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약물치료는 통증완화…근본적 치료는 수술이 유일
서울성모병원 손병철 교수팀, 장기적 재발없이 치료성적 우수 과학적 입증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선임기자] 가장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 중 하나인 삼차신경통은 수술이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그 중 신경을 압박하는 혈관을 박리해 분리하는 ‘미세혈관감압 수술’이 주 치료법인데, 수술 후 MRI 영상 검사결과 눌려있던 뇌신경이 넓게 잘 펴지면서 삼차신경의 단면적이 증가한 환자의 치료성적이 우수하고 재발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왼쪽부터) 손병철 교수·이창익 임상강사/제공=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왼쪽부터) 손병철 교수·이창익 임상강사/제공=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얼굴 움직임은 안면신경이 담당하지만 감각과 통증을 전달하는 역할은 5번 삼차 신경이 한다. 삼차신경은 신경이 세 개(三)의 가닥(叉)으로 갈라져 각각 이마와 눈 주위, 광대뼈 주변, 턱 주변을 담당한다. 이 신경을 따라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이 ‘삼차신경통’에 의한 안면통증이다.

삼차신경통은 통증 평가 척도인 ‘바스(VAS) 스코어’에서 가장 심한 통증 점수인 10점까지 기록될 정도다. 출산이 보통 8~9점정도 이므로, 죽고 싶을 정도로 심한 통증으로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이창익·손병철 교수팀은 미세혈관감압 수술을 받은 삼차신경통 환자 50명의 수술 전·후 MRI 검사결과를 분석했다. 좋은 수술결과를 얻은 82%인 41명의 환자는, MRI 영상에서 수술 후 삼차신경 단면적이 평균 51% 커진 것을 확인(수술 전 4.37 ± 1.64 ㎟, 수술 후 6.26 ± 1.76㎟)했다.

반면 수술 결과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던 나머지 환자는 수술 후 삼차신경 단면적 변화가 거의 (수술 전 4.20 ± 1.19 ㎟, 수술 후 4.43 ± 1.24㎟) 없었다.

이는 수술이후 혈관에 눌려있던 삼차신경이 수술직후 회복되면서, 이렇게 단면적이 커지는 경우 장기적 재발없이 수술 결과가 성공적으로 유지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미세혈관감압술은 신경이 혈관의 압박에 의해 자극받지 않도록 신경과 혈관을 분리시키는 수술이다. 기존에는 삼차신경과 혈관 사이에 테플론이라는 의료용 스펀지를 넣어 둘을 분리시켜 주었다. 그러나 손 교수팀은 테플론을 삽입하지 않고, 신경을 압박하는 혈관을 삼차신경에서 분리시키는 전이수술을 시행했다.

삼차신경 혈관전이수술로 약물과 주사치료로 조절이 되지 않는 삼차신경통 환자를 250례 이상 치료하고 있으며, 재발없이 수술 결과를 향상시키고 있다.

손병철 교수는 “삼차신경통은 증상이 심각해지면 스치는 에어컨 바람에도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며,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실 때 통증이 더 심해져서 치통으로 오인되기도 하는데, 치아 문제가 아닌데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신경외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약물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완치는 수술이 유일하며, 미세혈관감압술은 신경을 하나라도 잘못 건드리면 다양한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고도의 전문성과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외과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Neurosurgery(IF 5.315)’ 2월호에 실렸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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