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추신수와 김강민,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왼쪽부터). /SSG, 삼성 제공
SSG 랜더스 추신수와 김강민,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왼쪽부터). /SSG, 삼성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가 출범한 해에 태어난 1982년생 선수들은 ‘황금세대’로 꼽힌다. 2000년 캐나다 애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등을 이끌며 한국야구 전성기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이들도 세월의 무게를 거스를 순 없었다. 2020시즌을 마치고 김태균, 정근우 등이 은퇴를 선언했다. 1982년생 대표 주자인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도 2022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제 현역으로 뛰는 1982년생은 추신수, 김강민(이상 SSG 랜더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등 단 3명만 남게 됐다. 세월을 거스르는 셋은 여전히 팀의 중심 선수로 존재감을 뽐내며 황금세대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SSG는 “추신수와 연봉 17억 원에 재계약했다”고 5일 발표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16년을 뛰고서 지난해 SS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추신수는 2년 연속 연봉 27억 원을 받았다. 2022시즌을 마친 뒤 현역 연장을 선택한 그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KBO리그 샐러리캡(연봉 총상한제)을 고려해 구단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연봉 대폭 삭감을 받아들였다.

지난 시즌 후 팔꿈치를 수술한 추신수는 불혹의 나이에도 힘든 재활을 이겨내고 제 몫을 했다. 정규시즌에서 타율 0.259(409타수 106안타), 16홈런, 58타점, 77득점, 15도루를 기록했다. 타율은 높지 않지만, 출루율 0.382, 장타율 0.430, OPS 0.812를 올리며 SSG의 공격 첨병 구실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0, 출루율 0.414로 활약하며 SSG의 통합 우승에 이바지했다.

올해 프로 데뷔 18년 만에 첫 우승을 맛본 그는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도 있던데 올해 박수 받을 만한 건 없었다. (우승 반지를 끼울 수 있는) 손가락은 10개인데 아직 9개가 남았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추신수는 2023시즌에도 SSG의 리드오프로 공격 활로를 뚫는 돌격대장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2001년 2차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SK 와이번스(SSG 전신)에 입단한 김강민은 내년에 프로 23년 차가 된다.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외야수 그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8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3, 5홈런, 18타점, 출루율 0.375, 장타율 0.449를 찍었다. 수비에서도 WAA(평균 대비 승리 기여도) 0.334를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김강민이 8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2시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MVP상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김강민이 8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2시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MVP상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큰 무대에서 더 빛났다.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9회말 대타로 등장해 동점 솔로 홈런을 치더니, 3차전에서는 2-1로 앞선 9회초 1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만들었다. 7일 5차전에서는 끝내기 역전 홈런을 쳐 영웅이 됐다. KS 5경기에서 6타수 3안타 2홈런 5타점을 기록해 역대 최고령 KS MVP를 거머쥐었다.

김강민은 은퇴 시점을 정해 놓지 않았다. "몸이 허락하는 순간까지 야구를 할 생각이다. 버틸 수 있도록 몸 관리를 잘해야겠다"면서 "내년에도 후배들과 같이 재미있게 한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힘줬다.

1982년생 투수 중 가장 화려한 이력을 남긴 오승환 역시 내년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프로야구 역대 최고 마무리 투수로 꼽히는 그는 올해도 삼성의 뒷문을 지켰다. 57경기에 출전해 6승 2패 2홀드 31세이브 평균자책점 3.32를 올렸다. 

KBO리그 세이브 관련 역사를 써온 오승환의 기록 제조는 내년에도 계속된다. 올해까지 통산 370세이브를 기록해 KBO리그 최초 400세이브까지 30개만 남겨두고 있다.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 달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뛰면서 80세이브를 올렸고, MLB로 건너가 42세이브를 달성했다. 앞으로 15세이브만 더 올리면 500세이브 금자탑을 세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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