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까다로운 국제 축구대회 개최 규정
국내 축구 인프라 개선 효과도 존재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FA 제공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F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경제 효과가 1678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유치에 성공할 경우 경기가 개최될 곳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960년 제2회 대회(우승) 이후 53년 만의 아시안컵 개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달 개최 후보 도시 10곳을 선정했다. 수도권은 인천, 수원, 화성, 고양, 서울, 비수도권은 천안, 대전, 광주, 대구, 부산이다. 경기 개최 시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클 수 있어 후보 도시 선정은 상당히 예민한 부분이었다. ‘축구 도시’라 불리는 전주가 의외로 제외됐고, 강원도와 제주도 빠졌는데 그 이유가 눈길을 끈다.

◆ 까다로운 국제 축구대회 개최 규정

프로축구 K리그1(1부) 명문 구단 전북 현대의 연고지인 전주시가 아시안컵 개최 후보 도시에서 제외된 건 비슷한 기간 또 다른 국제 체육 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전주는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 대회 개최로 인해 후보 도시 선정 과정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 대회는 내년 5월 전북 14개 시·군에서 열린다. 이 대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인하는 국제 생활체육 종합대회다. 올림픽, 월드컵 못지 않은 체육인들의 세계 축제인 것이다. 2023 아시안컵이 한국에서 개최될 경우 시기가 6월이 되기 때문에 전주에서는 아시안컵 축구 경기를 볼 수 없게 됐다.

축구협회는 대회의 전국적인 흥행을 고려해 강원도와 제주도에서 경기를 개최할 것도 고려했지만,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당초 강릉종합운동장을 후보군으로 고려했지만, 국제 축구장 규격(105mx68m)을 충족시키지 못해 후보지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강릉종합운동장의 규모는 '103mx68m'이다.

제주를 두곤 “대형 중계 차량이 제주도에 들어가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비용적인 한계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회가 제주도 한 곳에서 열린다면 고려해 볼만 하지만, 일부 경기가 열리는데 그만한 비용과 수고를 들이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판단이다.

물론 그 외에도 국제 축구대회 개최 시 준수해야 할 규정들은 많다. 국제공항에서 거리로 150km 이내, 이동 시간으로 2시간 이내인 곳에서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 AFC는 아시안컵 한 달 전부터 경기장 내 상업시설 운영을 금지하는데 이 부분에서 특히 걸림돌이 많은 경기장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 1층에는 상업시설들이 많다. 아울러 경기장 조명시설의 조도는 2500룩스(국내 평균 1200룩스)로 높여야 한다.

아시안컵 유치 비드 엠블럼. /KFA 제공
아시안컵 유치 비드 엠블럼. /KFA 제공

◆ 국내 축구 인프라 개선 효과도 존재

호주가 포기하면서 한국은 카타르, 인도네시아와 대회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개최지는 다음 달 1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AFC 집행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축구협회 등은 한국이 유치에 성공할 경우 국내에서 또 한번의 ‘축구 붐’이 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격의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 수비의 김민재(26·나폴리)가 포진한 한국은 분명 아시아 축구 정상에 도전할 만한 전력이다.

최근 가장 흥행했던 대회로는 2015년 1월 열린 제16회 호주 아시안컵이 꼽힌다. 당시 한국은 5승 1패로 준우승을 거뒀다. 축구 관계자들은 당시 대회를 성적과 흥행 측면에서 가장 존재감이 컸던 대회로 기억한다.

손흥민, 김민재를 비롯해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 황희찬(26·울버햄턴 원더러스) 등 해외파들이 총출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아시안컵에선 3번째 우승도 기대해 볼만하다. 한국은 그동안 아시안컵에서 2차례(1956·1960년) 우승을 거머쥐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한국이 유치에 성공한다면 저희로선 일단 대표팀이 11월 카타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그 열기를 아시안컵으로 이어가는 게 가장 좋은 흐름이다”라며 “2017년 국내에서 열렸던 20세 이하(U-20) 월드컵 때 전주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한 여러 경기장들에 개보수가 진행됐다. 아시안컵의 국내 개최는 기존 축구 인프라가 새롭게 단장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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