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와 아이앱 스튜디오의 협약식 모습. /KIA 구단 제공
KIA 타이거즈와 아이앱 스튜디오의 협약식 모습. /KIA 구단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스포츠 스폰서십(Sponsorship)에는 메인 스폰서십, 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명명권), 킷 스폰서십(Kit sponsorship)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중 킷 스폰서십은 패션 업체가 스포츠 팀의 유니폼과 기타 의류, 용품을 제작하는 것을 일컫는다. 프로 스포츠 팀들은 의류 업체들과 킷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유니폼 등 의류와 용품을 지원 받는다. 의류 업체들은 프로 스포츠 팀들을 후원하며 홍보마케팅 효과를 노린다. 스포츠 경기가 나올 때마다 로고가 노출되는 데다, 프로 선수들이 선택한 브랜드로 신뢰도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2023시즌을 앞두고 킷 스폰서를 교체했다. 젊은층 사이에서 핫한 아이앱 스튜디오(IAB STUDIO)와 킷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

KIA는 지난달 3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장정석(50) 단장과 신동민 아이앱 스튜디오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후원 협약식을 개최했다. 아이앱 스튜디오는 올 시즌 KIA 선수들이 필드에서 입는 유니폼과 점퍼, 후디, 풀오버, 모자, 가방 등 약 10억6000만 원 상당의 의류와 야구용품을 지원한다.

아이앱 스튜디오가 KIA의 킷 스폰서를 맡는다는 소식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인기 브랜드 아이앱 스튜디오가 프로 스포츠 팀 의류와 용품을 제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앱 스튜디오는 ‘빈지노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미술 학도였던 래퍼 빈지노가 친구들과 함께 2013년 설립한 디자인 스튜디오로 사실상 패션 브랜드다. 10~30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선호도가 높다. 특유의 감성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아이앱 스튜디오가 출시한 상품은 판매 시작과 동시에 품절되기 일쑤다. 아이앱 스튜디오 제품은 리셀(Resell·되팔기) 시장에서 인기 품목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 /KIA 구단 인스타그램 캡처
. /KIA 구단 인스타그램 캡처

KIA 구단은 지난해까지 외부 업체에 상품화 사업을 맡겼지만, 올해부터 직영 체제로 전환했다. 젊은 팬들의 니즈를 충족하는 상품들을 개발하고, 제작하기 위해 아이앱 스튜디오와 머리를 맞댈 참이다. KIA 마케팅팀 관계자는 1일 본지와 통화에서 “2년 전부터 아이앱 스튜디오에 관심이 있었다. 아이앱 스튜디오의 세련된 디자인 감성을 좋게 봤다”며 “올해 아이앱 스튜디오에서 제안을 해줘서 킷 스폰서 계약을 맺게 됐다. 다른 종목 팀들의 제안도 많이 받았는데 우리 팀이 프로야구 최고 명문 구단이고 인기 구단이어서 선택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앱 스튜디오는 MZ세대에게 인기 브랜드다. 신규 팬 유입과 야구에 대한 10~20대 젊은 팬층의 유입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아이앱 스튜디오와 협업이 젊은 팬들 마음을 잡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아이앱 스튜디오는 KIA 선수단 의류와 용품을 디자인할 예정이다. KIA 관계자는 “유니폼은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다. 아이앱 스튜디오의 감성을 담은 다양한 ‘얼트(ALT·Alternate·대안) 유니폼 출시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앱 스튜디오는 그동안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며 인지도를 높여왔다. 카카오프렌즈, 게스, JTBC, 리그 오브 레전드, 현대모비스, 요넥스, 샘소나이트, 뉴에라 등과 다양한 한정판 콜라보 상품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KIA도 아이앱 스튜디오와 다양한 협업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야구팬들은 벌써 아이앱 스튜디오가 어떤 의류와 굿즈를 내놓을지 관심이 크다. KIA 관계자는 “선수들이 착용하는 어센틱 상품뿐만 아니라 일반 굿즈도 출시할 계획이다. 한정판 발매도 고려하고 있지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굿즈를 소량 생산하진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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