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간 건강지표 격차는 여전…격차해소 전략 강화 필요
질병청, ‘2022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선임기자] 코로나19 유행으로 감소세를 보였던 흡연·음주율이 높아지고 비만율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회복에도 우울감 지표는 여전히 악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고혈압과 당뇨병 치료율이 증가하면서 만성질환 관리 행태는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27일 질병관리청(질병청)의 ‘2022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 담배 흡연율은 지난해 19.3%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증가했다.
‘지역사회건강조사’는 지역주민의 건강실태를 파악하고 보건의료계획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2008년부터 산출하고 있는 시·군·구 단위의 건강통계다.
흡연율은 평생 5갑(100개비) 이상 흡연한 사람으로서 현재 흡연하는 사람의 분율을 말하며, 2009년(26.1%)부터 계속 감소세다.
전자담배 사용률은 지난해 액상형 2.3%, 궐련형 4.3%로 전년 대비 각각 0.3%포인트, 0.7%포인트 증가했다.
음주율도 코로나19가 발병한 2020년 전반적으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반등 양상을 보였다. 최근 1년간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사람의 분율을 뜻하는 월간음주율은 지난해 57.7%로 전년 대비 4.0%포인트 늘었다.
특히 월간폭음률은 34.1%로 전년 대비 3.5%포인트나 늘었다. 월간폭음률은 최근 1년 동안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자는 7잔(또는 맥주 5캔), 여자는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 음주한 사람의 분율을 뜻한다.
고위험음주율의 지역 간 격차는 16.0%P로 전년(15.7%P) 대비 소폭 증가했다. 고위험음주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강원 정선(22.1%)이고, 가장 낮은 곳은 세종(6.1%)이다.
지난해 자가보고 비만율은 32.5%로 2021년(32.2%) 대비 소폭 늘었다. 자가보고 비만율은 체질량지수(kg/㎡·자신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25 이상인 사람의 분율을 뜻한다. 최근 1년간 체중을 줄이거나 유지하려고 노력했던 사람의 분율을 말하는 연간 체중조절 시도율은 65.4%로 전년(65.5%)과 별 차이가 없었다.
자가보고 비만율의 지역 간 격차는 25.0%P로 전년(17.7%P)보다 대폭 늘었다. 가장 높은 지역은 충북 단양(45.6%), 가장 낮은 지역은 경기 과천(20.6%)인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실천율,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전년 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주일 동안 하루 30분 이상, 최소 주 5일간 걸은 사람’의 비율은 47.1%로 전년 대비 6.8%P 늘었다. ‘최근 1주일 동안 하루 20분 이상 주 3일, 혹은 하루 30분 이상 주 5일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는 사람’의 비율도 작년 23.5%로 전년 대비 3.8%P 증가했다.
우울감은 전혀 개선되지 않은 모습이다. 최근 1년간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 있을 정도의 우울감을 느낀 우울감 경험률은 2018년 5.0%에서 4년 연속 증가해 지난해엔 6.8%를 기록했다. 다만 스트레스 인지율은 26.2%에서 2.3%P 감소한 23.9%로 나타났다.
지난해 30세 이상 고혈압 진단 경험률은 2021년 20.0%에서 지난해 19.8%로 소폭 줄었다. 혈압 및 혈당수치 인지율은 지난해 각각 62.9%, 28.4%로 전년 대비 1.3%P, 2.1%P 증가했다.
당뇨병 진단 경험률은 지난해 9.1%로 전년 대비 0.3%p 소폭 증가했으며 지역 간 격차도 8.4%p에서 9.3%p로 증가했다. 혈당수치 인지율 역시 28.4%로 전년 대비 2.1%p 증가했다. 당뇨병 진단 경험자도 치료율이 전년(91.2%) 대비 0.6%p 늘어난 91.8%를 기록했다. 지역 간 격차는 46.1%p에서 44.1%p로 줄었다.
뇌졸중(중풍)과 심근경색증 조기증상 인지율은 지난해 기준 각각 57.5%, 47.1%로 전년 대비 3.3%P, 0.3%P 올랐다.
최근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심폐소생술 인지율과 교육경험률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심폐소생술 인지율과 교육경험률은 지난해 각각 94.8%, 26.4%로 2020년 대비 0.1%P, 3.8%P 감소했다.
질병청은 ‘지역보건법’에 따라 2008년부터 매년 시·군·구 단위에서 건강행태와 만성질환 등을 조사하는 지역사회건강조사를 시행한다. 2022년에는 8월 전국 만 19세 이상의 성인 23만1785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2022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19세 이상 성인의 신체활동은 나아졌으나, 코로나19 유행 이후 개선된 흡연, 음주율은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 청장은 “2022년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해 온 해로, 조사 결과에도 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개선 중이던 지표가 다시 나빠진 원인 등 관련 요인을 심층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는 지자체의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활용의 적시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 시기를 3개월 당겨 5월 16일부터 ‘2023년 지역사회건강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연내(12월 예정)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성익 기자 hongsi@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