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손태승 회장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

[한스경제 송진현] 국내 남자 프로골프는 상대적으로 여자 프로골프에 비해 침체돼 있다.

여자 프로골프가 워낙 인기가 있다보니 주요 국내 기업들이 여자골프 대회 개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프로선수를 스폰서하는데 있어서도 여자를 선호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대회 숫자만 보더라도 남자 프로골프는 17개였던 반면 여자는 28개였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주 우리금융그룹이 KPGA 우리금융 챔피언십을 개최한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우리금융그룹으로선 처음으로 프로골프대회를 연 것이기도 하다.

보통 프로골프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만만찮아 기업 입장에선 쉽게 뛰어들 수 없다. 이번 우리금융챔피언십의 총 상금 규모만도 13억원에 달했다. 총상금이 15억원인 제네시스챔피언십을 빼고는 두번째로 상금액수가 많은 대회였다.

우리금융그룹이 이번에 설립 후 처음으로 우리금융그룹챔피언십을 개최하게 된 것은 손태승 회장의 의지에서 비롯되었다.

사연은 이렇다.

미국 PGA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임성재 선수가 지난해 말 귀국해 손태승 회장을 집무실로 찾아가 환담을 나눴다. 우리금융그룹은 임성재의 서브 스폰서를 맡고 있는 상태다.

임성재는 손태승 회장과의 만남에서 국내에는 남자 프로골프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너무 적다는 얘기를 했다. 이에 따라 남자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임성재의 이 같은 말에 공감하고 거액을 들여 올해 남자 프로골프대회를 창설한 것이다.

성과도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루키인 장희민(20) 선수가 우승한 것이다. 우리금융은 임성재를 이을 차세대 유망주를 발굴하기 위해 대회를 개최한다는 목표가 있었다.

상대적으로 매우 어려운 코스세팅도 화제가 되었다. 1위를 차지한 장희민의 4라운드 성적이 5언더파에 머물렀다. 일반 프로골프대회에선 15언더 안팎의 성적에서 우승자가 결정되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는 진정한 실력을 가려 한국 남자프로골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보자는 대회 취지 때문에 이뤄진 코스 세팅이었다.

미국에서 PGA 인기는 매우 높다. 주요 프로스포츠 중 하나로 미국인들은 매 주말이면 PGA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인다.

이에 따라 PGA에서 2승을 거둔 임성재는 최고의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다.

손태승 회장의 남자 프로골퍼 육성 의지가 향후 어떤 결실을 맺을지 골프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스경제 발행인>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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