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말라리아 환자 수, 우리나라가 한·중·일 중 1위
DMZ 인근 산림 하천에서도 말라리아 유충 발견
서울대 여선주 교수팀, 고양·김포 등 DMZ 인근 지역 탐사 결과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선임기자] 국내에서 말라리아를 근절하려면 주요 매개체인 얼룩날개모기를 없애기 위해선 방제작업의 범위를 DMZ(비무장지대)의 깊은 산림 하천까지 넓힐 필요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얼룩날개모기/제공=질병관리청
얼룩날개모기/제공=질병관리청

말라리아 환자 수에 관한 한 우리나라가 한국·중국·일본 동북아 3개국 중 1위다.

28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대학 의과학과 여선주 교수팀이 2022년 5∼9월 비무장지대(DMZ) 인근 고양시 3개 마을, 김포시 2개 마을에서 얼룩날개모기 번식지를 탐사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

조사 결과, 말라리아를 옮기는 얼룩날개모기 유충의 새로운 번식지가 DMZ 인근 숲 개울에서도 발견됐다. 깊은 산림지대(인간 거주지에서 100m 이내)와 산림 하천에서도 말라리아 유충의 존재가 확인된 것이다.

여 교수팀은 “국내 말라리아 매개체 근절을 위해 DMZ 내 전 산림지역에 대한 방제가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말라리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모기 매개성 질환이다. 얼룩날개모기는 삼일열원충을 전파하는 매개체다.

코로나19로 인해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노력이 중단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말라리아 환자와 사망자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말라리아 환자 수는 코로나19 범유행 기간인 2021년 274명 이하로 감소했다. 2022년엔 말라리아 토착 사례가 388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말라리아 환자 발생률이 가장 높은 시도는 DMZ 인근 경기도다. 2022년 경기도 인구 10만명당 말라리아 발생률이 2명 이상이었다.

현재 말라리아에 관한 한 한·중·일 동북아 3국 중 우리나라가 가장 환자 수가 많다. 1940년대에 연간 3000만건의 말라리아 발병 사례가 있었던 중국은 2021년 6월 30일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말라리아 퇴치 인증’(malaria-free certification)을 받았다.

일본의 말라리아 발생률은 2017년 말라리아 제로 2030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매년 20건 이하로 급격히 감소했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에선 범정부적인 말라리아 퇴치 노력의 결과 말라리아 환자 수가 많이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해외 발생 건수를 포함해 환자 수 400명 이상을 유지하면서 여전히 풍토병으로 남아 있다. 질병관리청도 2024년 WHO의 ‘말라리아 퇴치 인증’을 받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 연구결과(‘먼 산림 하천으로의 번식지 상향 이동과 국내 얼룩날개모기의 공간적 분포, 2022’)는 ‘리서치 스퀘어’(Research Square) 최근호에 실렸다.

한편 열대지역 풍토병 가운데 하나인 ‘말라리아’는 암컷 아노펠레스모기를 통해서 전염되는 질병이다. 모기가 옮기는 질병 가운데 가장 무서운 축에 속한다.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원충은 단세포 기생충의 일종으로 숙주의 혈액세포를 파괴함으로써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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