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부분 계열사에서 자동차 전장 관련 사업 영위
구광모 회장 첫해 로보스타 인수 등 로봇 투자 확대
프리미엄 가전부터 틈새시장까지 기술 경쟁력 확보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LG가 가전을 넘어 로봇, 전장,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에서 시장 선점을 통한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취임 4년차에 접어든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을 경영 키워드로 강조했다. 구 회장은 “고객이 감동할 사용 경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며 “생각과 일하는 방식도 여기에 맞게 혁신해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해 말 그룹 임원인사에서 신임 상무 132명을 대거 발탁하는 등 구 회장 취임 이후 최대 규모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조직개편을 통해 LG전자 CS(고객서비스)경영센터를 고객가치혁신부문으로 승격하는 등 고객 서비스 조직을 강화한 것도 이 같은 고객 중심 경영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구광모 회장이 강조한 고객 경험은 ‘한 번 경험하고 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그런 가치 있는 경험’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제품의 품질뿐 아니라 미래 산업 신기술 역량 제고가 요구된다. 구 회장 취임과 함께 LG테크놀로지벤처스 설립을 통해 인공지능(AI), 모빌리티, 첨단소재, 생명과학, 디스플레이, 통신 등 분야에 투자를 추진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전장·로봇 양 날개로 비상 준비

사진=LG전자
사진=LG전자

LG는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로 자동차 전장과 로봇 사업을 점찍었다. 전장은 최근 전기차 시장 급팽창에 따라 새로운 기회의 시장으로 부상했고 로봇은 LG가 강점을 가진 모터 등 기계부터 반도체, AI·모빌리티 소프트웨어(SW) 기술까지 기술력이 집약된 미래 산업 분야다. 지난해 모바일사업에서 완전 철수하면서 이들 분야에 대한 투자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자동차 전장 부문은 LG전자 VS사업본부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부터 LG디스플레이의 OLED 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LG이노텍의 센서·광학솔루션·기판 등 대부분의 주요 계열사가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그룹 차원 먹거리다.

LG전자는 VS사업부 신설에 이어 2018년 오스트리아 헤드램프 제조사 ZKW를 인수했으며 2020년 캐나다 자동차 부품사 마그나인터내셔널과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합작회사를 설립하며 관련 시장 선점에 나서왔다. 자동차 사이버보안 전문기업 사이벨럼의 경영권도 확보했다. 최근에는 차량용 반도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기술 내재화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22.2%)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해외 생산기지 증설에 투입할 예정이다. LG화학과 함께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라이사이클에 600억원을 투자해 지분 2.6%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역량을 바탕으로 LG는 벤츠와 함께 개발한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전방카메라로 ‘오토센스 온라인 2021’ 하드웨어 개발 부문 최고상을 받은 바 있으며, 전기차 전환기를 맞은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를 꾸준히 확보해왔다. 애플이 개발 중인 전기차 관련 유력한 부품 공급 파트너로도 지목된다.

로봇과 분야에도 적극적이다. 구광모 회장은 취임 첫 해인 2018년 산업용 로봇 제작사인 로보스타 경영권을 인수하며 로봇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이후 엔젤로보틱스, 로보티즈, 아크릴, 보사노바로보틱스 등 글로벌 로봇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LG전자는 2019년 로봇산업센터를 신설했고 2020년 초 LG 보스턴 로보틱스랩을 설립했다. 또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로봇선행연구소 전담 조직을 꾸리는 등 관련 산업 경쟁력 확보에 나서왔다.

그 결과 지난해 병원과 호텔, 식당 등에서 자율주행하며 물건을 운반하는 ‘LG 클로이 서브봇’부터 안내로봇 ‘LG 클로이 가이드봇’, 방역로봇 ‘LG 클로이 살균봇’ 등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세계 로봇 시장이 2017년 245억달러에서 2025년 1772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프리미엄·혁신제품으로 시장 개척

'LG 시그니처 올레드 R' 롤러블 TV. /사진=LG전자
'LG 시그니처 올레드 R' 롤러블 TV. /사진=LG전자

LG의 전통적인 강점인 가전 경쟁력도 놓치지 않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LG 시그니처’ 프리미엄 라인, 인테리어 디자인에 특화된 ‘오브제 컬렉션’ 등과 함께 기존에 없던 제품 틈새시장 공략을 병행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LG 시그니처 제품군은 최상위 사양의 성능과 간결하고 심미적인 디자인 요소를 결합해 연간 18조원 규모의 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전에 없던 폼팩터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은 ‘시그니처 올레드 R’ 롤러블 TV 등이 이에 해당한다. 올레드 TV는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 OLED 패널을 활용한 제품군으로 차세대 TV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LG전자는 과거 의류 관리용 제품인 ‘LG 스타일러’로 관련 시장을 개척한 데 이어 미용 홈케어 제품군 ‘프라엘’, 이동형 TV ‘스탠바이미’, 식물 재배기 ‘LG 틔운’ 등 혁신 상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고성능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를 적용한 전기식 건조기로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물이 필요 없는 이산화탄소 방식 세탁기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또 북미 이노베이션센터 LG노바를 통해 커넥티드 헬스케어, 메타버스 등 프로젝트를 함께 할 글로벌 스타트업을 모집하는 등 지속적인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다. LG 노바는 지난해 중순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혁신 조직으로 글로벌 스타트업과의 협력과 신사업 발굴을 목적으로 한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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