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동식 침수조, 전기차 하부 감싸 배터리에 공기유입 막고 열폭주 차단
9일 오후 10시 25분쯤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차량이 전소됐다. /세종소방본부 제공
9일 오후 10시 25분쯤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차량이 전소됐다. /세종소방본부 제공

[한스경제=김정환 기자] 최근 테슬라 전기차에서 화재가 잇달아 발생한 가운데 '이동식 침수조'가 화재 진압에 큰 효과를 내 국민들의 이목이 쏠린다. 

11일 소방당국은 일주일간 서울 인근에서 테슬라 전기차 화재 사고만 2건이 일어났다고 알렸다. 7일 오후 5시쯤 서울 성동구에 있는 테슬라 서비스센터에 주차돼 있던 테슬라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인력 6명, 차량 27대가 투입돼 약 3시간 만에 완전 진압했다. 일반 내연기관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완진까지 통상 약 50분이 소요된다. 전기차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전기차 화재가 일반 승용차보다 화재 진압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주된 발화점인 배터리가 차량의 앞뒤 좌석 아래 등 주로 차량의 하부에 위치하고, 보호하는 케이스까지 있어 소화약제를 정확하게 투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기차 화재 진압을 위해서는 일반 내연차보다 약 100배 이상의 물과 7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전기차의 수요만큼 관련 인프라가 완전히 축적되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전기차 화재가 일반 내연차 화재보다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지만, 불의 확산 속도가 빠르고 진압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점은 여전히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을 키운다. 

9일 오후 10시 25분쯤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이동식 침수주를 활용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세종소방본부 제공
9일 오후 10시 25분쯤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이동식 침수주를 활용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세종소방본부 제공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방당국이 이동식 침수조를 이용해 보다 효과적으로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고 있다. 9일 오후 10시 25분쯤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도 불이 나 차량이 전소됐다. 소방당국은 장비 17대, 인원 50명을 투입해 진압 과정에서 이동식 침수조를 활용해 1시간 18분 만에 진화 작업을 완료했다. 

지난해 제주에서도 이동식 침수조가 화재 현장에 투입돼 효과를 톡톡히 냈다. 제주자치도 소방안전본부는 "2022년 12월 15일 오전 9시 15분쯤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현장 투입된 소방대원들이 이동식 침수조를 활용해 2시간여 만에 진압했다"고 알렸다. 앞서 같은해 8월 서귀포시 토평동의 한 주택가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발생 사고 때에는 진화에 4시간 가량이 소요됐다. 

이동식 침수조가 전기차 화재 진압에 효과적인 이유는 수조 속 물이 차량의 하부를 전체적으로 감싸 화재의 주된 발화점인 배터리의 온도를 낮추기 때문이다. 1000도까지 치솟는열폭주 현상을 차단하고 공기가 유입되는 것을 막아준다. 화재 진압에 드는 시간을 단축하고, 불길 번짐 등의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다만, 이동식 침수조를 활용한 화재 진압 방식이 전국 지차에 고르게 분포돼 있지 않은 점과 전기차 화재 대응 메뉴얼과 관련 인프라가 여전히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와 소방당국의 대책 개선이 시급하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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