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육가공업체 하림이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즉석밥에 이어 야심차게 출시한 '더 미식 장인라면'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가운데 또 신제품 '더 미식 유니자장면' 선보였다.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프리미엄 HMR을 고집하고 있는 하림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제품 더 미식 유니자장면 역시 고가 전략을 썼다. 대형마트에서 2인분 기준 7980원, 편의점에서 8700원에 판매된다. 프리미엄을 앞세운 여타 제품들보다도 비싸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프리미엄 자장라면은 CJ제일제당 고메짜장 (2인, 7980원), 오뚜기 유니짜장(2인, 6980원), 풀무원 직화짜장(2인 6980원) 등이다. 또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이 판매하는 자장라면들은 보통 1000원~ 1500원에 가격대다.

하림은 앞서 더 미식 장인라면을 출시하며 봉지라면은 개당 2200원, 컵라면은 2800원으로 가격을 매긴 바 있다.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신라면과 진라면 가격의 약 3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판매됐으나 시장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출시 5개월만에 1000만봉을 판매했으나 농심 짜왕이 출시 한달만에 600만봉을 판매한 것에 비하면 그리 긍정적이지 못한 결과다.

'더 미식 유니자장면'./하림 제공.
'더 미식 유니자장면'./하림 제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림은 프리미엄 제품을 고집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심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제품화가 식품업계의 전반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육계시장에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HMR로 눈을 돌린 셈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프리미엄 라인으로 올해 라면 카테고리를 넓히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하림이 넘어야 할 벽은 높다. 지난해 기준 국내 라면시장은 농심이 49.5%, 오뚜기가 26.4%, 삼양식품이 10.2%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포화된 라면시장에서 하림이 두각을 드러내기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에는 한국육계협회의 치킨, 삼계탕 등 각종 닭고기의 가격 담합 주도 혐의로 공정위 제재를 받으며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한국육계협회는 하림과 올품, 참프레, 마니커 등 대형 닭고기 제조 판매회사들이 참여한 사업자단체다.

과징금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하림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014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보다 18.4% 증가했다고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1억 원으로 72.4% 늘었으나 당기순손실은 32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80억 원의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여러 난관 속 하림의 프리미엄 HMR 제품이 롱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높아진지 오래다. 게다가 소비자에게 치킨값 상승 주범으로 미운털이 박힌 육계협회의 기업 중 하나인 하림이 신사업 프리미엄 HMR로 고급 브랜드 구축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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