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장민재.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장민재. /연합뉴스

[잠실=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고춧가루 부대'의 계절이 돌아왔다. 한화 이글스가 선두 추격으로 갈 길 바쁜 2위 LG 트윈스에 고춧가루를 뿌렸다.

한화는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LG와 원정 경기에서 5-1로 이겼다.

전날 패배를 설욕한 한화는 시즌 43승 2무 85패를 기록했다. LG는 77승 2무 47패가 됐다.

한화 선발 장민재가 호투로 팀 승리에 발판을 놨다. 이날 그는 5이닝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 수는 104개. 최고 시속 141km가지 나온 속구(47개)를 바탕으로 포크볼(46개), 커브(6개), 슬라이더(4개), 투심 패스트볼(1개) 등을 섞어 던지며 다양한 패턴으로 LG 타자들을 상대했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뛰어난 제구와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LG 강타선을 잘 막아냈다. 시즌 6승(8패)째를 올렸다. 1승만 추가하면 개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운다.

장민재는 1회 2사 후 김현수와 채은성에게 안타를 허용해 1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오지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이닝을 끝냈다. 2회에는 선두 타자 문보경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삼진 2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막았다. 3회에는 1사 후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채은성과 오지환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에도 1사 후 볼넷을 허용했으나 로벨 가르시와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유강남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5회에는 1사 후 홍창기에게 안타, 김현수에게 희생 번트를 내줬으나 LG 4번 타자 채은성을 투수 땅볼로 요리했다.

한화 타선은 5회에만 4점을 뽑고 승기를 잡았다. 장운호와 이성곤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2루에서 노시환이 LG 선발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 좌전 안타를 터뜨려 선제점을 올렸다. 한화는 이어진 득점 기회에서 하주석의 우중간 적시타, 상대 투수 켈리의 야수 선택, 김태연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를 묶어 5-0까지 달아났다.

기세를 탄 한화는 6회 초 1사 1,3루에서 이성곤의 1타점 희생플라이로 쐐기를 박았다.

한화 타선은 이날 장단 11안타를 터뜨렸다. 노시환(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장운호(4타수 3안타 1득점), 김인환(4타수 2안타)가 멀티 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를 달성했다.

6회부터 가동된 필승계투조 정우람(0.2이닝 1실점 1자책)~윤산흠(0.1이닝 무실점)~김범수(1이닝 무실점)~박상원(1이닝 무실점)~강재민(1이닝 무실점)은 남은 4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한화는 시즌 막판 '고춧가루 부대'로 변신했다. 최근 10경기에서 6승 4패, 5경기에서 4승 1패를 올렸다. 특히 14일 KT 위즈, 15~16일 KIA, 이날 LG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 중인 팀들에 일격을 가했다.

경기 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선발 투수 장민재가 리그 최강타선을 상대로 위기 상황을 잘 이겨내며 무실점으로 막아준 게 무엇보다 컸다, 타자들은 상대 에이스를 상대로 찬스에서 집중력을 보여줬다. 상대 전적에서 뒤진 팀들을 상대로 최근 팀이 매우 잘 싸워주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장민재는 "LG에 강타자들이 많아서 실투를 줄이려고 어렵게 가다 보니 경기 초반 투구 수가 많아졌다. 3회부터는 포수 허관화와 공격적으로 승부하자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정)우람이 형이 복귀하면서 팀 분위기가 달라졌다. 우람이 형이 미팅 때 여러 조언을 해주는 게 후배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한화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더라도 멋있게 지는 팀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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