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쿠에바스(가운데)가 18일 LG 트윈스전에서 5회가 끝난 뒤 응원 단상에 올라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윌리엄 쿠에바스(가운데)가 18일 LG 트윈스전에서 5회가 끝난 뒤 응원 단상에 올라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수원=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KT 위즈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 윌리엄 쿠에바스가 웃으며 작별을 고했다.

KT는 18일 부상으로 이탈한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와 결별하고 왼손 투수 웨스 벤자민을 연봉 33만1000 달러에 영입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쿠에바스는 2019년 KT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13승 10패 평균자책점 3.62를 올리며 KBO리그에 연착륙했다. 2020시즌에도 10승 8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23경기에 등판해 9승 5패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와 타이브레이커(1위 결정전)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서 7이닝 99구 무실점 역투를 펼쳐 KT의 정규리그 1위 등극을 이끌었다. 이어 지난해 11월 14일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7.2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 창단 첫 통합 우승에 앞장섰다. KT 팬들은 지난해 투혼을 보여준 쿠에바스에게 1984년 롯데 자이언츠 우승을 견인한 최동원의 이름을 따 '쿠동원'이라는 별명을 선사했다.

쿠에바스는 지난해 12월 총액 110만 달러에 재계약 했다. 하지만 올 시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개막 열흘째인 4월 11일 1군에서 말소됐다.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개막 열흘째인 4월 11일 1군에서 말소됐다. KT는 쿠에바스의 부상 회복을 기다렸다. 그러나 그의 팔꿈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KT는 결단을 내렸다.

이강철 KT 감독은 18일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쿠에바스는 그동안 팀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보내고 싶지 않았는데 복귀까지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결단을 내렸다"며 "쿠에바스에게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얘기했다. 그동안 정이 많이 들어서 아쉽다고 했다. 건강을 회복하면 내년에도 리스트에 올려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쿠에바스가 18일 LG전을 앞두고 선수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KT 위즈 제공
윌리엄 쿠에바스가 18일 LG전을 앞두고 선수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KT 위즈 제공

쿠에바스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선수단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그는 "여기에 있는 모든 분이 항상 가족 같고 앞으로도 가족의 일원으로 느껴질 것이다. 이 팀의 문화나 분위기가 정말 좋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꼭 돌아오고 싶다. 내년에 못 보더라도 지구 반대편에서 응원하는 형제 한 명이 있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꼭 하고 싶은 말은 지금 시즌이 시작한지 5, 6주밖에 안 됐으니 기죽지 말고 앞으로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또, 내년에 돌아오더라도 이 구단의 분위기를 꼭 유지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쿠에바스는 5회가 끝나고 응원단상에 올라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아내, 아들과 함께 응원단상에 등장한 그는 "응원해주신 4년 동안의 시간 모두 감사하다. 정말 진심으로 우리 집처럼 느껴졌다"면서 "멀리서 온 저를 가족처럼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리그 최고의 팬이다. 지든 이기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지난해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챔피언 기(旗)는 누구도 뺄 수 없을 것이고 우리는 항상 챔피언일 것"이라며 "영원한 작별이 아니라 다시 보게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힘줬다.

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