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병원과 달리 소음 있는 가정에서도 정확도 86% 수준
분당서울대병원 김정훈 교수팀, 가정 소음 2만개 이상 학습, 실시간 진단 활용성 높인 원천기술 개발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선임기자] 스마트폰을 활용해 다양한 소음이 발생하는 가정환경에서도 실시간으로 수면 무호흡증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계속해서 끊기며 렘(REM) 수면과 여러 단계의 비렘(NREM) 수면을 오가는 정상적인 수면 사이클이 흐트러지면서 수면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질환이다.

​왼쪽부터)김정훈 교수·에이슬립 김대우 박사/제공=분당서울대병원​
​왼쪽부터)김정훈 교수·에이슬립 김대우 박사/제공=분당서울대병원​

수면무호흡 환자는 충분한 시간 동안 수면을 취해도 피로감이 해소되지 않고 두통, 집중력 저하 등으로 삶의 질 저하를 겪으며, 장기간 방치될 시 심뇌혈관질환, 인지장애(치매) 등의 위험이 크게 높아져 주의가 필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총 285만 명에 이른다.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고 위험성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진단율이 낮은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 환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수면무호흡의 진단율을 높이기 위해 연구팀은 병원에서 각종 장비를 부착하고 실시하는 수면다원검사를 보완 및 대체할 수 있는 스마트폰 활용 진단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발표한 바 있는데, 최근에는 이를 ‘실시간’ 수면무호흡 진단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시켜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수면무호흡 진단기기의 경우 하루 밤을 모두 자고나서 진단이 가능하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수면무호흡이 발생할 시 바로 이를 확인할 수 있어, 향후 실시간으로 수면 중 자세를 교정해 무호흡을 줄여주는 침구류 등을 개발할 수 있는 한 단계 높은 원천 기술을 마련한 데서 의미가 깊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정훈 교수팀(공동 교신저자 에이슬립 김대우 박사)은 정확한 실시간 진단을 위해 수면다원검사에서 얻은 1000여 개의 숨소리 데이터에 더해, 에어컨 등 가전 소음이나, 외부에서 들리는 차량 소음 등 2만 개 이상의 소음 데이터를 학습시킨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했다.

그 결과, 각종 생활 소음이 있는 수면 환경에서도 정확도가 86%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에 활용된 가정환경 소음 2만2500개는 집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소음”이라며 “병원 환경과 달리 다양한 소음이 발생하는 가정에서도 수면무호흡증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어 향후 슬립테크(Sleep-tech) 분야의 중요한 원천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첨단 헬스케어 분야의 최고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최근 실렸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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