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도균 칼럼니스트] 4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개회식과 함께 16일 동안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함께 하는 미래(Together for a Shared Future)'라는 슬로건은 펜데믹과 전 세계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술 진보와 개방으로 환영받던 2008년 하계올림픽에 비해 부와 힘은 갖췄지만 세계에서 고립된 2022년 동계올림픽의 이미지를 중국이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초점을 두고 관찰해 본다면 더 흥미 진진 한 올림픽이 될 것이다.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야 말로 개최국의 종합적인 능력과 문화와 스포츠 산업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리인 만큼 키워드를 중심으로 베이징 올림픽을 살펴보고자 한다.  
 
1. 동-하계가 한 도시에서 개최된 올림픽과 한사람의 연출자 
베이징은 하계 올림픽(2008년)과 동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는 첫 도시로 기록된다. 중국이 2008년 하계올림픽을 통해 중화사상과 민족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면, 이번 동계올림픽은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세계화와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의 초석을 만들 대회가 될 것이다.  
2008년의 하계올림픽 당시 수영장은 컬링 경기장으로, 배구장은 아이스링크로 바뀌었다. 또한 동 하계 올림픽 개회식 모두 중국의 유명 영화감독인 장이머우가 총연출을 맡았다.  14년 만에 같은 도시에서 같은 연출자가 개최하는 동-하계올림픽은 앞으로도 나오기 힘든 기록이 될 것이다. 
 
2. 해외 관광객을 안 받는 온라인 올림픽 
베이징 올림픽은 국영기업 직원과 베이징 내 대학 재학생 등 '초청 관중'만 허용하고 해외 관광객은 한명도 못 들어가는 올림픽으로 진행되므로 ‘직관’이 아니라 ‘집관’ 올림픽이 될 것이다. 따라서 올림픽 방송도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해 각 방송사 색깔에 맞게 제공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대한체육회는 네이버에 ‘베이징 동계 올림픽 온라인 코리아하우스’ 개관해 올림픽 스포츠 관련 정보와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한다. 네이버 외에도 웨이브, LG U+, 아프리카TV 등을 통해 올림픽을 볼 수 있으며 생중계와 더불어 댓글 소통으로, 아프리카TV는 BJ 편파중계로 MZ세대 공략을 위한 차별화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3. 폐쇄 루프 올림픽 
대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역시 코로나19로 부터의 ‘안전’이다. 지난 2020 도쿄올림픽에서 시행한 '버블 올림픽'보다 더 강화된 개념의 ‘폐쇄루프(Closed Loop) 올림픽’이 개최된다.  폐쇄 루프란 올림픽 참가 선수단과 관계자들이 베이징 시민들과 일절 접촉하지 못하도록 차단·분리하는 방역 체계를 뜻한다. 91개 국가, 2900여명의 선수뿐만 아니라 숙소, 선수단, 취재진, 자원 봉사자등 모든 사람들을 폐쇄 루프 속에 집어넣고 외부와 단절된 시설과 동선 안에서만 머무르며 올림픽을 치른다.  
 
4. 인공 눈으로 덮힌 동계 올림픽 
베이징의 겨울은 쌀쌀한 날씨지만 눈이 거의 내리지 않고 건조하기 때문에 설상 경기장은 모두 100% 인공 눈을 사용 한다.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지의 2월 평균기온은 1920~50년대 영상 0.4도에서 1960~90년대에 3.1도, 21세기 들어 7.8도로 급격히 높아졌다. 이 같은 기후 변화로 인해 1980년 미국 뉴욕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에서 인공눈이 처음 도입된 이후 사용량이 점점 증가하였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때는 눈이 녹아버려 긴급하게 다른 지역에서 눈을 가져와서 대회를 치루었고,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선 따뜻한 날씨 때문에 인공 눈을 방수포로 덮어 보호했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는 다행히 눈이 내리기도 하였지만 인공눈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동계올림픽에 일부 인공눈을 사용한 적은 있지만, 100% 인공눈에 의존하는 것이 처음이다.  
 
