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연준 강한 긴축 통화정책 예고…유가와 물가도 상승
전문가들, 변동 가능성 큰 만큼 보수적 대응 필요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최용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긴축시계가 빨라지자 미국 증시가 급락했다. 뉴욕 증시는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다 3일(현지시간) 주저앉았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5%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2.44%, 3.74% 하락했다. 나스닥은 지난 2020년 9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S&P 500 지수는 작년 2월 이후 1년 만에 최대폭 하락이다.

그러다 4일 다시 소폭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0.06% 내렸지만,  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각각 0.52%, 1.58% 상승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뉴욕 증시는 다시 혼돈에 빠졌다.

이에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혼돈에 빠졌다. 설 연휴 기간 해외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시점이란 판단에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 관련주를 집중 매수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테슬라로 3억 6224만 달러(약 4379억 4816만원)를 순매수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의 주식을 쓸어 담았다. 하지만 뉴욕 증시가 급락하며  저가매수 시점이란 판단에 의문이 생긴 것이다. 

뉴욕증시 급락의 원인은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의 '어닝 쇼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여기에 테슬라가 안전벨트 경고음 문제로 81만 7000여대를 리콜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주가는 떨어졌다.

여기에 미 연준이 예상보다 강한 긴축 통화정책을 예고하고 있으며 국제 유가와 물가 상승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3월 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90.27달러를 기록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오는 7월 브렌트유가 120달러, WTI가 117달러를 찍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더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의 지난해 12월 물가상승률이 7.0%라고 밝혔다. 물가가 급등하고 유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증시가 연일 널뛰기를 하면서 일각에선 버블 경고론을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후 미국은 4조 달러(약 4823조 6000억원) 이상을 풀었으며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부동산은 물론 주가도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월가 개미 투자자들의 아버지로 불리는 윌리엄 번스타인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 버블이 터지는 상황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메타플랫폼의 폭락에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버블이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월가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연준의 통화정책으로 기준금리가 얼마나 오를지 어느 정도 확신이 서기 전까지 논쟁이 이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미 연준이 금리인상 모드에 진입함에 따라 하락장에 접어들었다는 판단과 저가 매수 기회라는 판단이 공존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이제는 해외 투자도 분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전까진 팬데믹 기간 동안 쏟아진 현금으로 테크기업에 대한 집중 투자가 이루어졌지만, 이젠 수익성이 있는 테크기업을 가려내는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미크론 변이 영향으로 미국 경기 회복세가 일시적으로 약화되는 가운데 미 연준의 긴축 정책에 따른 미국 성장주의 할인율 부담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으로 빅테크 기업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며 “금리 상승 수혜에 따른 은행주 등 경기민감주로 알파 전략이 유효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리서치팀도 보고서를 통해 “시장 금리가 예상 대비 낮은 수준이 유지되지 않는 이상 2022년 증시에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으로 가장 피해야 할 주식은 2022년 주당순이익(EPS) 성장 없이 고(高) 주가수익비율(PER)을 기록 중인 종목이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 대표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2022년 최선호주로 아마존을 꼽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최고의 순익을 기록할 투자 전망 빅 테크 기업으로 아마존을 꼽았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애플을 꼽았다. 4일 아마존의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의 영향으로 375.88달러(13.54%) 폭등한 3152.79달러로 마감했다.

최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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