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데이원자산운용 구단주 겸 스포츠 부문 총괄 대표이사. /데이원자산운용 제공
허재 데이원자산운용 구단주 겸 스포츠 부문 총괄 대표이사. /데이원자산운용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농구 신생팀 데이원자산운용을 향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제27기 제6차 임시총회를 열고 고양 오리온 농구단을 인수한 데이원스포츠의 신규 회원 가입을 승인했다. 5월 오리온 농구단과 양수도 계약을 맺은 데이원자산운용은 이날 마지막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공식적으로 프로농구의 새 식구가 됐다.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인 자산운용사 데이원자산운용은 원주 DB에 이어 금융사가 운영하는 2번째 남자 프로농구단이다. 연고지는 고양으로 유지하고, 기존 오리온 사무국 직원과 선수단은 전원 승계한다. '농구대통령' 허재(57) 전 농구대표팀 감독을 스포츠 부문 총괄 대표이사 겸 구단주로 임명했다. 단장으로는 TG 삼보(DB 전신) 선수 출신 정경호(52), 초대 사령탑으로는 지난 시즌까지 안양 KGC 인삼공사 감독을 지휘한 김승기(50) 감독을 선임했다.

데이원자산운용은 지난 5월 오리온 농구단 인수계약 체결을 발표하면서 “기존 방안이 아닌, 데이원자산운용사만의 새로운 방안으로 인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추후 본 계약을 할 때 구체적이며 혁신적인 운영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프로스포츠 구단이 단순 매매, 광고 수단에서 벗어나 선진화를 이루는 방안일 것이다"라고 공언했다. 한만욱 데이원자산운용 대표는 “앞으로 고양시만이 아닌 전 국민에게 사랑받도록 선진화된 새로운 방식으로 구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방안으로 K-스포츠계의 선진화를 도모할 것이다. 프로스포츠는 광고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산업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데이원자산운용은 모기업 지원금에 의존하는 기존 프로농구 구단 운영 방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한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공개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를 벤치마킹할 것을 보인다. 키움은 모기업 없이 네이밍 스폰서로 구단 살림을 꾸린다. 데이원자산운용은 약 70억 원에 이르는 연간 농구단 운영비를 히어로즈 구단처럼 네이밍 스폰서와 기타 사업 수익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데이원자산운용을 바라보는 농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프로농구에 새바람을 불어 넣을 것이란 기대감과 부실한 구단 운영을 우려하는 시선이 공존한다. 데이원자산운용의 구상이 현실화하면 국내 프로농구에도 자생력을 갖춘 구단이 탄생한다. 국내 스포츠 산업과 침체한 프로농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지만 열악한 국내 프로농구 환경과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데이원자산운용의 구상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9개 구단은 22일 총회에서 데이원자산운용 측 계획의 네이밍 스폰서 유치에 관련한 구체적 자료를 요구했다. 아울러 구단들은 운영이 어려워지거나 재정 확보가 여의찮을 때 방안도 데이원자산운용 측에 요구했다. 데이원자산운용이 24일 임시총회에서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해 승인이 이뤄졌다. 하지만 여전히 신생팀 데이원자산운용의 구단 운영 능력에 의문 부호를 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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