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월 무역수지, 역대 1월 최다인 48억 9000만 달러 적자 기록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업 부담 늘어, 실적 기대치도 떨어져
수출 화물이 쌓인 부산항. 사진=연합뉴스
수출 화물이 쌓인 부산항.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최용재 기자] 미 증시가 주요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반등에 성공하며 오름세를 이어가다 지난 4일 메타플랫폼의 ‘어닝 쇼크’에 글로벌 통화긴축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1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에 미 증시의 영향을 받아 국내 증시도 2500선까지 후퇴할 것이란 예상을 딛고 2700선 탈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증시에 장밋빛 전망이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무역수지 적자라는 변수와 더불어 수출 증가세도 서서히 줄고 있으며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하락세로 나타났다. 

지난 3일 2700선을 회복한 국내 증시는 4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날에 비해 42.44포인트(1.57%)가 상승한 2,750.26으로 마감됐다. 이틀 연속 반등에 상공하며 2700선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장밋빛 청사진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아직 반등장을 예상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우리나라 수출이 2021년 1월(480억 900만달러)에 비해 15.2%가 증가한 553억 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수입은 지난해 1월의 444억 4200만달러에서 35.5%가 늘어난 602억 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48억 9000만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무역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간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으로 수출 호조 속에 원유·가스·석탄 등의 에너지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원유·가스·석탄 등 3개 에너지원의 1월 수입 규모는 159억 5000만달러로, 68억 9000만달러를 기록한 지난해 1월에 비해 90억 6000만달러가 증가했다.

게다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의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가격은 배럴당 90.2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추후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무역수지 적자폭은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수출 성장률 또한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24.2%였던 수출 증가율은 12월 18.3%로 줄어들더니 올해 1월은 15.2%로 둔화했다. 또한 수출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수출경기확산지수도 하락하는 추세다.

더불어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세다. 보통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이상 하락하면 경기 순환 국면의 전환점이 왔다고 판단한다. 

이에 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원자재 가격상승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무역수지를 통해 국내 시장을 평가하는 외국 투자자들의 경우 증시에서 이탈할 수 있다. 외국투자자들은 지난달 20일부터 7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 4조 6252억원 어치 매물을 던졌다. 

이에 대해 KB증권의 연구원은 “무역수지 적자는 기업들의 수익성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며 “무역적자가 당장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가가 잡혀야 걱정이 덜할 텐데 당장 꺾일 만한 변수가 없어 다음 달에도 수입이 줄어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다만 무역적자 늘어난다는 것은 수입 비용이 늘어나고, 기업의 비용 부담도 누적되는 만큼,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증시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선 무역수지 적자의 갭을 메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최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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