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선수들. /KBL 제공
서울 SK 선수들. /KBL 제공

[잠실학생체=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프로농구 서울 SK가 최준용 없이도 봄 농구 첫판을 가볍게 잡았다.

SK는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ㆍ5전 3승제) 1차전에서 전주 KCC를 89-73으로 대파했다.

정규리그 막판 6라운드 전승을 거둔 SK는 플레이오프에서도 무서운 기세를 이어갔다. 지금까지 50차례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4강에 오른 사례는 47회로 확률이 94%에 이른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한 SK는 온전치 않은 전력으로 이번 봄 농구를 시작했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 주역인 팀 내 핵심 자원 최준용이 6강 PO에서 뛰지 못한다. 그는 지난달 11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 막판 머피 할로웨이의 슛을 저지하려다가 왼쪽 발뒤꿈치를 다쳤다. 전열에서 이탈한지 한달 가까이 됐지만, 아직 부상이 완치되지 않았다. 전희철 감독은 최준용의 엔트리 포함 여부를 고민했으나 멀리 내다보고 이번 6강 PO에선 기용하지 않기로 했다.

전 감독은 "투입하면 뛸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러다가 부상 부위에 충격이 가면 다시 쉬어야 한다. 우리가 6강을 잘 마쳐야겠지만 조금 더 나중을 보고, 또 2주라는 시간이 있으니 최대한 아끼려고 한다. 잘못하면 나중에 더 안 좋은 상황이 발생할 것 같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팀의 기둥이 빠졌지만, SK는 강했다. 리바운드(42-30), 스틸(9-3), 속공 득점(20-4)에서 모두 KCC를 앞섰다. 주축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최준용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웠다. 식스맨 오재현은 17점(3점 슛 3개) 5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로 ‘깜짝 활약’을 펼쳤다. 자밀 워니도 26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제 몫을 했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김선형은 11득점 10어시스트를 올렸다.

SK는 1쿼터 장기인 속공으로 7점을 올렸고, 3점 슛도 6개를 던져 3개를 성공했다. 후반 5분간 득점에서 21-6으로 KCC를 압도했다.

SK 선수들. /KBL 제공
SK 선수들. /KBL 제공

기선제압에 성공한 SK는 2쿼터에도 허일영과 최부경, 오재현, 워니의 공격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쿼터 막판 오재현과 리온 윌리엄스의 3점포까지 터져 전반을 48-33로 앞선 채 마쳤다.

SK는 후반 들어 완전히 주도권을 잡았다. 3쿼터 중반 KCC 이승현이 부상으로 벤치로 물러난 틈을 놓치지 않고 김선형과 워니의 연속 속공 득점으로 격차를 더 벌렸다. 3쿼터까지 69-49, 더블스코어로 앞선 SK는 4쿼터에도 꾸준히 20점 차 내외의 리드를 유지하며 여유있게 승리를 가져갔다.

경기 뒤 만난 전희철 감독은 1쿼터가 굉장히 중요한데 선수들이 잘해줘서 편하게 했다. 미드레인지 구역에서 도움 수비를 강화했는데 선수들이 잘 잡아줬다. 상대가 야투율이 떨어져서 편하게 경기를 한 면도 있지만 김지완을 오재현이 잘 압박하면서 볼 흐름을 차단했고 최성원이나 김선형도 수비를 잘했다. 90% 이상 만족하는 수비를 해줬다. 공격은 믿고 가는 것이고 상대 맞춤 수비를 잘해줬다. 점수 차가 벌어졌을 때 느슨한 플레이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깨달라고 했는데 선수들이 기량도 기량이지만 멘탈적으로 한 단계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경기 전 “오재현이 3점 슛 3개를 터뜨리면 이긴다”고 했던 전 감독은 “내 촉이 기가 막혔다.(웃음) (오)재현이가 아예 외곽 슛 성공률이 나쁜 선수는 아니다. 3개 이상 터지길 바랐는데 그렇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전창진 KCC 감독은 “1쿼터 상대 압박 수비에 묶이면서 꼬였다. SK 선수들 컨디션이 상당히 좋아 보였다. 우리가 모든 면에서 졌다. 2차전 잘 준비하겠다. 이승현의 상태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짧게 말하고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