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은 빅스텝 후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 연 4% 중반
5% 정기예금 상품도…예금금리 인상 연속은 부담
한국은행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을 밟으며 5%대의 정기예금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이 늘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을 밟으며 5%대의 정기예금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이 늘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한국은행(한은)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 인상하며 은행권도 수신 금리 인상에 나섰다. 저축은행 업권은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가 4%를 넘은 가운데 5%대 정기예금도 등장했다. 이에 금리 인상기를 맞아 예금 금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7일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연 3.99%였으나 11일에는 4.05%를 기록하며 4%를 넘어섰다. 이후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함에 따라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14일, 평균 연 4.42%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은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저축은행 예금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추세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4%에 도달한 것은 2012년 8월 이후 10여년 만이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5%대 정기에금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HB저축은행의 회전정기예금, 스마트회전정기예금, e-회전정기예금 등이 1년 만기 연 5.50%의 금리를 제공하며 업권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정기예금 금리를 기록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약 50개가 넘는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이 5%대의 금리를 제공 중이다. 또한 5% 수준에 근접한 4% 후반대 정기예금 상품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연내 5%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부 저축은행들은 5%대 정기예금을 선보이며 발빠르게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이다.

지난 7월 출시된 우리은행의 '우리WON플러스예금'은 현재 1년 만기시 연 4.52%를 제공하며 고금리 상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출시 4개월 만에 우리WON플러스예금의 잔액은 11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 첫 출시 때인 7월 말과 비교했을 때 10배 정도가 증가했다.

또한 우리은행은 최근 비대면 전용 '우리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연 3.80%에서 4.80%로 1.00%p 인상해 고금리 예금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4%대 정기예금 금리를 제공 중에 있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은행 업권의 전반적인 예금 금리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저축은행이 향후에도 예금 금리 인상을 계속해서 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지난해부터 법정 대출 최고 금리가 24%에서 20%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주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 영업을 하는 저축은행은 대출 금리가 높은 만큼 예금 금리도 시중은행보다 높게 제공했다. 이를 통해 생기는 예대 마진이 저축은행의 주요 수익이다.

하지만 법정 최고 금리가 줄어들은 가운데 기준금리의 인상으로 예금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자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업권 관계자는 "대출 총량 규제도 있어서 현재 영업 확대를 위한 다른 방안을 모색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일부 저축은행들은 금리 인상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업권 관계자는 "당분간 예금 금리 인상에 대한 계획은 없으나 시중은행과 업권의 금리 인상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추가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예금 금리를 무조건적으로 금리를 높인다면 분명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라며 "따라서 수신 채널 다변화를 위해 수신 만기 고객들이 많이 있는 달 특판 상품을 판매하거나 퇴직연금과 ISA를 활용해 수신고를 확보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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