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연평균 9.6% 증가 속 여성 많아…40대 23.4%·50대 19.2%
전체 진료 5년 새 45% 급증…30~50대 환자 60% 이상 차지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선임기자] 갑작스럽게 심한 불안을 느끼며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이 느껴지는 공황발작을 특징으로 하는 공황장애가 스트레스로 시달리는 40대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 사옥/제공=국민건강보험공단
강원도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 사옥/제공=국민건강보험공단

14일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발표한 ‘최근 5년간 공황장애(질병코드 F41.0)의 건강보험 진료 현황’에 따르면 2017년 13만8736명이던 공황장애 진료 인원은 2021년 20만540명으로 44.5% 증가했다. 이 기간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496억원에서 910억원으로 83.5% 늘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가 2021년 진료 인원 중 23.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19.2%), 30대(18.3%), 20대(14.3%), 60대(13.3%) 순이었다. 이를 다시 성별로 구분하면 남녀 모두 40대가 최다였는데 남성(25.4%)이 여성(21.8%)보다 비중은 더 컸다.

2017년~2021년 ‘공황장애’ 성별 진료인원/제공=국민건강보험공단
2017년~2021년 ‘공황장애’ 성별 진료인원/제공=국민건강보험공단

40대 환자가 많은 이유는 이 연령대의 스트레스 노출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진료시기를 놓쳤다가 뒤늦게 공황장애가 발견되는 경우, 최근 공황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관심이 높아지면서 진료받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건보공단 일산병원 박재섭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국내에서 40대에 공황장애 환자가 많은 것은 다양한 사회·경제적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며, “고혈압, 당뇨 등 다양한 건강 문제로 병원진료의 기회가 많아지면서 함께 치료를 시작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2021년 ‘공황장애’ 성별 총진료비/제공=국민건강보험공단
2017년~2021년 ‘공황장애’ 성별 총진료비/제공=국민건강보험공단

공황장애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쓴 진료비는 2021년 기준 1인당 45만4000원이었다. 2017년 35만7000원보다 27.0% 증가했다. 1인당 진료비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0대가 51만1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30대(51만원), 20대(49만8000원), 40대(48만3000원), 50대(42만9000원) 등의 순이었다.

한편 공황장애는 심리적인 스트레스나 신체적 질환, 과로 또는 음주나 카페인 섭취 등 다양한 이유로 신체 감각이 예민해진 상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사소한 신체감각을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파국적 인지’를 하게 될 경우에도 자율신경계 각성이 일어나 공황장애를 경험할 가능성이 커진다.

뇌에 불안과 공포를 담당하는 편도, 전상대상피질 등의 과도한 활성화나 불안 조절과 관련된 노아드레날린,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의 이상도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몸의 떨림 △숨이 안 쉬어지거나 답답한 느낌 △질식할 것 같은 느낌 △흉통 또는 가슴 불편감 △메스꺼움 또는 복부 불편감 △어지럽거나 멍한 느낌 △춥거나 화끈거리는 느낌 △감각 이상 △비현실감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 △죽을 것 같은 공포 또는 증상이 없을 때도 공황 발작이 일어날 것에 대한 지속적인 걱정 중 4가지 이상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공황발작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박재섭 교수는 공황장애 극복·예방 방법으로 “규칙적인 운동이나 취미, 휴식 등 일반적인 건강생활 수칙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예방 효과를 가질 수 있다”며 “지나친 음주나 카페인 섭취 또한 자율신경계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하고 해소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공황장애는 치료시기를 놓치면 재발하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만성화할 위험이 있다. 심해지면 일상생활, 사회생활, 직업 활동 등을 못하게 되면서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질병 초기에는 인지행동치료나 가상현실 노출치료 등 비약물치료도 가능하니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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