "전통적 뷰티 영역을 넘어 일상 전반을 포괄하는 '라이프 뷰티'(Life Beauty)로 업(業)을 확장하고 디지털 기술로 개개인에 맞춘 최적의 아름다움을 찾아 나가자"고 덧붙였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방문판매 등 오프라인 채널의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전략도 내놨다. 서 회장은 “디지털 세상 속 커머스, 콘텐츠, 커뮤니티를 쉽고 재미있게 만들어 MZ세대 고객과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강한 팬덤을 구축해야 한다”며 “디지털 기술을 통해 방문판매 등 오프라인 채널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맞춤형과 비대면 솔루션 등 미래 성장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사실 디지털 강화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2014년부터 강조해온 핵심 전략이기도 하다. 지난해 ‘디지털 대전환’의 경영전략을 내세운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온라인 매출이 약30% 성장하며 국내 매출을 눈에 띄게 성장했다. 3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하락한 384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56.6% 하락했으나 해외 시장에서는 북미 시장의 선전이 눈에 띄며 아모레퍼시픽이 시장 다변화 진행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세안 전 지역에서도 설화수 자음생 라인의 매출 호조로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설화수 성장세가 눈에 띄게 성장했다. 
 
한편 앞서 지난해 9월 창립 76주년 기념식을 메타버스에서 디지털·비대면 축제 콘셉트로 진행해 2025년 비전을 선포하기도 했던 서경배 회장은 “미래는 과거의 경험이 아닌 ‘오늘의 열망(Aspiration)’이 만드는 것임을 늘 기억하자”며 “그동안의 관성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시도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자”고 당부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고객 감동을 실현하는 세계적인 ‘명품 뷰티’를 내세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2년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는 한 해가 될 것이고 동시에 경제정상화로 가는 마지막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때 일수록 기본에 충실해 고객가치에 집중하고 모든 고민과 실천이 고객가치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코로나 이전 실적을 넘어서는 성과를 이뤘다. 그 배경에는 고객 감동 전략과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있었다. LG생활건강은 2021년 3분기 누적 매출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중국의 광군제를 고려한다면 2021년 누적 매출은 약 8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재확산 속 럭셔리 브랜드가 중심이 된 성장이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LG생활건강은 올해도 고객 가치라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해외사업을 더욱 확장할 방침이다. 
 
특히 LG생활건강은 명품 뷰티 사업에 역량을 집중,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차 부회장은 "진정한 글로벌 명품 뷰티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최대 시장인 동시에 트렌드를 창출하는 북미 시장에서 사업 확장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고객이 선호하는 향과 용기 디자인을 적용한 신규 라인을 강화하고 채널 면에서는 오프라인 리테일러와의 관계를 확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9년 에이본 미국 법인을 인수하며 북미에 진출했다. 북미는 세계 최대 규모이자 트렌드를 창출하는 시장으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진출하기 시작했다. 인기 브랜드의 북미 현지화와 현지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차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중국 시인 소동파(蘇東坡)의 시 구절 중 '춘강수난압선지(春江水暖鴨先知)'를 언급했다.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자는 의미에서다.
 
차 회장은 "오리가 추운 겨울에도 물속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서 강물이 따뜻해지는 것으로 봄을 읽듯이, 고객의 변화 트렌드에 발을 담그고 동향을 민감하게 파악해야 가장 살찐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면서 “고객을 세밀하게 이해하고 고객에 맞는 제품으로 차별화한 경험 선사”를 강조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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