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자가격리 면제 등 방역조치 완화에 여객 수요 증가세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따른 고유가·노선 제한 부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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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정우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늘길이 막히면서 침체기에 들어간 항공업계가 전 세계적인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다시 날개를 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과 우회 항로 이용에 따른 비용 증가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일본의 입국자수 제한과 입국격리 완화 추세에 맞춰 나고야 노선을 주 1회로 재개하고 기존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노선을 증편 운항하기로 했다. 나고야 노선은 2021년 4월 29일 마지막 운항 이후 11개월만의 재운항이다.

이는 일본이 이달 들어 일일 입국 제한 인원을 기존 3500명에서 5000명으로 늘린데 이어 7000명까지 늘리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출발한 백신접종 3차 완료자가 일본 입국 시 자가격리 기간도 7일에서 3일로 줄었다.

국내 방역 조치에 따른 여행객 부담도 크게 완화될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오는 21일부터 백신접종을 완료한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의무를 없애기로 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해외여행 또는 출장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자가격리가 꼽혀온 만큼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입국 절차 편의성도 개선된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든 노선의 입국자를 대상으로 입국 전에 개인정보와 출발 전 48시간 내에 받은 유전자증폭(PCR)검사 음성확인서, 예방접종증명서 등 정보를 사전에 입력하도록 하는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Q-Code)을 운영하기로 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시범운영에서 검역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되는 성과가 확인돼 접종 완료자의 격리 면제 구분에도 도입한다.

실제 당국의 자가격리 면제 조치 발표 이후 여행 수요도 들썩이고 있다. 인터파크투어의 지난 11~13일 해외항공권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873% 늘었고 전월 같은 기간 대비로는 281% 증가했다.

다른 나라들도 국경을 열고 있다. 미국은 백신을 접종했거나 PCR 음성확인서가 있으면 자가격리를 면제해주며, 영국도 백신 2차접종 완료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해제했다. 유럽 다른 나라들은 접종자에 대한 입국 완화뿐 아니라 백신 패스를 폐지하는 분위기며 특히 노르웨이와 덴마크는 모든 방역 규제를 없앴다.

아시아에서는 필리핀, 캄보디아, 라오스, 발리 등에서 격리 절차가 완화됐으며 뉴질랜드는 오는 5월부터 백신접종을 완료한 방문객을 대상으로 격리를 면제하기로 결정하며 2년 만에 국경을 개방한다. 호주도 관광객들의 무격리 입국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여객 수요도 회복될 전망이다. 글로벌 항공정보업체 OAG에 따르면 다음달 세계 항공 수용력은 4억1761만개로 추산됐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20년 2월 4억102만개를 넘어서는 수치다. 2년 만에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국내 항공업계는 여객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 재개에 나설 방침이지만 아직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상황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 노선 운항에도 제약이 걸린 상태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치솟기 시작한 국제유가는 한때 배럴당 100달러선을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하다 현재 90달러대 중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사 유류비 부담도 커졌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아시아 지역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23.20달러로 지난해 3월보다 74.2% 올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월 배럴당 46.57달러 대비로는 165%가량 급등한 것이다.

전쟁 지역의 노선 운항도 어려워져 비용 증가와 여행객 불편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말까지 현지 공항 운영 및 안전 등 우려를 감안해 모스크바, 블라디보스토크 노선 여객기 운항과 유럽 노선 화물기에 대한 모스크바 경유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유럽이나 동부발 노선은 우크라이나 영공을 피해 우회 운항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는 대신 프랑크푸르트, 런던 등 유럽 노선은 중국·카자흐스탄·터키를 경유하는 우회 항로를 사용한다. 뉴욕 등 미주 동부 노선은 알래스카·태평양을 통과해 우회한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6일부터 20일까지 주 7회 운항하는 화물기를 모스크바를 경유하지 않고 운항하기로 했다.

저비용항공(LCC)업계에서는 에어부산이 이달 19일 운항편부터 다음달 15일까지 6편의 인천-블라디보스토크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우회 항로 이용 시 항공사들의 운항 거리가 늘어 비행시간과 연료비 손해가 예상되며 이에 따른 항공권 가격과 유류할증료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 국제 화물 운임도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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