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선수들. /KOVO 제공
흥국생명 선수들. /KOVO 제공

[인천=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여자배구 흥국생명이 통합 우승을 향해 산뜻한 첫걸음을 뗐다. 

흥국생명은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도로공사에 세트 스코어 3-0(27-25, 25-12, 23-25, 25-18)으로 이겼다.

5판3승제로 열리는 챔프전에서 가장 중요한 1차전을 가져온 흥국생명은 우승 확률 56.25%(16차례 중 9번)를 잡았다.

반면 플레이어오프에서 현대건설을 2연승으로 누르고 챔프전에 오른 도로공사는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흥국생명에선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2점을 몰아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도 26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김연경을 막기 위해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선 도로공사 주포 캣벨은 20득점에 그쳤다.

경기 전 만난 양팀 감독은 ‘기선제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도로공사는 계속 경기를 했기 때문에 우리보다 경기력이 좋을 수 있다.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이는 게 중요하다. 강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도 “상대가 긴 기간 경기를 안 했기 때문에 우리가 경기 초반에 분위기를 가져와야 한다. 높이가 있는 캣벨을 아포짓 스파이커로 기용해 김연경의 공격을 차단할 예정이다. 문정원은 리시브를 잘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1세트부터 혈투가 벌어졌다. 세트 후반까지 역전과 재역전이 반복되는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흥국생명은 23-22에서 옐레나의 퀵오픈 공격으로 세트를 끝낼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박정아에게 오픈 공격으로 점수를 내줬고, 옐레나가 범실을 범하는 바람에 듀스를 허용했다.

치열한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해결사는 김연경이었다. 그는 26-25에서 퀵오픈 공격을 꽂아 넣으며 1세트를 매조졌다. 도로공사가 김연경의 센터 라인 침범을 주장하며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으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김연경은 원심이 유지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흥국생명 옐레나(왼쪽). /KOVO 제공
흥국생명 옐레나(왼쪽). /KOVO 제공

몸이 풀린 흥국생명은 2세트에 도로공사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김연경이 2득점(공격 성공률 20%)에 그쳤으나 옐레나가 10점에 공격 성공률 53.3%를 올리며 펄펄 날았다. 흥국생명은 13-8에서 옐레나와 김미연의 활약으로 4연속 득점하며 승부를 갈랐다.

흥국생명은 기세를 몰아 3세트에서 경기를 끝냈다. 18-16으로 앞선 상황에서 켓벨에게 오픈 공격, 안예림에게 서브 에이스를 허용했고, 김미연의 오픈 공격이 문정원에게 가로 막혀 역전까지 허용했다.

흥국생명은 도로공사의 반격에 3세트를 내줬다. 먼저 20점 고지를 밟았으나 김연경이 범실을 범한 데 이어 박정아에게 퀵오픈 공격으로 점수를 내줘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 김연경의 공격이 블로킹 벽에 가로막히고, 김해란의 리시브도 흔들리면서 주도권을 완전히 내줬다.

흥국생명은 4세트에 흐름을 되찾았다. 김연경의 순도 높은 공격을 앞세워 시종일관 리드를 유지했다. 김미연의 퀵오픈 공격과 옐레나의 후위 공격으로 20점 고지에 먼저 도달했고, 매치포인트에서 옐레나의 득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한편 이날 삼산월드체육관엔 5464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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