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혜화문부터 흥인지문까지 서울 전경 한눈에
낙산공원과 서울 전경 / 이수현 기자 
낙산공원과 서울 전경 / 이수현 기자 

[낙산성곽길(서울 종로구)=한스경제 이수현 기자] 세계의 대도시는 독특한 휴식처가 곳곳에 자리했다. 뉴욕 센트럴파크가 그렇고 파리 몽마트르 언덕도 같다.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만큼 그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함께 설치됐고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도시의 상징 중 하나가 됐다.

서울의 역사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서울성곽길도 다른 시설에 뒤지지 않는다. 조선시대 한양도성이 완공된 후 성곽은 수도를 지키는 든든한 문지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성곽길이 마련돼 서울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시민들의 쉼터가 됐다.

서울을 두르고 있는 성곽길 중 가장 무난한 길은 낙산성곽길이다. 혜화문부터 흥인지문까지 가는 이 코스는 내내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하지만 코스가 쉽다고 그 풍경이 다른 길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코스를 걸으며 감상하는 서울의 노을은 놓치면 아쉽다.

성곽길을 안내하는 표지판 / 이수현 기자
성곽길을 안내하는 표지판 / 이수현 기자

길의 시작은 한양도성의 동북쪽 문인 혜화문이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3분이면 닿는 문은 한때 폐쇄됐던 숙정문 대신 서울의 북문 역할을 했다. 성문 앞에는 낙산성곽길 안내 표지판이 설치돼 처음 오는 이들도 쉽게 성곽길을 찾아갈 수 있다.

횡단보도를 지나 본격적으로 성곽길을 오른다. 길을 걷는 오른쪽에는 높은 성곽이 우뚝 서있고 그 왼쪽에는 한성대학교를 비롯해 현대적인 서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길의 중심이 되는 낙산은 생긴 모양이 낙타 등처럼 생겨 낙타산 혹은 타락산으로 불렸다고 한다. 해발 124m로 동네 뒷산만큼 무난하기 때문에 코스는 일부 오르막길을 제외하면 산책하듯 가볍게 걷는다.

낙산성곽길 오르막길 / 이수현 기자
낙산성곽길 오르막길 / 이수현 기자

성곽을 유심히 살펴보면 그 색과 형태가 다양하다. 그 이유는 같은 성곽이라도 축성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태조 때 처음 세워진 성벽은 세종 시기 재정비를 거쳤고 숙종과 순조 시기 일부 구간을 새로 세웠다. 이에 성곽은 그 높이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갖출 수 있었고 길을 걸으면서 그 변화를 직접 체감할 수 있다.

낙산 정상에 오르면 코스의 하이라이트 낙산공원에 닿는다. 공원 내부에는 여러 운동기구가 있어 동네 마실을 나온 어르신들이 몸을 푼다. 그리고 연인들은 사방에 펼쳐진 서울 풍경을 즐기면서 데이트를 즐긴다.

낙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노을 / 이수현 기자
낙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노을 / 이수현 기자

공원은 아무때나 방문해도 아름다운 서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지만 해가 지기 직전 방문하면 가장 좋다. 서서히 해가 지면서 점차 빨갛게 서울 도심이 점차 빨갛게 물든다. 이 풍경을 바라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낙산공원을 찾고 마치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처럼 연인 혹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조명이 커진 낙산성곽길 / 이수현 기자
조명이 커진 낙산성곽길 / 이수현 기자

늦은 오후 낙산성곽길을 걸을 때 장점은 또 있다. 해가 완전히 지면 성곽길은 밝은 조명이 들어온다. 이전과 다른 성곽길의 모습은 색다른 느낌을 주고 성곽길을 걷는 재미를 더한다. 낙산공원에서 흥인지문으로 간다면 그 중간에 이화벽화마을이 있으니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

낙산성곽길에서 바라본 흥인지문 / 이수현 기자
낙산성곽길에서 바라본 흥인지문 / 이수현 기자

성곽길을 느끼며 산을 내려오면 다시 서울 도심이 눈에 들어온다. 낙산성곽길의 종착점이자 장충체육관까지 이어지는 흥인지문 구간의 출발점인 흥인지문은 언제나 북새통을 이룬다.

서울의 동문인 흥인지문의 바로 뒤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있어 마치 미래도시 같은 느낌을 받는다. 과거의 흔적이 남은 낙산성곽길을 걸은 후 DDP를 바라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다녀온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느낌이 새롭다.

낙산성곽길 뿐 아니라 서울시내에는 여러 성곽길이 설치됐다. 총 6개 구간으로 나눈 성곽길은 그 길마다 난이도가 다르고 소요 시간도 천차만별이다. 이에 길을 걷기 전 코스에 대해 간단하게 공부한다면 더 큰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낙산성곽길 사이 좁은 문 / 이수현 기자
낙산성곽길 사이 좁은 문 / 이수현 기자

높은 성곽을 따라 걷기 때문에 길을 잃을 염려는 덜어도 된다. 하지만 초행길이 무섭다면 해설을 들어며 길을 나서는 것을 추천한다. 해설프로그램은 종로구와 중구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서울시 문화관광해설사가 동행하는 프로그램 등 다양하다. 자신의 취향에 맞춰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이전에 미처 몰랐던 서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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