5. 21세기 외교적 보이콧 올림픽 
1972년 뮌헨올림픽은 ‘검은 구월단’이 이스라엘 선수단을 암살하였고,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는 ‘흑백 인종차별’ 문제로 아프리카 국가 선수들이 대거 불참했고,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는 자본주의 진영이,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는 공산주의 진영이 불참했으며, 2020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로 인해 관중이 참여 하지 못했다.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은 미국과 영국, 호주 등 일부 국가들이 중국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올림픽에 선수단은 파견하지만 개회식 등에 고위 관리는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올림픽 정신이 훼손 되었다. 
 
6. 탄소 제로 올림픽 
베이징 동계 올림픽은 최초 탄소 중립 올림픽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린 올림픽을 의식해서 모든 경기에서 사용되는 물품, 교통수단 대부분은 친환경 전기를 사용한다. 비와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저장해 활용하는 기술과 태양력, 풍력, 수력을 중심으로 조명, 난방 및 기타 전력을 공급하는 탄소 제로 올림픽을 추구 한다. 또한 올림픽의 환경적 발자취를 남기기 위해 나무 심기도 하고 새롭게 건설된 7개 빙상 경기장과 8곳의 빙판 중 5곳은 이산화탄소 초임계 직냉각 제빙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7. 최초의 자율 주행 운행 기술 올림픽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3 개(베이징, 옌칭, 장저커우)도시 150km 구간의 고속철도, 택시, 버스 등에서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다. 경기 도우미는 인공지능(AI) 서비스 로봇이 하고 안면인식 기술을 통해 입장, 동선 등을 관리한다. 이외에도 AI를 활용한 실시간 방송 중계, 정국 정부가 개발한 디지털화폐 사용화 등을 통해 4차 산업 핵심 기술력을 세계에 과시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8. 새로운 정식 종목의 최다 등장 
동계 올림픽은 빙상, 설상, 썰매 종목의 15개 종목의 세부 109개 종목이 있는데 7개 세부 정식 종목(여자 모노봅, 남녀 프리스타일 스키 빅에어, 쇼트트랙, 스키점프, 스노보드 크로스, 프리스타일 에어리얼 혼성 단체전)이 추가 되면서 재미를 더할 것이다. 새로운 종목은 MZ 세대들이 즐기는 종목들로 구성되어 그들을 잡기위한 IOC의 전략적인 선택이다.  
 
9. 성평등 추구 올림픽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성평등의 가치를 계속해서 강조하고 확대해 나간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참가 나라 기수를 남녀 공동으로 세웠고, 혼성 경기도 신설 하였으며, 여성 선수 비율이 역대 최다인 48.8%였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혼성 종목이 새로 추가 되었고, 선수 중 여성선수의 비율이 약 45%로 역대 동계 대회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10. 아시아 대륙 3개 국가 연속 개최 올림픽 
평창(2018)→도쿄(2020)→베이징(2022)의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이 마침표를 찍는다. 4년마다 개최되는 동-하계 올림픽이 한-일-중 순서로 3회 연속 개최되어 아시아가 세계 스포츠의 중심 대륙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제외하고는 코로나로 인하여 반쪽 올림픽이 된 것은 안타까우나 아시아 3개국이 동-하계 올림픽 연속 개최 국가가 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올림픽을 바라보는 시선은 모두 다르지만 ‘함께하는 미래’라는 대회 슬로건을 얼마나 성취 할지는 같은 시선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중국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자국의 개최 목적을 달성 하는 것도 중요 하지만 베이징에서 개최하는 두 번째 올림픽이 첫 번째 올림픽의 성과를 희석시키는 오명을 남긴 다면 더 이상 중국의 미래는 없다. 따라서 중국은 올림픽 정신을 기반으로 국가 간 대립과 갈등을 봉합하여 새로운 변화를 모색 해야만 국제 사회에서 리더 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의 10가지 키워드가 빛을 발하여 정정한 의미의 ‘함께“라는 목표가 달성되기를 소망해 본다. 

김도균 교수(한국체육학회장/체육대학원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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