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항문생식기 통증에 피부 발진·종창·궤양 땐 감염 의심을
해외여행 경험 없는데도 확진 많아…모르는 사람과 밀접접촉 피해야
치명률 1%미만…대부분 2~4주 후 자연 치유
확산세 지속에도 국민 39% “정확히 아는 게 없다” 답변
오송 질병관리청
오송 질병관리청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선임기자] 국내 엠폭스(MPOX·과거 명칭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주말 동안 5명 늘어 누적 확진자는 50명에 육박했다. 이들은 노출 가능기간에 해외여행력이 없어 전원 국내 감염으로 추정된다.

제공=질병관리청
제공=질병관리청

3일 질병관리청(질병청)에 따르면 국내 42번째 엠폭스 확진환자가 나온 이후 하루 만인 지난달 28일 1명, 29일 1명, 30일 3명 등 총 5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43·44·45·46·47번째 확진자는 모두 내국인으로 거주지는 각각 △서울 3명 △충남 1명 △부산 1명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주요 증상은 발진, 발열 등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인 건강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신규 환자들은 전원 증상 발현 3주 이내에 해외 여행력이 없었고 국내에서의 밀접접촉이 확인돼 ‘국내 발생’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질병청은 확진환자의 밀접접촉자, 다빈도 이용 시설 내 접촉자를 대상으로 엠폭스 백신 접종을 적극 안내하고 있으며 신속한 병상 배정을 위해 17개 시·도별 엠폭스 치료 병상을 지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각 시·도별로 5개 이상 병상을 지정하되 환자 발생이 많은 시도는 10개 이상을 지정하도록 했다.

질병청은 또 고위험군 이용 커뮤니티, 관리 단체와 협업해 엠폭스 질환 특성과 예방수칙을 알리는 등 홍보를 대폭 강화했으며 고위험군 이용 시설과 모바일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감염 예방수칙 준수 안내문을 제작해 배포했다.

특히,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방문 가능성이 높은 감염내과, 피부과, 비뇨의학과, 항문외과 등에 세밀한 증상 감시와 적극적인 의심환자 신고를 당부했다.

그간 국내 확진환자에게서는 항문생식기 통증을 동반한 국소 피부 병변(궤양, 종창, 발진)이 발생한 사례가 많았다. 특히 발진은 모든 확진환자에게 나타났다.

엠폭스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으로, 대부분 2~4주 후 자연 치유되고 치명률은 1% 미만으로 보고되고 있다.

엠폭스는 1958년 실험실 사육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인체감염 첫 사례가 보고됐다. 지난행 유행 전까지는 중앙 아프리카 및 서부 아프리카의 농촌 열대우림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풍토병이었다.

원숭이두창 풍토병 국가는 카메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가봉, 코트디부아르,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콩고, 시에라리온, 남수단(유입사례만 보고), 베냉(유입사례만 보고), 가나(동물에서만 확인)등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11월 28일 원숭이 두창이라는 용어를 ‘MPOX(엠폭스)’라는 새로운 영어 질병 동의어로 채택했으며, 이에 한글 질병명도 엠폭스로 변경(2022년 12월 14일)됐다. 바이러스명은 이번 권고사항에 적용되지 않는 범위로 추후 ICTV(International Committee on the Taxonomy of Viruses, 바이러스분류 국제위원회)에 의해 변동될 예정이다.

한편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지난달 21~24일 한국리서치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엠폭스 인식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39.1%는 ‘비교적 정확히 아는 게 하나도 없다’고 답변했다. △국내 감염 현황 △의심증상 시 행동요령 △국내 위기경보 수준 등 5개 영역의 정보 중 정확히 아는 부분을 모두 표시해 달라는 문항에 대한 응답이다.

남성(27.0%)보다는 여성(41.1%)이, 연령별로는 20~30대(43.9%)가 이같이 답변한 비율이 높았다.

국내 감염 현황을 비교적 정확히 알고 있다는 응답률은 32.1%였고, 엠폭스 의심증상이 나타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27.9%), 엠폭스 고위험 상황은 무엇인지(26.0%) 안다는 비중은 더 적었다. 공식적인 정보와 지침을 얻을 수 있는 창구를 안다는 이들은 17.1%에 그쳤다.

유 교수는 “엠폭스 감염이나 유행에 대해 낮음에서 보통 수준의 위험으로 인지하는 것은 대유행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당국·전문가들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다만 “일반 국민의 엠폭스 대응 효능감을 높일 구체적인 행동요령 정보와 소통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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