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SSG랜더스필드 1루 관중석에서 응원을 펼치는 팬들 모습. /SSG 랜더스 제공
인천 SSG랜더스필드 1루 관중석에서 응원을 펼치는 팬들 모습. /SSG 랜더스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올 시즌 KBO리그는 지난달 28일 2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 2년간 무관중 경기까지 치렀던 프로야구는 올해 관중 100% 입장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14일 오전까지 265만5128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가장 많은 관중을 유치한 구단은 서울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 트윈스다. 홈 33경기에서 42만5918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그런데 평균 관중 1위는 LG가 아니다. LG와 함께 매년 100만명 안팎의 홈 관중을 불러들이는 두산도 아니다. 인천을 연고지로 한 SSG 랜더스가 올 시즌 평균 관중 1위를 달리고 있다. 30경기에서 총 40만3555명(2위)의 관중을 유치해 경기당 관중 수 1만3452명을 기록하고 있다.
 

SSG 랜더스 스타워즈 데이 행사 모습. /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 스타워즈 데이 행사 모습. /SSG 랜더스 제공

◆모기업 특성 잘 살린 SSG 구단

SSG가 올 시즌 평균 관중 1위를 달리는 건 단순히 호성적 때문만이 아니다. SSG 구단은 올해 모기업인 신세계그룹 계열사 및 관계사들과 연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쳤다. '웰컴 쓱닷컴 데이', '스타워즈 데이', '스쿨 데이', '플레이어스 데이' 등 각종 계열사, 관계사와 협업해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개최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또 구장 내 즐길 거리 강화를 통해 일명 SSG랜더스필드의 '핫 플레이스화'를 추구했다. 스타워즈 데이, 도그 데이 등 큰 행사를 열어 야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했다. 김재웅 SSG 마케팅팀장은 14일 본지와 통화에서 "로열티(Loyalty·충성심)가 강한 팬들과 달리 일반 고객들은 편의성과 실질적 혜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고려해 야구장에 온 팬들이 선물도 받고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 SSG랜더스필드 내 스타벅스 전경. /SSG 랜더스 제공
인천 SSG랜더스필드 내 스타벅스 전경. /SSG 랜더스 제공

신세계그룹 색깔을 입은 SSG랜더스필드는 '관중이 찾고 싶은 야구장'으로 진화했다. SSG랜더스필드 내에 입점한 스타벅스와 노브랜드 버거는 팬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스타벅스는 SSG랜더스필드 한정 메뉴를 출시하고, 좌석 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다. '가성비 햄버거'로 알려진 노브랜드 버거는 SSG 홈 경기 때마다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SSG랜더스필드에선 야구장 대표 먹거리 치킨보다 햄버거의 인기가 높다.

최근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찾은 SSG 팬 정예은(28) 씨는 "코로나19 이후 처음 야구장을 찾았는데 리뉴얼된 랜더스필드가 새로웠다"며 "노브랜드 버거나 스타벅스 음료와 함께 야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SSG랜더스필드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홈 구장이 더욱 관중 친화적으로 진화해서 앞으로 자주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SSG 랜더스 김광현이 팬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 김광현이 팬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팬서비스 기획하고 실행한 선수들

SSG 선수들도 관중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팀 내 최고 스타 김광현(34)이 앞장섰다. 그는 지난 3월 입단식에서 “팬 여러분 덕에 2년간 잊지 못할 큰 경험을 하고 왔다. 한없이 부족하지만 남은 기간 받은 사랑을 최대한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고, 그 말을 실천으로 옮겼다. 구단과 상의해 'KK 위닝 플랜' 이벤트를 기획했다. 그는 자비를 들여 승리를 거둘 때마다 팬들에게 선물을 아낌없이 쏘고 있다. 김광현이 승리 투수가 된 다음 날 선물이 공개되고, 다음 홈 경기 때 선착순으로 팬들에게 배포된다. 김광현은 구단이 기획하는 각종 이벤트 행사는 물론 홍보 콘텐츠와 디자인 제작에도 참여하며 '팬 퍼스트'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SSG 선수들은 지난달 3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홈 경기 시작 30분 전부터 워밍업 전까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프리 허그(FREE HUG) X, 프리 사인(FREE SIGN)! 사인을 해드립니다!' 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 이벤트는 선수들이 직접 낸 아이디어를 통해 시작됐다. SSG 관계자는 "선수들이 야구장을 찾아준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어서, 자발적으로 경기 시작 30분 전에 프렌들리존에서 팬들에게 사인해주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SSG 투수 오원석(21)은 "베테랑 선배들이 먼저 팬들께 사인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팬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며 "입단 후 코로나19 여파로 텅 빈 야구장에서만 경기했는데 올해 많은 팬들 앞에서 경기하면서 프로에 입단한 것을 실감하고 있다. 현장의 응원 분위기에 힘을 받는다. 앞으로도 팬 분들께 더 많은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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