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한스경제 송진현] 시중은행을 핵심 자회사로 둔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시가 총액을 살펴보자.

KB금융 21조, 신한지주 18조, 하나금융 11조, 우리금융 8조9000억원 등이다. 이들 금융지주사들은 연간 수조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는 상태다.

이에 비해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시가총액을 이해하기 힘든 은행이 있다. 인터넷 기반 은행인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00억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시가총액은 무려 15조에 이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보다 높고 신한지주에 근접한 수준이다.

왜 이같은 상황이 벌어졌을까?

사람들의 삶이 모바일을 비롯한 인터넷 환경에서 주로 이뤄지다보니 카카오뱅크의 높은 성장성이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의 최대 경쟁자는 10여년전부터 핀테크(Financial+Technology) 기업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핀테크 기업의 결제 서비스와 대출 등의 영업이 갈수록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가령 네이버의 금융산업을 대표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은 10여만 중소상인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업은 이들 고객을 상대로 대출상품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도 은행들의 경쟁사로 떠오른 셈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018년 12월 CEO에 취임한 이후 무엇보다 디지털 금융에 온갖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손 회장은 44세에 우리은행 최연소 전략기획부장이 되었을 정도로 탁월한 기획가이다. 그는 현재의 시대 흐름에 비춰 디지털 금융분야가 향후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여기에 올인해온 것이다. 디지털화는 이제 금융사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보고 직접 디지털 혁신 작업을 총괄 지휘하고 있기도 하다.

디지털 기반의 종합 금융그룹울 일궈내겠다는 것이 그의 청사진이다.

손 회장은 그동안 인사와 예산 등에서 디지털 부문에 파격적인 지원을 해왔다. 은행들의 오랜 관행을 깨고 외부 IT 전문가를 과감히 영입한 것도 그의 디지털 혁신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성과도 나고 있다.

우리은행의 모바일 뱅킹 앱인 ‘우리WON뱅킹’ 월 이용자수는 최근 600만명을 넘어섰다. 6월말 기준 622만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지난해 말(564만명) 대비 58만명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1000만명 목표달성도 머지않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우리은행도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법인 설립 후 매년 당기순이익은 83%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손태승 회장의 디지털 플랫폼 기반 경영이 향후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다.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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