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영국 힙한 감성 담은 투명한 '글리프 인터페이스'
가성비 듀얼카메라…소니·삼성 5000만 화소 채택
마스크 장착 안면인식·지문인식 간편·유용해
블로트웨이 없는 낫싱 OS…앱 구동 속도 매우 빨라
폰원 국내 정출 미정…안정적 서비스 지원 한계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최근 전 세계 공식 출시된 영국의 힙한 감성을 담은 스마트폰 낫싱 '폰원' 블랙 색상을 대여해 사용해 봤다.

낫싱은 제2의 샤오미로 불리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원플러스' 공동창업가 칼 페이가 퇴사한 후 2020년 창업한 영국 스타트업으로 퀄컴 등이 총 2억달러(약 2600억원)를 투자해 관심을 모았던 기업이다. 더구나 칼 페이 최고경영자(CEO)는 출시 전부터 낫싱의 첫 스마트폰인 폰원이 아이폰을 대체할 것이라고 강조해 관심을 모았다. 갤럭시와 아이폰 브랜드로 양분된 스마트폰 시장에 폰원이 또 다른 선택지로 자리잡을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낫싱 '폰원'의 후면 글리프 인터페이스 모습. /사진=최정화 기자
낫싱 '폰원'의 후면 글리프 인터페이스 모습. /사진=최정화 기자

우선 개봉하자마자 눈길을 사로잡은 건 부품이 훤이 드러난 후면 투명 디자인이다.

후면의 947개 미니 발광다이오드(LED)와 안드로이드 낫싱 운영체제(OS)로 구현되는 글리프 인터페이스가 펼치는 빛의 향연은 매우 힙하게 느껴졌다. 낫싱이 제품 공개 전부터 그토록 강조했던 "스마트폰업계에 만연한 단조로운 디자인을 타파하고 투명함에 근간을 둔 새 디자인으로 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주장이 먹힌 셈이다.

낫싱은 감각적인 투명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일반 스마트폰과 다른 내부 설계 기법을 적용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제품 설계 과정 공수와 난이도가 상향됐을 것으로 보인다. 간결하고 감각적인 디자인 설계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은 다이슨에 14년간 근무했던 아담 베이츠가 디자인 리더로 참여해 완성됐다고 한다.

글리프 인터페이스는 발신자와 문자, 메일 등 알림을 각기 다른 LED 패턴으로 설정하면 LED 모양만으로 알림을 구분할 수 있다. 폰원을 뒤집어 놓으면 무음 모드로 전환돼 글리프 인터페이스가 활성화된다. 또 글리프 인터페이스는 플래시처럼 쓸 수도 있다. 특히 야간 촬영 시 조명으로 활용할 수 있어 유용했다.

전면과 후면 소재는 기존 유리보다 내구성을 2배 더 강화한 고릴라 글래스5가 쓰였다. 측면엔 100% 재생 알루미늄 소재가 사용돼 사이즈에 비해 가벼웠다. 사이즈는 6.55인치 120Hz 주사율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탑재해 아이폰13 프로맥스와 흡사했다. 

칼 페이가 이날 키노트에서 말한 대로 낫싱 OS는 확실히 기존 스마트폰에 비해 반응속도가 빨랐다.

요즘 각종 IT기기에 자동으로 깔린 블로트웨이(쓸모없는 기능으로 메모리를 차지하는 소프트웨어)가 소비자 불만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낫싱 OS엔 블로트웨이가 없어 OS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실제로 불필요한 앱은 찾아볼 수 없었고, 속도감이 느껴질 정도로 앱 가동 수준이 빨랐다. 특히 자주 사용하는 앱은 빨리 실행된다고 한다.

낫싱 '폰원'으로 촬영한 야간모드(우측) . /사진=최정화 기자
낫싱 '폰원'으로 촬영한 야간모드(우측) . /사진=최정화 기자

카메라는 듀얼렌즈가 배치됐지만 일상에서 사용하기에 충분했다.

메인렌즈는 후면 하단에 위치한 소니 IMX766, 일반 렌즈는 후면 상단에 자리한 삼성 아이소셀 JN1 렌즈로 둘 다 5000만 화소까지 지원하며 초광각, 광각, 2배줌 등 3가지 화각으로 촬영이 가능했다. 고화소 렌즈를 차용해 광학 2배줌 촬영 후 확대해도 선예도(피사체 윤곽)는 육안상 크게 어긋나지 않았지만 접사에선 선예도가 좀 떨어지는 부분이 확인된다. 디지털 줌은 20배까지 가능하고 OIS(광학손떨림방지)가 탑재돼 있다. 기본촬영은 1200만 화소로 설정됐으며 촬영 시 5000만 화소로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이 경우 2배줌은 해제된다. 셔터음은 소리나지 않게 설정할 수 있다. 전면 카메라는 1600만 화소이며 좌측 상단에 펀치홀 디자인으로 탑재됐다. 아이폰과 같은 M자 노치가 아닌 점은 다행으로 여겨진다.

야간모드로 촬영할 때는 5초 정도 정지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빛 번짐 현상은 잡았지만 양사 스마트폰에 비해 정교함은 좀 부족해 보였다. 동영상은 4K 60FPS 촬영이 가능하나 역시 끊김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60만원대 중저가 가격을 감안했을 때 카메라 성능은 가성비 측면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배터리 공유 사용(역충전) 중인 낫싱 '폰원'. /사진=최정화 기자
배터리 공유 사용(역충전) 중인 낫싱 '폰원'. /사진=최정화 기자

배터리 구동시간은 스펙상 최대 18시간이라고 되어 있는데 풀충전하는데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고 게임이나 영상을 수시로 가동하지 않을 경우 3일까지도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무선충전과 고속충전, 배터리 공유 사용(역충전)이 가능하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퀄컴 스냅드래곤 778G+ 칩셋을 탑재했다. 갤럭시 A73, A52S 등 중가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AP다. 마스크를 써도 인식이 가능한 얼굴 인식 잠금 기능이 탁월했다. 인식 절차가 아이폰에 비해 너무 간단해 의심스러웠지만 별 이상없이 잘 구동됐다. 지문인식도 매우 빠르게 반응했다. 방수방진 등급은 생활 방수 가능한 IP53를 탑재했는데 완수 방수·방진이 아니라 다소 아쉬웠다.

낫싱 폰원은 이달 21일부터 영국, 유럽, 일본 등 40여개국에 정식 출시했지만 한국 출시에 대해선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공식 출시국이 아닐 경우 직구를 통해 구입 가능한데, 쿠팡이 낫싱과 정식 계약해 제품을 직수입하기로 했다. 현지 쿠팡 법인이 낫싱으로부터 직접 제품을 공급받아 4일 이내에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 색상은 화이트와 블랙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8기가바이트(GB)·12GB 램과 128GB·256GB 저장용량에 따라 62만9000원부터 72만9000원으로 선택할 수 있다.

다만 낫싱은 국내 공식 출시국이 아니기 때문에 삼성전자나 애플과 같은 안정적인 서비스 지원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낫싱 측에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3년과 보안 업데이트 4년 지원을 포함해 낫싱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한국어 서비스 지원을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명확하게 정해진 바가 없어 낫싱 폰원을 선택한 국내 소비자에게 한계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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